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공동응원단 활동 평가와 과제’ 토론회 열려

인천아시안게임(AG) 남북공동응원단의 활동을 평가하고 향후 과제를 논하는 토론회가 14일 오후 2시, 인천시의회 의총회의실에서 열렸다.

“인천아시안게임, 남북 화해 장면 세계에 보여줘”

‘남북공동응원단 활동 평가’를 발제한 장수경 남북공동응원단 공동집행위원장은 “인천지역 시민ㆍ사회ㆍ노동단체 회원들은 남북이 대립하는 상황에서 스포츠로 화해와 협력의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모였다. 역사적으로 보면 정치ㆍ외교적으로 풀지 못했던 것을 스포츠 교류로 많이 풀었다”며 구체적 사례를 말했다.

1964년 도쿄 올림픽에서 여자육상 세계기록 보유자인 북한 신금단 선수와 월남한 부친 신문준씨의 상봉을 계기로 대한민국 국회가 이산가족상봉을 추진했고, 1990년 서울과 평양에서 번갈아 남북 축구경기가 열렸다. 특히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남북단일팀이 ‘코리아’라는 이름으로 출전해 우승했고, 북의 리분희와 남의 현정화의 실화를 2012년 영화로 만들어 화제가 됐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는 남북 선수단이 ‘코리아’라는 이름으로 한반도기를 들고 동시 입장했다. 그 후 일곱 차례 공동 입장했다.

장 공동집행위원장은 “이번 인천아시안게임에서도 북측 응원단이 참석해 분위기를 조성하면 남북 화해의 물꼬를 틀 수 있겠다고 기대했다. 비록 북측 응원단이 참석하지 못했지만, 북측 선수단이 참가한 경기를 응원한 공동응원단에 고마움을 표시한 북측 선수단의 마음을 전달받았다. 특히 여자축구 시상식에서 보여준 남북 선수들이 어우러진 모습은 스포츠를 통한 남북의 화해 장면을 세계에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어 “폐막식에 북측 군ㆍ당ㆍ정의 핵심인사들이 참석해 남북 관계의 희망을 보여준 것에 남북공동응원단이 작게라도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내년 광주 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는 남북 공동입장, 공동응원을 광주시가 준비하고 있는데, 성공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남북선수 공동훈련 등 스포츠로 다양한 교류협력 가능”

토론자로 나선 김흥태 대진대학교 스포츠과학부 교수는 ‘스포츠 교류와 한반도 화해 협력’이라는 주제 토론에서 “인천아시안게임은 2005년 유치를 준비한 때부터 개최한 올해까지 9년이 걸렸다. 지난 9년간 이 절호의 기회를 맞이해 유형ㆍ무형의 가치를 얼마나 창출했는지 신중하게 평가해야한다”며 “현 정부의 경색된 정세 분석에 체육계와 인천시가 부합해 기회를 극대화하지 못했다”고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김 교수는 또한 “인천지역 시민ㆍ사회단체 활동가들이 인천을 평화도시로 만들고자 하는 데 동감한다. 하지만 이명박 정권 시절부터 단절된 스포츠 교류를 복원할 수 있는 계기가 인천아시안게임이었는데, 십분 활용하지는 못했다”고 한 뒤 “그래도 인천아시안게임의 성과를 잘 이어받아 더욱 발전시켜야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그 방안으로 세계 분쟁의 핵심지역인 아시아의 여러 나라와 친선경기를 개최해 스포츠 교류를 확대하고 유소년과 청소년의 스포츠캠프 개최로 화해분위기를 조성할 것을 제안했다.

아울러 김 교수는 “북측은 신흥강세 종목인 역도를 포함해 사격ㆍ유도ㆍ레슬링에서는 남측과 비교해 대등한 실력에 있다. 양궁에도 관심이 많고, 태권도는 남북통합을 전제로 교류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에 있는 국제적인 체육시설을 활용해 공동훈련 등 스포츠를 통한 다양한 교류 협력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측은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 이후 평균 35개 정도의 메달을 획득했다. 인천아시안게임에선 역도 세계신기록 5개를 포함해 36개의 메달을 땄다.

“평화도시 인천 만들기 민관 거버넌스 복원해야”

이어서 이광호 평화와참여로가는인천연대 사무처장이 ‘평화아시안게임 후 인천평화도시 과제’라는 주제로 토론했다.

이 사무처장은 “오늘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에 참가하러 온 북측 선수단이 입촌식을 진행했다. 황연대 선수촌장은 기념품 교환식에서 한국 전통 자개 액자를 건넸고, 정현 북측 선수단장은 고려인삼을 선물했다”며 “고유의 특산물을 주고받는 걸 보면서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이게 바로 같은 민족끼리의 정서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무처장은 인천을 평화도시로 만들기 위한 방법들을 제안했다.

“인천아시안게임 남북공동응원단에 다른 지역 사람들이 함께 했듯이, 내년 광주 유니버시아드경기 남북공동응원에 인천시민들도 함께 하자. 또, 지난 시정부(=민선 5기)는 시민단체와 공동으로 평화도시를 만들기 위한 거버넌스를 구성해 중장기 계획들을 세웠는데, 새로운 시정부가 들어서고 이 계획들이 중단된 상태다. 이를 시급히 복원해야한다. 아울러 인천발전연구원에서는 각계 전문가로 구성한 서해평화정책포럼을 진행하고 있다. 평화포럼을 상설화하는 것과 함께 시민단체, 시민들과 호흡을 맞출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마련해야한다”

한편, 30여명이 참석한 이날 토론회는 발제와 주제토론에 이어 자유로운 질의응답으로 두 시간가량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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