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는 시교육청 예산 지원 불가로 포기

인천시교육청(교육감 이청연)이 내년부터 운영할 ‘교육혁신지구’로 남구(구청장 박우섭)를 선정했다.

남구와 함께 교육혁신지구 공모에 신청한 동구(구청장 이흥수)는, 인천시의회가 관련예산을 전액 삭감함에 따라 시교육청의 예산 지원이 어렵게 되자, 사업을 포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교육청이 추진하는 ‘교육혁신지구’는 지방자치단체와 학교, 교육청이 연계ㆍ협력해 지역사회 교육공동체를 구성해가는 사업이다. 진보성향의 교육감이 당선된 경기도와 서울시 일부 지역에서 추진하면서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11월 남구와 동구가 교육혁신지구 신청서를 제출한 뒤, 시교육청은 두 개 자치구 담당자들과 함께 경기도 혁신교육지구인 오산시를 방문하는 등, 교육혁신지구 사업의 성공을 위해 노력했다.

시교육청은 애초 남구와 동구 모두 교육혁신지구로 선정할 계획이었다. 구와 시교육청의 예산 분담 비율은 ‘7대 3’으로, 남구의 경우 구가 17억원, 시교육청이 7억원을, 동구의 경우 구가 7억원, 시교육청이 3억원을 각각 부담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시의회가 교육혁신지구 관련예산 10억여원을 전액 삭감하면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발생했다. 이에 시교육청은 두 개 자치구에 ‘교육청의 예산 지원 없이 사업 추진이 가능한지’를 물었고, 남구는 ‘가능하다’는 답변을, 동구는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했다. 이에 시교육청은 남구만을 교육혁신지구로 선정해 발표한 것이다.

심사에서 남구는 계획의 타당성, 유관기관의 참여ㆍ협력 노력, 지역 특화사업 반영, 업무 경감 노력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특히 미디어센터 등 지역 기반시설(인프라)을 활용한 문화예술체험활동을 펼치겠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또한 남구는 지역 내 초ㆍ중학교 34곳을 대상으로 학교문화혁신을 위한 가칭 늘배움학교) 운영, 수업 협력교사 지원, 혁신교육지원센터 운영, 학부모 교육봉사단 운영 등의 사업을 계획 중이다.

임병조 시교육청 교육혁신팀장은 “시교육청의 재정 분담이 어렵게 됐지만, 우선 남구 자체 예산으로 사업을 실시하고 교육청은 행정 지원으로 여건을 조성해나가기로 했다”며 “오는 30일 업무 담당자 협의회를 거쳐 남구 교육혁신지구 운영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구상하고, 이후 다양한 프로그램 설계와 운영방안도 계속 협의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동구 지역 교사와 주민들은 ‘교육혁신지구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지난 11월 27일 서흥초등학교에서 ‘원도심 동구 교육혁신지구 추진 토론회’를 열기도 하는 등, 교육혁신지구 선정을 위해 노력해왔다. 하지만 동구가 교육혁신지구 사업을 포기하면서 이들의 노력은 물거품이 됐다.

이에 대해 동구 교육특화팀 담당공무원은 “구가 예산이 많이 부족해 시교육청이 3억원을 분담하지 않으면 사업 추진이 어려워 포기했다”며 “구청장도 많이 안타까워하고 있다. 내년에 2016년 교육혁신지구 신청을 받는다면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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