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재벌 식자재도소매업 편법 진출, 중소상인과 마찰

식품재벌들이 제조업을 넘어 식자재도소매업에 진출하고 있다. 이로 인한 중소상인들의 피해가 심각한 수준이다.

식자재도소매업의 시장 규모는 100조원가량으로 추산된다. 다른 업종과는 다르게 대부분 영세 상인이 차지하고 있다.

식품재벌들은 2010년부터 다양한 방식으로 식자재도소매시장에 뛰어들었다. 대기업 A는 브랜드 B를 내세워 기존 중소상인과 조인트벤처(JV)하는 방식으로 몸집을 키웠다. 조인트벤처란 독립적 기업 간 협력의 한 형태다.

그러나 A는 기존 중소상인들이 가지고 있던 판로를 가져간 후에는 중소상인들에게 각종 불리한 조건을 내세웠다. 중소상인들은 힘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브랜드 B의 한 지역지점의 경우, 사업 설명회 때는 얘기하지 않았던 임차료와 구매수수료를 일방적으로 적용해 중소상인의 매출에 피해를 입혔다. 또한 자사 제품을 최저가에 공급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조인트벤처 출범 후에는 다른 대리점과 가격충돌이 발생한다는 이유로 기존가격에 공급하기도 했다.

대기업 C는 자사의 대형 식자재도소매센터를 세우는 방식으로 식자재도소매업에 진출했다. 2010년에 센터를 설립한 C는 부평구 삼산동에도 센터를 설립하려다 지역 중소상인들의 반대에 부딪혀 철수했다.

문제는 대기업들이 중소상인을 좀먹고 있다는 데 있다. 이 대기업들은 기존 도소매상인들에게 상품을 넘길 때 가격을 임의로 조정하는 등의 방법으로 마진이 없게 한다.

도소매상인들에게 마진이 15%정도 돼야하는데, 대기업이 판매가격을 임의로 낮췄다가 올려버리면 납품하기가 쉽지 않다. 한번 낮아진 상품가격을 다시 올려 팔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상품가격이 올라가면 자연스레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소비자물가가 상승하는 데는 또 다른 요인이 있다. 바로 대기업의 상품 독과점체제이다. 식용유의 경우, 거의 대기업 A의 독점 수준이다. A는 다양한 중소기업을 인수해 다른 상품 시장도 독과점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기업이 상품을 독과점할 경우 상품 가격상승으로 이어진다. 상품 가격이 상승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온다. 악순환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대해 이동주 전국유통상인연합회 정책실장은 “대기업이 우회적이고, 변칙적으로 골목상권에 침입하는 것이 문제”라며 “중소상인들을 침해하는 대기업의 상권 확장 자제를 위해 식자재도소매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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