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상범 청소년인권복지센터 ‘내일’ 이사장

인천 청소년들의 벗으로 20년

▲ 이상범 청소년인권복지센터 ‘내일’ 이사장

사단법인 청소년인권복지센터 ‘내일’이 설립 20주년을 맞아 오는 28일 오후 5시 인천YWCA 7층 강당에서 기념식을 연다. ‘20주년 기념식’에 앞서 ‘내일’의 이사장인 이상범(53ㆍ사진) 학익여자고등학교 교사를 지난 20일 만났다.

“2006년부터 이사장을 맡고 있는데, 그때는 청소년단체를 표방함에도 불구하고 활동하는 청소년이 적었다. 처음 출발할 때는 청소년들의 활동이 활발했는데 시간이 흐르고 어려움을 겪으며 활동이 많이 축소된 상태였던 것이다. 그래서 안남ㆍ부평ㆍ부개여ㆍ작전여고 등 고교 4곳에 ‘내일’ 소속의 청소년인권동아리를 만들었다. 청소년들이 다시 활동하면서 활기를 찾았다. 그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 이사장은 ‘내일’을 처음 맡을 때를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단체가 점점 활성화되던 2008년,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운동이 퍼졌고 ‘내일’이 참가했다는 이유로 시련을 겪은 일화도 전했다.

당시 미국산 쇠고기 반대 운동을 하던 전국 공동대책위원회에 이름을 올렸는데, 그 이유로 이른바 ‘촛불 단체’로 찍혀 그동안 지원을 받던 청소년인권 관련 프로젝트 사업들을 아예 지원받지 못하게 된 것이다. 이 이사장은 이때가 가장 힘든 시기였다고 했다.

1994년, 청소년생활문화마당으로 출발
학생회나 동아리 등, 청소년 활동 지원

‘내일’은 1994년 3월 청소년생활문화마당 ‘내일’이라는 이름으로 출발했다. 1990년대 초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참교육 활동이 청소년들에게도 영향을 끼쳐, 학생회나 동아리 활동 등 청소년의 자발적 활동이 활성화됐다. 1993년 초 이를 지원할 청소년단체가 인천에 필요하다는데 뜻을 같이 한 YMCA 간사, 교사, 학생회 지원 활동가 등이 1년 동안 준비해 ‘내일’을 창립했다.

창립 후 초창기에는 청소년들의 문화 활동 지원을 주로 했으며, 청소년 활동가와 사회운동가를 양성하기 위한 노력도 함께 했다. 이후 보다 공신력 있는 활동을 하기 위해 1999년 5월 사단법인으로 전환했다. 1998년 6월부터 5년간은 평화와참여로가는인천연대의 전신인 시민문화센터 부설기관으로 운영되기도 했다.

이 시기 ‘내일’은 시와 구, 시교육청 등의 위탁사업을 적극적으로 진행했다. 하지만 기존 활동가들의 활동이 축소됐던 시기이기도 했다.

2006년, 청소년인권복지센터로 명칭 변경
청소년 목소리 대변과 정책 제안 본격화

‘내일’은 이 이사장이 취임한 2006년 3월부터 청소년인권복지센터로 명칭을 변경하고 기존 문화 활동뿐 아니라 인권ㆍ복지ㆍ회원 활동에도 매진했다. 또한 기존 청소년 당사자의 활동뿐 아니라 정책 제안과 같은 청소년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활동을 본격화했다.

이때는 청소년들의 문화 활동을 지원하는 공공기관이 많아지고 학교에서 활동이 자유로워졌던 시기이다. 2004년 학내 종교 자유를 요구하며 단식한 강의석군 사건으로 청소년인권이 새롭게 조명됐던 때이기도 하다. 이 시대 변화에 맞춰 ‘내일’도 주요 활동내용을 바꾸기로 하고 명칭을 청소년인권복지센터로 바꾼 것이다.

‘내일’은 2009년 12월엔 청소년 리더를 양성한다는 목적으로 청소년인문학도서관 ‘두잉’을 부설기관으로 개관했다. 또한 2011년에는 인천시로부터 도시형 대안학교인 청담학교(현 청담고등학교)와 인천시청소년회관 운영을 위탁받았고, 2012년엔 남동구청소년상담복지센터와 화수청소년문화의집을 수탁해 운영 중이다.

아울러 ‘내일’은 청소년인권 강사단을 양성해 학교별로 청소년 노동인권이나 아르바이트 임금문제에 대한 상담을 수행하고 있다. 부평ㆍ부개여ㆍ안남고에서 ‘내일’ 동아리가 활동하고 있고, 인천시청소년회관과 연계한 동아리가 학익여ㆍ비즈니스고에서 운영 중이다. 앞으로 학교별 동아리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인천청소년종합센터 지향
지자체ㆍ교육청 지원 필요

이 이사장은 “청소년회관이나 청소년문화의집은 청소년들이 더 나은 공간에서 활동할 수 있게, 청담학교는 학교 부적응 학생을 돌보기 위해, 상담복지센터는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을 상담하기 위해 운영을 위탁받은 것”이라며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을 찾아 상담하고 교육하는 것뿐 아니라, 문화 활동이나 동아리 활동도 할 수 있는 종합적인 청소년센터의 역할을 하는 법인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제는 ‘내일’과 같은 꿈을 꾸는 청소년지도사나 교사들이 40명 가까이 되기에, ‘내일’의 미래는 밝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스스로 리더가 돼 동아리 활동이나 인권 관련 활동을 펼칠 수 있는 청소년이 많이 늘어날 수 있게 인천시나 시교육청의 지원 또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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