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ㆍ주민자치위원 선거 개입 의혹
단일화 안 했다고 무소속 사무실 행패

지역의 일꾼을 뽑은 6.4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후보들은 각자 공약을 발표하고 유권자를 찾아 골목골목을 누비고 있다. 후보 간 과열경쟁은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인천 중구의 S동 주민센터 동장과 주민자치위원들은 지난 20일 회의를 마치고 오후 7시께부터 동네 식당에서 회식을 했다. 이 자리는 술 자리였다. 주민센터 직원까지 포함해 30여명이 회식을 하던 중 김홍섭(64) 중구청장 후보가 회식 장소에 오후 8시께 나타났다.

S동 동장은 식당 밖으로 나와 김 후보를 맞이했다. 김 후보가 차량에서 10분가량 전화 통화를 하고 있음에도, 이 동장은 차 옆에서 김 후보가 내리기를 기다렸다. 김 후보가 차량에서 내리자, 동장은 후보를 식당 안까지 안내했다.

일부 공무원은 식사 후 주민센터로 돌아와 퇴근했지만, 동장은 주민자치위원들과 1시간가량을 김 후보와 함께 식당에서 보냈다. 특정 후보를 참석시킨 술잔이 돌기도 했다. 동장은 9시가 넘어 술자리를 빠져나왔다.

공무원과 주민자치위원은 공직선거법상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특히 공무원은 선거 중립을 지켜야한다. 현행법은 공무원과 주민자치위원회 위원 등은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할 수 없다.

이와 관련, 동장은 “자치위원들과 식사하는 자리에 청장님이 잠시 왔던 것이다. 모셨던 청장을 아는 체 안 할 수 없는 거 아니냐”며 “선거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식 선거운동기간 개시일을 이틀 남겨 놓고 이런 자리를 한 것은 부적절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동구 송현3동 통장과 직원 등 20여명이 선거 중립 결의대회와 공명선거 교육을 실시한 것과 대조를 보이는 모습이기도 하다. 

한편, 부평구 시의원 5선거구(산곡1ㆍ2ㆍ4동, 청천1동)에선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60대 남성이 무소속 김상재(60) 후보 선거사무소를 찾아와 난동을 부리는 일도 벌어졌다.

김 후보는 당초 구의원 바선거구(산곡1ㆍ2ㆍ4동, 청천1동)에 새누리당 공천을 신청했지만, 여러 우여곡절로 탈락했다. 이에 자신의 의정활동(6대 부평구의회 의원)을 유권자들에게 평가받겠다며 새누리당을 탈당해 시의원 후보로 출마한 것이다.

지난 20일 밤 11시 15분께, 김 후보를 평소 알고 지내던 60대 남성은 술에 취해 김 후보 선거사무소를 방문했다. 이 남성은 “최만용 시의원도 출마했는데, 두 명이나 출마하면 어떻게 하느냐”며 김 후보의 무소속 출마에 항의했고, 결국 개소식 때 들어온 화환을 사무실 바닥에 던졌다.

이 사태는 경찰 출동으로 진정됐다. 김 후보 쪽은 “평소 알고 지내던 사이라 법적 대응은 하지 않으려 했으나, 늦은 시각에 찾아와 욕설을 계속하는 등 소란을 피웠다”며 “결국 재차 출동한 경찰에 의해 강제로 끌려 나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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