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인천투데이>이 주목하는 사람 ⑯] 최순자 인하대학교 총장

인천엔 수도권매립지와 서해5도 중국어선 불법조업 등, 현안이 많다. 항만ㆍ항공 산업과 경제자유구역, 그리고 사회적경제 활성화 등 과제도 널려있다.

<인천투데이>은 다양한 현안과 과제의 중심에서 활동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인천 사람들을 만나 새해 포부와 계획 등을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지난해 12월 박춘배 인하대학교 총장이 임기 중 사퇴하자, 학교법인 정석인하학원(이사장 조양호ㆍ한진그룹 회장)은 총장 공모를 실시해 최순자 화학공학과 교수를 선임했다. 최순자 14대 총장은 3월 20일 취임식을 열어 공식적인 업무 시작을 학교 안팎에 알렸다.

정석인하학원은 총장 공모 시 총장 선임 기준 네 가지를 정했다. 학교(학생ㆍ교직원ㆍ동문)를 잘 아는 사람, 지역사회와 소통을 잘 하는 사람, 행정경험과 경영능력이 우수한 사람, 재단(=한진그룹)과 소통이 되는 사람이 기준이었다.

하지만 최 총장 취임 후에도 학생들은 학교 본관에서 천막농성을 하고 있다. 학생들은 조양호 이사장을 검찰에 고발했고, 최 총장은 고발을 취하해야 학생들과 대화할 수 있다고 해, 팽팽한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또한 보직교수들을 교체한 이후 전임 총장 시절 보직교수와 현 보직교수 사이에 불협화음이 발생하면서 교수들 사이에서 최 총장의 신임도가 취임 전보다 떨어졌다. 의욕이 오히려 화를 키우는 형국이다.

“총장 공모제안서 공개해 소통의 물꼬 트겠다”

▲ 최순자 인하대학교 총장
최 총장은 이를 소통으로 풀겠다고 했다.

“인하대에 가장 필요한 것은 학생ㆍ교직원ㆍ동문 등, 학교구성원과 소통하고 협력하는 것이다. 총장 선출과정에서 발표했던 제안서 내용을 공개해 소통의 물꼬를 트겠다”

최 총장은 “학교구성원의 이해와 공감을 얻기 위한 긴밀한 소통에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주요 사안에 대해 학내에서 열린 대화를 진행하고, 참여로 모든 구성원에게 주인의식과 자긍심이 생기게 하겠다. 또한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한 활동을 적극 펼쳐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대학으로 거듭나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재단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조직문화 이해를 전제해야한다고 했다.

“재단은 기업체이기에 수직적 조직문화지만, 교수사회는 수평적 조직문화다. 그래서 총장이 매개체 역할을 잘해야 한다. 중간에서 양쪽의 갈등을 푸는 것이 중요한 책무라고 생각한다”

“인하대의 경쟁력이 곧 인천의 경쟁력”

최 총장은 인하대의 경쟁력이 곧 인천의 경쟁력인 만큼 학교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인프라 투자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인하대 교수와 학생들의 능력이 우수한 만큼, 이들에게 우수한 교육여건을 제공해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영국의 대학평가기관인 QS(Quacquarelli Symonds)에서 실시한 ‘2014 QS세계대학평가’에서 서울대는 51위에서 35위로 올라섰고, 성균관대는 179위에서 160위로 상승했다. 2011년 400위권에 들었던 국내 대학 9개 모두 순위가 상승했다. 그러나 500위권 안에 있던 부산대와 인하대는 5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QS세계대학평가 기준을 보면 최 총장이 학교 인프라 투자를 강화하겠다는 이유를 읽을 수 있다. ▲연구실적(교수 1인당 논문 인용횟수, 학계평가) ▲졸업생 평판도(취업률, 졸업생 평가) ▲교육여건(교지 확보율과 기숙사 비율)과 재정(등록금, 장학금) ▲국제화수준(외국인 교수ㆍ학생 비율), 교육의 질(교수 1인당 학생 수) 등이 주요 평가기준이다.

인하대의 취업률은 63.2%로 세계 400위권 대학에 든 국내 대학 9개의 평균 59.5%보다 높고, 외국인 교수 비율 또한 10.7%로 평균 6.5%보다 높다. 다만 외국인 학생이 530명으로 평균 772명보다 242명 적다. 하지만 교지 확보율은 약 61%로 평균 405%에 비해 턱없이 낮고, 교사시설(=건물) 확보율 또한 96%로 평균 293%에 훨씬 못 미친다. 전임교원 확보율도 77.3%로 평균 96.4%보다 낮다.

