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평생학습도시 부평, ‘북스타트’로 새로 그린다

 

편집자 주> 지난해 부평구는 교육인적자원부로부터 평생학습도시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구에서는 구민 모두가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학습을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과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평생학습의 첫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북스타트 사업에 대한 구의 고민은 미비한 상황으로 지난 9월 1일 민간차원에서 출발을 시작했을 뿐이다. 이에 북스타트 사업의 의의를 널리 알려내고 부평구 북스타트 사업의 미래를 그려보고자 한다.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역신문 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 연재순서
1. 북스타트 사업이란 무엇인가? - 추진배경과 현황
2. 북스타트 사업 2년을 맞이한 타 지역의 현황 (서울 중랑구, 인천 연수구)
3. 북스타트 사업을 발전시키는 자원봉사자 활동사례(경남 진해시)
4. 북스타트 사업을 전 지역으로 확산시킨 모범사례(울산)
5. 부평구 북스타트 사업의 현재와 앞으로의 나아갈 길


 

 

▲ 북스타트 코리아 도정일 대표.

▷ 북스타트 사업의 시작

1992년 영국에서부터 출발한 북스타트 운동은 처음에는 ‘아기들이 아주 어려서부터 책과 친해지게 해주면 자라서도 책을 좋아하지 않을까?’ 하는 아주 단순한 가설에서부터 시작됐다. 당시만 해도 입증되지 않았던 가설을 실험해 보기 위해 작은 규모의 시범 사업이 실시됐고, 결과를 측정하기 위해 학자들로 구성된 연구진도 투입됐다.

이렇게 시작된 북스타트 사업은 14년이 지난 지금 현재 영국 전역 65만명의 1세 아기들 모두에게 실시되고 있고, 미국·캐나다·일본·한국 등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영국 학자들의 연구결과를 보면 운동을 처음 시작했던 사람들의 가설이 옳았다는 것이 입증되고 있다. 어려서부터 책과 친해진 아기들은 책을 좋아하는 아동에서 청소년으로 다시 어른으로 성장하게 되며, 이렇게 자란 아이들은 집중력이 높고 언어습득도 빠르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또한 북스타트를 경험한 아이들은 그러지 못한 아이들에 비해 초등학교에 들어가서도 학업성취도가 높다는 연구보고까지 나와 있다.


▷ 한국의 북스타트 사업의 현황


한국에서의 북스타트 사업은 ‘책과 함께 인생을 시작하자’는 취지로 북스타트 코리아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역주민을 배려하기 위해 펼치는 지역사회 문화운동이자 평생교육 프로그램으로 2003년 4월 서울 중랑구에서 첫 시범 사업을 시작하면서 출발됐다. 이렇게 시작된 한국의 북스타트 사업은 현재는 서울 중랑·서초·중구, 인천 연수·부평구, 울산 남·북구 등 총 24개의 지방자치단체에서 실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각 지역마다 특성에 맞도록 다양하게 북스타트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나, 주로 지자체나 공공도서관이 북스타트 코리아에 프로그램 도입을 신청하고 경비는 북스타트 코리아와 지자체가 반반씩 부담해 지역 보건소나 공공도서관에서 진행하는 곳이 많다. 하지만, 부평구의 경우는 특이하게 민간차원에서 지역위원회를 꾸려 북스타트 코리아에 신청하고 예산을 지원받아 진행하고 있다.

한국에서의 북스타트 사업은 생후 6~12개월 된 아기들에게 책꾸러미(책가방·그림책 2권·손수건·안내 책자)와 부모 교육을 제공하는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 지난 달 1일 열린 ‘부평구 북스타트 여는 날’에서 행사에 참가한 아기와 엄마가 조순일 위원장으로부터 책 꾸러미를 선물받고 있다.


▷ 한국 북스타트 사업의 의의와 지역사회


“북스타트 운동은 영리추구를 철저히 배제하며, 조기교육이나 영재교육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북스타트는 한국에서 태어난 모든 아기들에게 장난감책과 그림책을 무상으로 제공해 그들이 성장기에 누릴 수 있는 혜택의 사회적 평등을 높이고자 합니다. 또, 부모의 소득 격차에서 발생하는 궁핍과 박탈의 경험이 아기들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줄이고, 기회의 편차와 불평등을 최소화할 사회적 장치를 만들어 나가고자 합니다”

또한 북스타트 코리아 도정일 대표는 북스타트 사업은 단순히 책만 주는 것이 아니라 부모와 어른들이 책을 통해 아기들과 맺는 관계를 풍요롭게 하고, 책과의 친교를 통해서 소중한 인간적 능력들을 심화시키는데도 그 목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현재 한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북스타트 사업은 한해 태어나는 아기들의 10%도 안 되는 아기들에만 혜택이 돌아가고 있으며 영국의 100%, 일본의 30% 수치에도 크게 못 미치는 상황이다.

도정일 대표는 “이렇게 훌륭한 사업이 진행 중임에도 지자체의 무관심과 선거법, 예산 등의 문제로 일부의 아기들만 혜택을 받음으로써 또 다른 불평등을 낳고 있다”며 “궁극적으로 한국에서 태어나는 모든 아기들이 북스타트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자체에서의 법적인 장치를 통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북스타트 사업은 지역사회가 최소비용으로 최대효과를 꾀하는 대민 서비스이며, 장기적으로는 지역 아동들의 보육복지 증대, 지역민생 후원, 일자리 창출계기 마련 등 지역사회에서의 다양한 측면의 긍정적 효과를 가지고 있기에 지역사회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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