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희 인천여성회 회장
‘학교는 공부하러 가는 곳이지, 밥 먹으러 가는 곳이 아니다’라며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무상급식 지원을 중단했다.

경남도의회는 무상급식예산 지원 중단과 서민 자녀 교육 지원 사업 실시 조례안을 의결했고, 경찰은 도의회 입구에 ‘차벽’을 세워 항의하는 도민들로부터 의원들을 지켜냈다.

아이들의 ‘밥’과 ‘교육’은 선택이 아닌 정부가 당연히 보장해야할 의무이건만, 선택해야할 것으로 만들어버린 이 무상급식 중단은 또 하나의 ‘비정상의 정상화’를 만들어냈다.

무상급식 중단을 위해 주민투표까지 실시해 결국 시장직에서 물러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반면교사가 되지는 못했나 보다.

무상급식 중단 이유가 ‘재정 부족’이라면서, 서울 출장길에 비행기 비즈니스석을 이용하고 미국 출장 중에는 골프회동으로 빈축을 산 홍 도지사. 진주의료원 폐업, 무상급식 중단으로 이루고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의 속내가 궁금하다.

그와 닮은꼴이 인천에도 있다. 지난해 혁신학교 예산과 중학교 1학년 무상급식 지원 예산을 전액 삭감한 시의회 교육위원회 의원들이 그렇다. 예산과 준비 부족 등을 이유로 민생복지예산, 무상급식 예산, 혁신학교 예산을 줄줄이 삭감하는 대신 지역구 챙기기 ‘쪽지’ 예산을 편성한 의원들은 독일ㆍ네덜란드ㆍ태국으로 해외연수를 떠났다.

재정 부족을 이유로 무상급식을 중단하고 미국 출장에서 골프를 친 홍 도지사와, 시기상조와 형평성을 이유로 혁신학교와 무상급식 예산을 삭감하고 외유를 떠난 의원들의 모습이 닮은꼴이 아닐 수 없다. 교육 선진국 벤치마킹을 위해 해외연수를 갔다는데, 무상급식과 무상교육을 시행하는 선진국에서 무엇을 배워올지, 궁금할 뿐이다.

나는 교육 선진국을 가본 적 없지만, 핀란드ㆍ스웨덴ㆍ덴마크 등을 다녀온 사람들의 강연이나 책으로 모든 이가 행복한 교육이 어떤 것인지를 간접적으로 경험했다. 혁신학교와 무상급식이 왜 필요한지, 또렷하게 알 수 있었다.

일례로 2011년에 교육단체들이 주관한 ‘학교혁신 국제심포지엄’에 참여한 적이 있다. 이 심포지엄은 전국 14개 시ㆍ도에서 열렸는데, 인천에서 열린 심포지엄에 참여해 스웨덴ㆍ핀란드ㆍ덴마크의 교육이야기를 들으며 두근두근 가슴이 뛸 정도로 참 많이 설랬다. 우리나라도 가능하지 않을까, 꿈을 갖게 한 경험이었다.

이처럼 선진 교육 전문가들을 초청해 학생과 교직원, 시민이 함께 이야기를 듣고 나누는 자리를 만든다면, 우려하는 문제들을 해결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혁신학교 사례는 외국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혁신학교의 모델이 된 남한산초등학교의 사례가 이미 널리 알려졌고, 곳곳에서 만들고 있는 혁신학교들 또한 좋은 모델이 되고 있다.

인천에서도 고대하던 혁신학교의 그림을 그렸지만 시작도 전에 위태로워졌다. 시의원들이 걸림돌이 된 것이다.

걸림돌이 된 시의원들이 선진국의 혁신학교 모델을 보고 온다니, 참 아이러니하다. 기왕 떠난 해외연수에서 잘 배워와 부디 인천교육의 변화를 만들어내는 데 도움이 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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