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처럼 ‘여당 후보 대 범야권 단일후보’ 대결

남동구민은 남동구의 새로운 수장으로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새누리당 장석현(58) 후보와 정의당 배진교(45) 후보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번 선거는 4년 전 선거처럼 ‘여당 후보 대 범야권 단일후보’의 대결로 전개되면서 그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수도권의 첫 진보 정당 기초단체장의 재선 여부가 이슈다.

남동구는 역대 구청장 선거에서 야당 성향이 강한 도시였다. 지난 5회 지방선거까지의 성적표를 살펴보면(보궐선거까지 6회), 2002년 3회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윤태진 후보가 당선된 것을 제외하면 모두 야당 후보들이 당선됐다.

▲ 새누리당 장석현 후보가 유권자를 만나 지지를 부탁하고 있다.
이번 선거는 상대적으로 높은 여당 지지율과 세월호 참사의 여파 속에서 치러지기에, 쉽사리 예측하기 어렵다. <경인일보>가 지난 21일 보도한 남동구청장 여론조사 결과에서 정당 지지도를 보면, 새누리당이 38.8%로 가장 높았다. 다음은 새정치민주연합(20.9%), 정의당(4%), 통합진보당(1.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없음/모름’은 34.3%다.

하지만 새누리당 장석현 후보와 정의당 배진교 후보는 오차 범위 내에서 박빙의 대결을 벌이고 있다. 장석현 후보가 35.7%의 지지율로 배진교 후보(33.5%)를 2.2%포인트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없음/모름’을 선택한 부동층 비율은 30.9%로 나왔다.

현 구청장인 배진교 후보의 구정 운영 평가와 관련해선, ‘매우 잘했다’ 등 긍정적 응답이 54.2%로 ‘매우 잘못했다’ 등 부정적 답변(18.3%)보다 세 배 가까이 높았다.

이 여론조사는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케이엠조사연구소(주)가 지난 19일 남동구 거주 유권자 502명을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표본 오차는 ±4.4%다.

이러한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볼 때, 이번 남동구청장 선거는 ‘인물을 중심으로 한 범야권단일후보냐, 높은 정당지지도의 여당 후보냐’로 볼 수 있다.

장석현 후보는 당내 경선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39.9%를 얻어 다른 경선후보 2명을 제치고 공천됐다. 하지만 예비후보자로 등록하면서 ‘전 박근혜 후보 중앙선대위 국민소통본부 국민희망네트워크 본부장’ 경력에서 ‘국민희망네트워크’를 삭제한 것으로 드러나 허위 경력 게재 문제로 공천 대상에서 배제됐다가 사흘 만에 부활했다. 이와 관련해 남동경찰서는 장 후보를 지난 14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 정의당 배진교 후보가 유궈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배진교 후보는 새정치민주연합 당내 경선에서 이겨 공천된 김기홍 예비후보와 지난 14~15일 여론조사 경선을 거쳐 범야권단일후보로 결정됐다. 장 후보에 비해 잡음 없이 후보로 결정된 데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지지까지 얻게 됐다.

두 후보 모두 핵심으로 5대 공약을 발표했다. 장석현 후보는 ▲일자리 창출로 지역경제 활성화 ▲교통편의 확보를 위한 방안 수립 ▲교육경비 보조금과 무상급식 지원 ▲영ㆍ유아 무상보육료 지원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문화 공연ㆍ체육시설 조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배진교 후보는 ▲종합안전체험관 건립 ▲소래습지 국립공원화 추진 ▲일자리 3만개 창출 ▲구립 안심 어린이집 확충 ▲민관 원스톱 복지서비스망 구축, 복지사각지대 해소, 복지서비스 다각화를 공약으로 내놓았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22일, 두 후보는 인천시청 앞 미래광장에 설치된 세월호 참사 희생자 합동 분향소를 방문하는 것으로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이날 장 후보 쪽 관계자는 “예전같이 시끄러운 선거를 할 수 없어 정치 초년병 입장에서는 알리기 쉽지 않아 고민이 된다”며 “유권자들을 만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허위 경력 게재 관련 불구속 입건된 것에 대해선 “정식 명칭이 상당히 길어서 통칭 그렇게 불렀다. 전 박근혜 후보 중앙선대위 국민소통본부장인 이성헌 본부장이 자필 확인서까지 써줬다”며 “허위 경력을 의도적으로 사용할 계획이 전혀 아니었다”고 했다.

배 후보 쪽 관계자는 “현 구청장으로서 지역을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고, 지난 4년간 해왔던 일을 계속 진행해 행복도시 남동구를 만들어갈 것을 중점적으로 알려나가겠다”고 했다.

범야권단일후보로 출마했지만 낮은 정당 지지도의 후보로서 겪을 수 있는 어려움에 대해선 “남동구의 각종 수상 실적이 보여주듯 지난 4년간 남동구청장으로서 이뤄낸 성과를 주민들에게 최대한 알리겠다”며 “정당을 떠나 지역주민을 위해 ‘일 잘하는 구청장’이 필요하다는 것을 적극 홍보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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