지난 17일, 한국과 일본 롯데의 핵심 지배고리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신동빈 회장의 경영권이 승인을 받으면서 롯데그룹의 볼썽사나운 집안 경영권 싸움이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반(反) 롯데 정서는 인천에서 지속되고 있다.

인천지역 시민사회단체의 롯데 제품 불매운동에 중소상인들도 가세했다. 전통시장골목상권지키기인천비상대책위원회ㆍ인천지하도상가연합회ㆍ전국유통상인연합회인천지부 등 중소상인단체와 인천평화복지연대ㆍ인천여성회ㆍ인천YMCA 등 시민사회단체는 지난 20일 롯데백화점 인천점 앞에서 ‘롯데 불매운동 범시민 서명운동 선포식’을 열었다.

롯데 제품 불매운동에 중소상인단체들도 가세한 것은 반인륜적인 집안 내 진흙탕 싸움과 불투명한 순환출자 지배구조뿐만 아니라, 롯데의 복합쇼핑몰 진출에 따른 지역상권 잠식 때문이다. 아울러 롯데마트 항동점의 아울렛 전환 이후 예상되는 롯데백화점 부평점과 인천점의 추가 아울렛 전환을 저지하기 위해서다. 롯데가 주주총회 후 발표한 내용에는 지배구조 개선방안이나 ‘을’의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은 찾아볼 수 없다.

인천의 유통업계를 보면, ‘롯데 왕국’이라 할 수 있다. 지난 민선5기 때 인천시는 재정난 해결을 위해 인천터미널을 롯데에 매각했다. 이로 인해 롯데와 신세계 간 법정 공방이 진행 중이다. 구월농산물도매시장도 롯데 품에 안겼다.

롯데가 신격호 회장 소유인 계양산에 골프장을 건설하려는 미련을 버리지 않는 것도 인천시민의 반감을 부추겼다. 롯데는 도시관리계획상 계양산 골프장 폐지를 고시한 인천시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가 1ㆍ2심에서 패소한 뒤 지난달 28일 대법원에 상고했다. 계양산이 롯데의 사유물이 아니라 인천의 진산으로 인천시민의 자산이기에 자연공원으로 조성해야한다는 인천시민의 의견을 무시한 처사다. 재벌의 끈질긴 탐욕이다.

인천지역 시민사회는 롯데가 그동안 인천에서 사업을 하면서 지역사회 공헌에는 인색하고 골목상권 파괴와 공공성을 외면한 채 오로지 이익만을 추구해왔다고 인식하고 있다. 인천에 ‘롯데 왕국’을 건설한다한들 지역과 상생하지 않는다면 지역주민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

롯데가 바닥에 떨어진 기업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해서 지금 해야 할 일은 대법원 상고를 취하하고 계양산을 시민들에게 돌려주는 것이다. 아울러 중소상공인들과 상생의 방안을 찾는 것이며, 그룹의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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