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ㆍ경제청, 홍콩 주대복그룹과 업무협약
도박 산업 집중 우려 속, 도시공사 숨통 기대

▲ 2월 12일 인천시청에서 열린 ‘주대복그룹 영종복합리조트 조성 MOU 체결식’에서 유정복 인천시장(가운데)와 조동암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차장(왼쪽), 창온입 패트릭(Mr. Tsang Patrick) 주대복그룹 CEO가 양해각서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ㆍ인천시>
인천경제자유구역 영종지구 미단시티에 ‘리포&시저스’에 이어 두 번째 카지노리조트 개발이 추진된다. 영종도 전체적으론 세 번째 카지노리조트다.

인천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지난 12일 홍콩 재벌 주대복(周大福, Chow Tai Fook Enterprises Limited)그룹과 카지노리조트 건설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인천시청에서 열린 협약식엔 유정복 시장과 주대복그룹 최고경영자(CEO) 패트릭(Tsang Patrick) 회장, 그의 손자 청(Conrad Cheng)이 참석했다.

지난해 11월 유 시장이 홍콩 주대복그룹 본사를 방문했을 때, 주대복그룹은 최소 1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투자의향서를 내놓았다. 그 후속작업으로 인천을 방문해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이다.

주대복그룹은 2월 중 인천에 한국 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이어 상반기 안에 사업계획서를 완성한 다음 카지노복합리조트 선정 절차에 따라 문화관광체육부에 사전심사를 신청할 계획이다.

주대복그룹은 세계 17개국에서 호텔 49개를 운영하고 있고, 호주 카지노IR에 9억 3000만 달러를 투자한 홍콩의 4대 재벌이다. 필리핀에 하얏트리젠시 호텔&카지노 복합리조트를 운영 중이며, 호텔과 카지노 외에도 부동산 개발ㆍ귀금속 유통ㆍ면세업 등으로 유명하다.

주대복그룹의 투자 유치를 이끈 인천경제청은 “주대복그룹의 지난해 총매출액은 약 21조원에 달하고, 고용인원은 12만 1400여명이다. 그룹 내 부동산 개발ㆍ호텔ㆍ카지노ㆍ상업시설 등 계열사 8개가 홍콩 증권거래소에 상장돼있으며, 시가 총액은 약 41조원”이라며 “상장회사가 체결한 업무협약은 투자자에게 바로 전달되기에, ‘무늬만 협약’에 그치지 않는다. 이번 체결로 영종지구 복합리조트 개발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주대복그룹, 1ㆍ2단계 총2조 6250억원 투자 예정

주대복그룹은 영종도 미단시티 내 토지 9만 4121㎡(약 2만 8000평)에 2조 6250억원을 단계적으로 투자할 예정이다.

1단계(2015~2019년)에 1조 1250억원을 투자해 외국인 전용 카지노와 특급호텔, 쇼핑시설 등을 짓고, 2단계(2019~2022년)에 1조 5000억원을 투자해 MICE산업(=기업회의ㆍ포상관광ㆍ컨벤션ㆍ전시 분야를 통틀어 말하는 서비스 산업) 시설, 엔터테인먼트 시설, 부동산 투자이민제 시설(=콘도ㆍ골프빌라ㆍ별장ㆍ관광펜션ㆍ일반 숙박 또는 생활 숙박용 호텔) 등 복합리조트를 건설할 예정이다.

정부는 지난 1월 18일 ‘정부 투자 활성화 대책’ 방안으로 올해 안에 신규 복합리조트를 2개 정도 선정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인천시는 이 발표를 ‘영종지구 복합리조트 집적화 사업’의 청신호로 여기고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해 11월 파라다이스그룹이 영종도 국제업무지구 1지역에 카지노리조트 건설을 착공했고, 리포&시저스는 올해 3월 미단시티 내 토지공급 협약을 체결한 뒤 하반기에 카지노리조트 건설을 착공할 예정이다. 여기에 주대복그룹의 투자까지 더해 영종지구를 복합리조트 특구로 만들어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게 인천시의 구상이다.

인천도시공사, ‘우발’채무 해소와 토지분양 기대

▲ 영종 미단시티 위치도.<출처ㆍ미단시티개발(주)>
인천시는 영종지구에 카지노복합리조트를 집적해 영종도를 관광 메카로 조성할 계획이다. 유정복 시장은 향후 문화관광체육부 사전심사에서 주대복그룹이 카지노리조트 사업자로 선정될 수 있게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도박 산업 집중에 따른 걱정도 커질 전망이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라고 하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이 내국(=한국)인에게도 개방하는 카지노로 전환하는 것을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인천에 외국인 카지노가 들어서면 서울과 제주 소재 카지노들과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라, 과당경쟁에 따른 부작용도 예상된다.

반면, 미단시티에 카지노리조트 개발이 가시화되면서 인천도시공사는 재무구조 개선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단시티개발(주)의 주주인 인천도시공사는 미단시티개발(주)이 빌린 3400억원 지급을 보증했다. 미단시티를 개발하면 이 우발채무(=현재 채무로 돼 있지 않으나 장래 일정한 조건이 발생했을 경우 채무가 될 가능성이 있는 불확정한 채무) 위험이 사라지고, 주변 개발 효과로 토지분양을 기대할 수 있다.

인천도시공사 관계자는 “미단시티개발(주) 소유 부지 55만 3880평(=183만 1000㎡) 중 현재 공급계약이 체결된 것은 약 27%다. 주대복그룹이 계약하면 36%로 올라갈 전망”이라며 “무엇보다 앵커시설인 복합리조트의 개발이 가시화되면 인접지역에 미치는 영향이 커, 개발시너지 효과를 일으킨다. 미단시티는 물론 인접한 도시공사 개발부지에도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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