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산역 1번 출구 부근, 상습침하와 물고임으로 시민 불편 지속

인천지하철 1호선 갈산역 1번 출구와 인근 상가 사이에 위치한 보도(步道)가 상습침하와 물고임으로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다. 재포장에도 반복되는 현상에 부평구가 보다 근본적인 해결 방법을 강구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인천투데이>은 지난달 26일, 보도블록들이 침하한 사진과 함께 ‘해당 블록들이 자주 주저앉고, 근방의 다른 블록들은 물에 잠겨 길을 지날 때마다 불편하다’는 제보를 받고 다음날 현장을 방문했다. 하지만 침하돼있다는 부분은 복구돼있었고, 날씨가 맑아 물고임 현상도 확인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인근 상가에서 점포를 운영하는 상인들은 여러 문제점을 이야기했다.

“재포장했어도 조금 있으면 또 주저앉을 것”

▲ 제보자가 촬영해 <인천투데이>에 보내준 사진. 보도블록이 침하돼 안전표시대를 설치해놨다.
상습침하 보도블록들 앞에 있는 상가 1층 ㅅ식당 주인은 “재포장을 했어도 어차피 조금 있으면 또 주저앉을 것”이라며 “이곳에서 10년 넘게 장사하고 있어서 알지만, 매해 장마 때마다 똑같은 자리가 무너지곤 한다”고 말했다. ㄱ노래방을 사이에 두고 ㅅ식당과 같은 층에서 영업 중인 분식집 주인은 “6년째 이곳에서 가게를 운영하는데 ㅅ식당 앞 보도블록들은 마치 연례행사처럼 장마철마다 함몰된다”고 말했다.

제보자 이아무개씨와 상인들이 가리키는 보도블록들은 ㄱ노래방과 ㅅ식당 사이에서 ㅅ식당 일부분 앞까지 깔려 있는 것들이다. 이들의 말을 종합하면, 해당 블록들은 큰 비가 내리면 무너져 보행자가 통행하는 데 장애요인이 된다. ㅅ식당 관계자는 “하이힐을 신은 여성들이 특히 자주 걸려 넘어진다”고도 말해, 안전문제도 우려된다.

더군다나 해당 지역 일대에서 보도블록들이 무너지는 곳이 한 군데가 아니라는 주장도 나왔다. 분식집 주인은 “작년 여름에는 크게 세 군데의 보도블록들이 주저앉았다”고 말했다. 제보자 이씨도 “사진에 찍힌 곳 외에서도 보도블록들이 무너지고 다시 포장되길 반복한다”고 했다.

분식집 옆 ㅈ카페와 ㅎ구둣방 관계자는 가게 앞 물고임에 진저리가 나는 듯 보였다. ㅈ카페 주인은 “작년 5월에 개업했는데 문 앞에 물이 너무 심하게 고여 6월부터 구청에 민원을 제기했고, 결국 연말에 ㅅ식당 앞까지 보도를 새로 포장했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지금도 비가 조금만 와도 신발이 젖을 정도로 물웅덩이가 생긴다”고 말해, 구의 대처가 실효성이 없었음을 나타냈다.

ㅎ구둣방 주인도 “(약 3개월 전) 구청장까지 왔다 갔는데 변하는 게 없다”며 “문 앞(에 발판처럼 놓은) 그래이팅(grating: 옥외 배수구 뚜껑 등에 쓰이는 격자 모양의 철물)까지 물이 차올라, 손님들이 물을 첨벙첨벙 하면서 가게로 들어온다”고 불만을 표했다.

제보자 이씨와 상인들의 말을 토대로 하면, 현재 침하와 물고임으로 문제시되는 보도블록들은 모두 작년 말에 새로 포장된 것들이다.

상습 물고임 지점은 ㅈ카페ㆍㅎ구둣방과 갈산역 1번 출구 사이다. ㅈ카페 주인은 “지하철 이용자들도 구청에 종종 민원을 넣는다”며 “보행자들은 웅덩이를 피하려고 우리 가게 앞 디딤돌을 밟고 돌아서 길을 통과한다”고 말했다.

상인들, 근본적 해결방법 도입 요구
구, “6월 중 우기 전에 물고임 해결”
침하 보수공사 시기는 밝히지 않아

상인들은 모두 구가 근본적인 해결 방법을 도입해야하는 것 아니냐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상습침하와 관련해서 ㅅ식당 주인은 “매번 구청에서 재포장을 할 때 보도블록 밑에 모래주머니를 까는 것 같다”며 “그런데 비가 오면 그것이 먼저 쓸려 내려간다”고 말했다.

분식집 주인도 “흙다짐이 제대로 안 된 것 아닐까”라고 의문을 던졌다. 제보자 이씨도 “보도블록이 그 밑에 깔린 흙 위에 붕 떠있다”고 해, 보도 기초공사가 부실했을 수도 있다는 의혹을 불러일으킨다.

상습 물고임에 대해 ㅈ카페와 ㅎ구둣방 주인은 “상가 쪽 지반이 도로 쪽보다 낮아 물이 찬다”며, “상가 쪽을 높여야 물이 자연스럽게 도로 옆 하수구로 빠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ㅈ카페 주인은 “작년 말 보수공사 때 작업자들에게 가게 앞 지반을 높여달라고 부탁했지만, 상태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보도블록 침하에 대해 구 도로팀 관계자는 “하수관에 구멍이 나서 그곳으로 토사가 빠져나가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물고임에 대해서는 “도로경계석(보도와 건물 사이에 놓는 경계석)을 올려 그 높이에 맞게 보도블록을 새로 깔려고 했지만, 한 상인(ㅎ구둣방 옆 정육식당)의 반대가 있었다”고 답했다.

그러나 구 치수방재팀 관계자는 “작년 말 바닥을 드러내 점검한 결과, 하수관에는 이상이 없었다”고 답해, 부서 간 소통 부재를 보여줬다. 또한 정육식당 주인은 “애초에 잘못 높인 (도로) 쪽을 낮춰야지 왜 멀쩡한 부분(상가 쪽 지반)을 공사해 올리려는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며 ”도로경계석을 올리는지 여부는 건물 주인의 소관이지만, 아마 그것은 얼마 안 있다가 깨질 것“이라고 반대하는 이유를 밝혔다.

이와 관련해 도로팀 관계자에게 다시 문의하자, “침하 원인을 규명하려면 구멍을 파보는 수밖에 없겠다”며 “일전에 삼산동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있었는데, 바닥을 드러내니 쥐들이 살고 있었다”고 했다. 쥐가 통로를 만들거나 지하 내 여러 관들을 갉아 생긴 구멍으로 토사가 유실되는 것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

도로팀 관계자는 또 “물고임은 주민들의 입장을 반영해 보ㆍ차도경계석(보도와 차도 사이에 놓는 경계석)을 낮추거나 도로경계석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물고임은 6월 중 우기 전에 해결하겠다고 이야기했지만, 침하에 대한 구체적 공사 시기는 밝히지 않았다.

결국 구가 정확한 원인을 파악해 근본적 해결방법을 세울 때까지, 되풀이되는 보도블록 재포장에 예산만 축나고 시민 불편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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