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 싶은 재래시장 만들기] 지역 특성에 맞는 재래시장 특화전략을 찾아서 <7>

편집자 주> 정부와 지자체가 지원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한 길을 찾기가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시장 특성에 맞는 활성화 전략은 특히 더하다. 이에 소비자가 ‘가고 싶은 재래시장 만들기’라는 제목 아래에 부평 지역 특성에 맞는 시장 특화전략을 찾아보고자 한다.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역신문 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연재 순서>

1. 부평의 재래시장 어디로 가나? - 현황과 실태
2. 재래시장 육성 관련법과 정부의 지원시책
3. 시설 현대화만으로 대형 유통업체 이길 수 없다
4. 재래시장 살리기 성공 사례를 찾아 ①, ②, ③
5. 재래시장 접근성 강화가 우선이다
6. 대형 유통업체 입점규제, 영업시간 제한 가능한가?
7. 새로운 경영기법 사례

 

 

재래시장 살리기 우수사례로 꼽히는 시장들의 공통점은 비가림시설(아케이드) 설치 등 시설을 현대화하고, 최근에는 친절 서비스 강화 등을 위한 상인교육 등 경영을 현대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점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시장을 살리기 위한 나름의 노력을 경주했으며, 그 결과 다시 활력을 되찾고 있다. 특히 방학동 도깨비시장은 상인들이 하나로 똘똘 뭉쳐 진행한 정기 또는 폭탄세일로 유명하다. 품질 좋고 싼 가격, 쇼핑의 즐거움을 제공해 고객들의 발길을 다시 끌어들이는데 성공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이들 외에 수만은 재래시장이 현대화 시설을 갖췄지만, 현대화 시설만을 통해 활력을 되찾기에는 부족함이 많아 보인다. 우리 구에서도 부평진흥시장과 십정종합시장이 현대화시설을 갖췄지만 눈에 띄게 달라졌다는 평가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 부평시장에 인접한 장고개길. 이중주차 등으로 도로가 몸살을 앓고 있다.


▶재래시장의 공통된 고민 중 하나, 접근성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해결해야할 많은 과제가 있지만 공통된 고민 중 하나는 시장 접근성이다.
고객들이 얼마나 쉽고 편리하게 재래시장에 접근하는가의 문제이다. 일단 재래시장에 많은 고객의 발길이 있어야 매출도 늘고 활력을 띠게 돼 있다. 이런 점에서 청주 육거리시장과 광주 양동시장은 입지 조건이 좋은 편이다. 고객들이 시내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승용차를 이용하는 고객의 접근성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소비자들이 재래시장을 외면하고 대형할인마트를 찾게 되는 원인 중 하나로 승용차에 의한 접근성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인근 주민들의 도보에 의한 시장방문만으로는 재래시장 활성화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이루어지기 힘들고, 따라서 소비자들이 보다 편리하게 시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재래시장 활성화 사업의 기초가 될 것이라며, 이를 중요한 요소로 보는 시각이 많다. 때문에 많은 시장상인들은 주차장 확충을 통해 고객이 크게 증대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한다.

그러나 주차장 확보는 만만한 문제가 아니다. 막대한 부지와 예산 확보 등 커다란 숙제가 뒤따른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지원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또한 주차장을 확보해도 시장 주변 교통여건이 좋지 않으면 실효성은 크게 떨어진다. 부평시장 내에 이미 대규모의 기계식 주차장이 있고, 시장 주변 이면도로에 주차공간을 일부 확보했지만 불편은 여전하다.
 
▶주차장 확충보다 대중교통 이용여건 개선 필요


이러한 여건을 고려할 때 지자체 차원에서 주차장 확충보다도 재래시장의 대중교통 이용여건을 개선하는 데 많은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
경기개발연구원이 펴낸 ‘재래시장 경영현대화 지원사업 추진방안 연구’를 살펴보면 이 같은 주장을 펼치고 있다.

경기개발연구원은 일부 도심지 대형시장을 제외하면 우리나라 대다수의 재래시장은 생활권 중심시장으로서 승용차 이용자보다도 도보·자전거·마을버스 등의 여타 교통수단으로 방문하는 고객의 비중이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주차장이 확충되더라도 주변도로 여건·주차료 문제 등 장애요인이 많아 승용차 접근성이 대형할인점을 능가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보행자나 자전거 이용자를 위한 도로 여건과 대중교통 이용여건을 개선하는 데 많은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 방학동 도깨비시장에서 만난 김영선(39) 주부는 “시장에 나올 때마다 자전거를 이용하고 있으며, 시장 내 통로가 정비돼 큰 불편은 없다”며 “하지만 자전거 전용도로가 있거나 자전거를 타는데 위험과 불편이 줄어든다면 더 많은 주부들이 자전거를 이용해 재래시장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부평 문화의거리 발전추진위원회 인태연 부회장은 “전국에서 차 없는 거리 조성이 늘고 있는 추세”라며, “자동차 중심이 아닌 보행자와 자전거 중심으로 도로 여건이 바뀔 때 더욱 쾌적하고 살기 편한 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되지도 않는 주차장 확충에 고민하는 것보다 보행자와 자전거 통행이 편리하게 하는 것이 환경이나 경제면에서 큰 이익이고, 재래시장을 살리는 길이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 서울 방학동 도깨비시장. 자전거를 이용해 시장을 찾는 고객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장벽 없는(BARRIER FREE) 이동환경 조성도 고려할 때


이와 함께 선진국들에서 보편화되고 있는 장벽 없는(BARRIER FREE) 이동환경을 조성하는 일도 시장의 쇼핑공간으로서의 매력도를 높여 고객증가를 유도할 수 있는 방안으로 제기되고 있다. 장벽 없는 이동환경 조성사업은 고령자나 장애인들이 시장 내에서 쇼핑활동을 하는데 지장이 없도록 전동휠체어를 대여하거나 휠체어 이동에 제약이 없도록 노면상태를 정비하고 수동문을 자동문으로 교체하는 등의 사업을 말한다. 이러한 사업은 시장활성화 뿐만 아니라 사회복지차원에서도 그 필요성이 있으므로 정부 또는 지자체 차원에서 지원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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