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호남향우회총연합회, 유정복 지지 철회
한국노총 인천지역본부 송영길 지지 ‘논란’

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특정 후보 지지를 선언하는 친목모임이나 이익단체가 늘고 있다.

단체는 단체의 이해와 요구를 후보자가 당선 후 수용해줄 것을 요구하고, 후보자는 단체의 이해와 요구를 민심의 하나로 수용하곤 한다. 선거라는 열린 공간에서 이런 지지선언은 매우 일반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 특정 단체들의 유력 후보 지지 행위가 논란이 되고 있다.

인천호남향우회총연합회, 유정복 지지했다가 철회

▲ 인천 계양구에 위치한 유기견 보호센터를 방문한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사진출처ㆍ유정복 후보 홈페이지>
인천호남향우회총연합회는 지난 26일 새누리당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를 지지한다는 성명서를 냈다. 이 단체는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과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를 지지하는 향우회로, 이번 지지 성명을 이끈 집행부에는 새누리당 당원으로서 공천을 신청했다가 탈락한 인사들도 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인천에 거주하는 호남인 90여만명은 고향을 떠나 20~40년 인천에 생존의 삶을 영위했다”며 “인천 발전은 인천 호남인 다수의 희망이자 소망이지만, 재정위기 상태의 희망 없는 도시가 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유정복 후보가 주장하는 ‘힘 있는 시장’론을 내세워 “중앙정부와 소통이 원활해져 각종 표류 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되기 위해 유정복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야권 성향의 호남인들이, 특히 호남 출신의 새정치민주연합 송영길 인천시장 후보가 있음에도, 이례적으로 집권 여당 후보를 지지한 경우라 언론 보도가 이어졌다.

하지만 이들은 27일, 공직선거법 위반을 이유로 들어 유정복 후보 지지를 철회했다. 이들은 “경거망동했던 것을 모든 기자들께 사과 드리고 또한 향우님들께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지지 성명 발표문은 취소하고 철회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선거법 위반 여부를 모르고 유 후보를 지지했다는 이들의 주장은 남득하기 어렵다. 이들이 배포한 보도 자료상 사진에는 공직 후보자로 출마한 전력이 있는 사람들이 몇 명 포함돼있다.

이와 관련, <인천투데이>은 인천호남향우회총연합회 회장이나 총괄단장과의 전화 통화를 시도했지만, 이들은 “바쁘다. 나중에 전화하자”는 말만 되풀이했다.

또한 28일엔 유정복 후보 캠프가 ‘인천시 수의사회가 유 후보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고 밝혔고, 이는 여러 매체에서 보도됐다.

하지만 이 보도들은 결국 오보가 됐다. 인천시 수의사회는 다음날 정정 보도를 요청하고, ‘유 후보 지지를 선언한 일이 없다’고 밝혔다.

인천시 수의사회는 “유정복 후보 쪽에서 유기동물 보호 실태를 파악해본다는 요청을 받고 28일 수의사회가 운영 중인 유기동물보호소에서 만나 참석한 일부 회원들과 가벼운 인사를 하고 보호소 현황을 설명하고, 유기동물 보호와 동물사랑에 대한 공감을 참석한 기자들에게 보여주는 자리를 갖게 된 것이 전부이다”라고 해명했다.

▲ 한국노총 인천지역본부 조합원들을 중심으로 한 인천지역 노동자들이 29일 인천시청 광장에서 송영길 후보 지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비례대표 받은 의장이 송영길 지지, “뭔 의미”

한국노총 인천지역본부는 송영길 후보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노동자들은 자신의 권리를 되찾기 위해 주요 선거 때마다 특정 후보와 정당을 지지해왔다. 이는 노동자의 정치세력화와 함께 노동조합의 사회적 위상 강화를 위한 것이라 볼 수 있다.

한국노총 인천지역본부는 28일 “지방선거에서 많은 후보들이 지역경제 회생을 천명하고 있지만, 말 뿐인 공약에 많이 속아온 노동자들은 더 이상 속지 않을 것”이라며 “진정 노동의 가치를 인정하고 진실한 의지를 보여준 것은 송영길 후보가 유일하다”고 밝혔다.

또한 “송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이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추락하는 노동사회 공약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날 송 후보 지지 선언을 이끈 박병만 한국노총 인천지역본부 의장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인천시의원 비례 후보로 출마해, 지지 선언이 진정성이 있냐는 문제 제기가 조직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한국노총 인천지역본부 소속의 한 단위사업장 노조위원장은 “의장이 이미 비례 2번을 받은 상황에서 (의장직을) 사퇴하지 않고, 특정 후보 지지로 분위기를 몰아가는 것은 진정한 의미의 노동자 정치세력화와는 거리가 먼 거 아니냐”며 “박 의장이 사퇴하고, 차기 임원진이 송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을 지지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박 의장은 29일 기자에게 “(시의원) 비례대표는 개인이 아닌, 한국노총 몫으로 참여해 받은 것으로, 의장 사퇴와는 관련이 없다”며 “지지 선언은 전국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노총 인천본부는 지난 3월 28일 열린 제53년차 정기대의원대회에서 보수교육감 후보를 표방한 이본수 인천시교육감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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