이와 관련해 최 총장은 “송도캠퍼스와 용현캠퍼스를 균형적으로 발전시키는 방법을 검토 중이다. 우선 60주년기념관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교육공간을 더 확보할 계획이다”라며 “수인선에 인하대역을 만들겠다. 인천 남구에 대학로를 구축해 젊은 문화를 조성하고, 지역경제에 시너지효과 창출로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교육재정 확보 방안도 제시했다.

“우선 대형 국가연구과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국고보조금을 늘려 교육재정을 확보하겠다. 나아가 동문 한 명이 한 달에 1만원을 후원하는 운동을 벌이겠다. 동문 5만명이 참가하면 1년에 60억원이다. 부족한 재정은 후원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앞으로 2년, 모든 역량을 투입해 기금 60억원을 조성하고 강의실 개축공사를 마치겠다”

학교 발전을 위해서는 인프라, 교수의 연구 성과와 경쟁력, 학생의 능력 못지않게 이를 뒷받침할 직원들의 업무기획능력과 추진력 또한 상당히 중요하다.

이에 대해 최 총장은 “직원들의 학교 발전 열망이 강할 때 학교 발전이 가능하다. 능력위주의 인사로 인하대에 애정이 강한 직원들의 자신감과 자긍심을 고취하겠다”고 한 뒤 “또한 직원교육을 더욱 강화하겠다. 직원들의 기획능력과 추진능력을 높이고 창의력을 향상할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학과 통합, 단과대학 자율에 맡길 것”

전임 총장은 대학 구조조정과 송도캠퍼스 부지 변경을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재단 눈치 보기로 일관하면서 리더십을 상실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 총장 또한 취임 직후 대학 구조조정 문제에 직면했다. 학생들과 교수회도 이 부분에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최 총장은 “저(低)출산에 따른 대입 인구 감소와 교육부의 대학 정원 구조조정 추진으로 대학 구조조정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커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우선 단과대학 통합을 무리하게 추진하지 않겠다. 대신 학과 통합을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각 단과대학의 구성원들에게 자율적으로 맡길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사회 수요가 있는 전공과목을 개발하고, 많은 학생이 자신이 원하는 전공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만큼 선택과 집중에 따른 학과와 정원 조정이 요구된다. 각 단과대학에 전적으로 맡겨 각 단과대학이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해 의견을 제출하게 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대학 구조조정 방안 중 교직원 연봉제와 관련해선 임기 내 추진하는 것이 오히려 재정 부담이 많아 보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신규 채용하는 교직원에겐 연봉제를 적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국제화시대 국제적 인재를 수용할 수 있는 인프라도 갖추겠다고 했다.

“인하대에 이미 많은 교환학생이 있다. 국제화시대 국제적 인재를 수용하려면 교원의 역량과 학교시설, 국제화 교육프로그램이 있어야한다. 교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연구비를 확대해 내실을 기하겠다. 또, 국제수준의 스타 연구실 30개를 육성하고, ‘Young IFP(젊은 인하펠로우)’를 신설할 계획이다. 국제적 인재에 부합하는 언어와 소양 교육, 글로벌 네트워크 인턴십, 국제봉사프로그램 등을 운영할 예정이다”

“인천 대표 대학답게 지역과 협력ㆍ소통”

인하대가 회복해야할 것 중 하나는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협력하는 것이다. 지역사회로부터 상당한 기대와 요구를 받고 있으나, 그에 비해 역할이 매우 미흡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최 총장은 “대외업무수행의 상당 부분을 대학과 지역사회의 동질성 찾기에 할애할 예정이다. 300만 인천시민이 모두 인하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지역사회를 바탕으로 인하대가 성장한 만큼 인하대 모든 구성원이 인천을 위해 열심히 활동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 방안으로, 인천지역 10개 군ㆍ구에 ‘경영컨설팅지원단’을 제공하는 것을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교수들은 전문가집단이기에 지자체 실정에 맞는 경영을 조언함으로써 지역과 밀착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중구는 관광과 항만ㆍ공항, 남동구 보육과 산업단지, 남구 도시계획 등, 공무원 역량으로 힘든 부분을 교수들이 지원하게 할 것이다”

끝으로 최 총장은 “인하대는 인천을 대표하는 대학이다. 인하대의 경쟁력이 곧 인천의 경쟁력이나 다름없다. 향후 인천 대표 대학을 넘어 동북아시아 거점대학, 국제사회에서 인정받는 대학으로 거듭나겠다. 이를 위해 우선 인천지역사회의 공감과 지원을 얻기 위해 소통하고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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