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평생학습도시 부평, ‘북스타트’로 새로 그린다

 

 

편집자 주> 지난해 부평구는 교육인적자원부로부터 평생학습도시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구에서는 구민 모두가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학습을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과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평생학습의 첫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북스타트 사업에 대한 구의 고민은 미비한 상황으로 지난 9월 1일 민간차원에서 출발을 시작했을 뿐이다. 이에 북스타트 사업의 의의를 널리 알려내고 부평구 북스타트 사업의 미래를 그려보고자 한다.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역신문 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 연재순서
1. 북스타트 사업이란 무엇인가? - 추진배경과 현황
2. 북스타트 사업 2년을 맞이한 타 지역의 현황 (서울 중랑구, 인천 연수구)
3. 북스타트 사업을 발전시키는 자원봉사자 활동사례(경남 진해시)
4. 북스타트 사업을 전 지역으로 확산시킨 모범사례(울산)
5. 부평구 북스타트 사업의 현재와 앞으로의 나아갈 길


▲ 부평구북스타트위원회 부윤희 사무국장과 부평기적의도서관 박소희 운영위원장이 진해기적의도서관을 찾았다. 왼쪽에서 두 번째가 진해시북스타트 배동순 팀장, 맨 오른쪽이 진해기적의도서관 김연옥 사서.


“아이를 무릎에 앉히고 허리를 곧추세우세요. 이제 아이의 귀에 대고 ‘사랑해요’라고 속삭여주세요”
진해기적의도서관에서 진행하고 있는 아기와 엄마를 위한 북스타트 후속프로그램 중 하나인 ‘엄마와 함께하는 아가요가’에서 강사의 지도에 맞춰 아기와 엄마가 호흡을 함께하며 요가를 진행 중이다.

요가가 끝난 후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된 합주단의 ‘아가와 함께 듣는 클래식 음악’ 시간이 이어진다. 엄마들은 조용히 음악을 경청하고, 아기들은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거나 잠에 빠져들기도 하고, 엄마 젖을 먹기도 한다.


▷ 기적의도서관이 중심이 된  진해시 북스타트

경상남도 진해시의 북스타트 사업은 지난해 5월 첫 출발했으며 진해기적의도서관에서 사업을 전적으로 맡아 진행하고 있다.
진해시는 연간 1천500만원정도의 예산을 지원하고, 홍보에서부터 책꾸러미 나눠주기, 아기와 엄마를 위한 북스타트 후속프로그램 등 대부분의 사업은 진해기적의도서관 북스타트팀에서 맡고 있다.

진해시에서 한 해 태어나는 아기는 총 2천200여명으로 이 중 800명에 해당하는 예산을 시에서 지원받아, 한 해 태어나는 아기의 45% 정도가 북스타트의 혜택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동사무소, 소아과, 보건소 등에 리플렛을 비치해 북스타트를 홍보하지만, 북스타트 때문에 기적의도서관에 방문하는 대다수 아기와 엄마들은 기적의도서관을 후원하고 있는 소아과를 통해 알거나 미리 접한 엄마들의 입소문을 통해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기적의도서관을 찾아온 아기와 엄마들에게 북스타트팀 김연옥 사서는 책꾸러미와 함께 북스타트에 대해 설명해주고, 8주간 후속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게 알려낸다.

‘영아들이 그림책에 관심을 갖게 하고 부모들에게는 그림책 활용의 중요성을 알게 한다’는 목표아래 진행되는 8주간의 북스타트 후속프로그램은 베이비 사인, 손가락 체조, 동화구연, 미니인형극, 엄마와 함께하는 아가요가, 아가 클래식 등 아기와 엄마가 함께 교감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대다수 자원봉사자들이 스스로 만들어낸 프로그램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진해시 북스타트 사업은 후속프로그램이 체계적으로 잘 잡혀있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자원봉사자들의 힘으로 진해시의 북스타트 사업이 지금까지 발전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진해시 북스타트 발전의 원동력 - 자원봉사자의 활동

이런 자원봉사자들의 중심에 서있는 사람은 배동순(44) 팀장이다. 배동순 팀장을 중심으로 한 8명의 자원봉사자들이 각자 맡고 있는 프로그램으로 대다수 후속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그 분야에서만큼은 전문가 못지않을 정도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 이는 자원봉사자들이 자신이 맡은 분야에서 자기 능력을 갖추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과 헌신 속에서 이뤄진 것이다. 자원봉사자들은 매주 1회에서 2회 정도 정기모임을 진행하고 있으며, 매번 모임 때마다 자신이 맡은 분야에서 새로운 아이템을 준비해오는 열의와 열정을 보이고 있다.

배동순 팀장은 “아기를 낳고 나서 우울증을 심하게 앓던 한 엄마가 우리의 프로그램을 들으며 우울증을 치료하게 된 경우도 있었다”며 “이렇게 우리가 진행하는 활동을 통해 세상을 밝게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게 자원봉사활동을 하는데 큰 힘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지자체의 재정과 인력지원  뒷받침돼야

자원봉사자들의 열의와 열정이 북스타트 사업을 이끌어 가는 힘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에 따른 지자체의 재정과 인력지원이 동반돼야 북스타트 사업이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다.

진해시 북스타트는 아기와 엄마 각각 20명씩 8주 동안 프로그램을 진행, 1년 동안 참가할 수 있는 아기와 엄마는 100쌍밖에 되지 않는다. 진해시에서 태어나는 아기의 5%만이 후속프로그램까지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북스타트팀은 다른 공공도서관으로의 확대에 대한 고민과 소외계층을 위한 찾아가는 북스타트 서비스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자원봉사자와 장소, 재정의 부족 등으로 고민에만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김연옥 사서는 “지금은 자원봉사자들의 노력 덕분에 북스타트 사업이 잘 진행되고 있지만, 더 많은 아기와 엄마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하기는 어려운 여건”이라며 “진해시에 있는 2개의 공공도서관이 북스타트 사업을 함께 진행한다면 혜택이 많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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