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자전거로 유세 ‘눈길’… 일부 후보는 유세차량 포기

온 국민을 슬픔에 빠져들게 한 세월호 참사로 인해 올해 지방선거는 여느 선거 때보다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선거 때마다 후보들은 선거 로고송이 흘러나오는 유세차량을 이용해왔다. 선거 로고송에 맞춘 선거운동원들의 율동이 유권자들의 이목을 잡아끌었다. 그런 뒤에 후보자나 연설원이 유세차량에 올라 후보의 정견을 알리곤 했다.

이런 풍경을 올해 지방선거에선 찾아보기 어렵다.

자전거로 선거운동 나선 후보들 '눈길' 

이런 상황에서 조금은 색다른 선거운동이 눈길을 끌고 있다. 세월호 참사의 여파도 있지만, 골목골목을 누빌 수 있고 친환경적인 자전거를 이용해 선거운동을 하는 것이다. 자동차에 비해 규모와 기동성은 떨어지지만 말이다.

정의당 소속으로 이번 지방선거에 기초의원 후보로 출마한 박인숙(계양구 라)ㆍ이소헌(부평구 마)ㆍ이혜정(연수구 나)ㆍ정지영(연수구 다) 후보는 유세차량을 과감히 포기하고,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친환경적이며 주민들과 접촉이 용이한 ‘자전거 유세차(위너스바이크)’를 선택했다. 모두 여성 후보다. 이 자전거는 대구의 한 사회적기업에서 제작한 것으로 2010년 지방선거에선 후보자 100여명이 이용했다.

이소헌 후보는, 이 자전거 유세차 이용이 2010년에 이어 두 번째다. 그는 “쩌렁쩌렁 울리는 로고송과 마이크를 타고 울리는 유세를 포기하고, 동네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며 주민과 얼굴을 맞대고 대화할 수 있어 이번에도 자전거 유세를 한다”고 말했다.

정지영 후보 역시 “공해를 전혀 배출하지 않아 좋다. 확성기 같은 소음도 유발하지 않아 아파트 지역에서 반응이 좋다”며 “자전거 유세차를 끌고 공원이나 아파트 단지에 들어가면 제일 반기는 것이 아이들이다. 세월호 참사로 힘든 분위기에도 학부모들과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는 계기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비용도 크게 절약하는 효과도 부수적으로 얻었다고 덧붙였다.

검소해진 선거운동

정의당 소속 여성 후보들이 자전거 유세차를 선택한 것 이외에도 이번 선거는 전반적으로 검소하고 차분한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일부 후보는 유세차량에 확성기를 달지 않기도 했다.

시의원 부평2선거구에 출마한 유제홍 새누리당 후보는 “온 국민의 아픔을 나누기 위해 작지만 큰 선거를 치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3일, 상대 후보의 유세차량과 자신의 유세차량이 함께 주차된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 북>에 올리며 이 같은 자신감을 나타냈다.

같은 정당으로 부평1선거구에 출마한 정중원 후보는 후보자 차량으로 소형 차량을 선택했다. 기동성을 높이고, 연료비 등을 절약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저와 부평을 누비며 선거운동을 함께 할 놈(=차)입니다. 주차도 편하고 아주 맘에 듭니다. 지나다 마주치면 반갑게 인사해주세요”라고 알렸다.

구의원 부평 바선거구에 출마한 김상용 정의당 후보도 유세차량을 포기하고 일반 차량에 선거용 벽보만을 붙여 운행하기로 했다. 차량 유세보다 걸어서 유권자를 만나겠다는 뜻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정당을 상징하는 색인 파란색으로 칠해진 ‘블루 바이크(Blue bike)’를 후보자나 운동원들이 이용할 수 있게 하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로 이용하는 후보는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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