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지원센터 “전화로 안내했다”
연수구 언니네반찬 “순 거짓말”
인천시 담담부서 “행정 불찰, 죄송”

[기사수정] 5월 21일 오전 10시 17분

인천형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인증 받기 위해 5개월가량 노력한 일들이, 지방자치단체 담당부서와 민간위탁 지원기관의 부실한 컨설팅으로 인해 헛수고가 돼버렸다. 지원기관이 제대로 안내하지 않아 5개월 동안 헛수고한 셈이다.

연수구 청학동 소재 ‘서로살림지원센터 언니네반찬(대표 이미경)’은 2012년 5월 연수구 마을기업으로 선정돼 지난해 12월까지 구로부터 운영비와 사업비 등을 지원받았다. 마을기업 지원이 2년으로 한정돼있기에, 이미경 대표는 2013년 10월부터 인천시 계획에 맞춰 인천형 예비 사회적기업 인증을 준비했다.

시 사회적경제과는 지난해 10월 20일 ‘2014년 2차 인천형 예비 사회적기업’ 지정을 위한 공모를 실시했다. 인천형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되면, 운영비와 사업비(=일자리창출사업비와 사업개발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언니네반찬은 인천형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지정 받기 위해 지난해 10월 연수구 일자리창출과와 보노보센터(=연수구사회적기업지원센터), 인천시마을기업통합지원센터, 인천시사회적기업협동조합통합지원센터의 문을 두드렸다.

이미경 대표는 “인천형 예비 사회적기업을 준비하기 위해 연수구와 인천시마을기업통합지원센터에 문의했더니, 인천시사회적기업협동조합통합지원센터에 문의해보라고 했다. 그래서 찾아가 컨설팅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은 사회적기업협동조합통합지원센터 운영을 시민과대안연구소에 위탁했다. 언니네반찬은  올해 2월 인천시사회적기업협동조합통합지원센터를 방문해 인천형 예비 사회적기업을 준비했다.

그런데 4월 16일 인천형 예비 사회적기업 지정을 위한 심사 때 심사위원으로부터 ‘마을기업이라서 일자리창출사업비는 지원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인천형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되긴 했지만, 일자리창출사업비를 지원받지 못해 사실상 운영이 어렵게 된 것이다.

“미리 알았더라면 사회적기업 준비했을 것”

 
자세한 사정은 이랬다. 일자리창출사업의 경우 예비 사회적기업 지정기간 3년 중 2년까지만 사업비를 지원할 수 있다는 게 고용노동부의 지침이다. 그런데 예비 사회적기업 지정기간에는 마을기업에 참여한 기간을 합산하게 돼있다.

즉, 언니네반찬은 마을기업으로 일자리창출사업비를 2년간 지원받았기 때문에, 인천형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됐더라도 일자리창출사업비를 지원받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 누구도 이 사실을 미리 알려주지 않았고, 심지어 인천시 공고문에도 이 같은 내용은 담겨 있지 않았다고 언니네반찬은 항의하고 있다. 언니네반찬은 컨설팅을 안내한 연수구와 지원기관에 항의했지만, 돌아온 답은 ‘몰랐다’였다.

이미경 대표는 “처음부터 그렇게 안내해줬더라면 5개월을 헛수고하지 않았을 것 아닌가? 게다가 항의했더니 자기들은 아무 잘못이 없다는 식이다. 기관의 실수가 우리에겐 몇몇 사람의 일자리와 직결되는데, 무책임해도 너무 무책임한 모습을 보였다”고 성토했다.

이 대표가 이처럼 억울해하는 것은, 처음부터 이 같은 사실을 알았더라면 예비 사회적기업을 준비하는 대신 바로 사회적기업을 준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마을기업을 거친 기업이나 단체는 예비 사회적기업 과정을 안 거치고 바로 사회적기업 지정을 신청할 수 있고, 마을기업 당시 일자리창출사업비를 지원받았더라도 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되면 1년을 더 지원받을 수 있다.

이 같은 ‘부실 컨설팅’ 논란에 대해 이경준 인천시사회적기업협동조합통합지원센터 본부장은 “2월 25일 한 차례 컨설팅을 했다. 그리고 그전 2월 중순 무렵 유선전화로 (언니네반찬에) 일자리창출사업은 참여가 어렵다고 알려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미경 대표는 “4월 21일 (예비 사회적기업 지정 심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전화를 받은 적이 한 번도 없다. 통화내역을 공개해 증명하자고 하면 하겠다. 터무니없는 순 거짓말”이라고 했다.

이 대표와 함께 예비 사회적기업을 준비한 조이슬씨 또한 “21일 결과가 나온 뒤 24일 오후 5시 33분쯤에 인천시사회적기업협동조합통합지원센터 담당자 김대철씨에게 ‘어떻게 하실 거냐?’고 항의 전화를 했다. 그랬더니 ‘방법이 없다’고 했고, 그 뒤 24일 오후 4시쯤 김대철씨가 가게로 전화를 걸어 대표님한테 ‘25일 컨설팅 때 본부장님이 일자리창출사업비는 지원이 안 된다고 알려주지 않았느냐’고 했다. 그래서 ‘그런 적이 없다’고 했더니, 우리더러 ‘어떻게 대응하실 거냐?’고 해서, ‘언론에 알리고 민원도 제기하겠다’고 했더니, 안내를 못한 것은 자기들 잘못이라고 했다. 그런데 이제 와서 그것도 컨설팅 전에 전화로 안내했다고 하니 기가 막힌다. 뻔뻔해도 너무 뻔뻔하다”고 말했다.

<인천투데이>은 이경준 본부장에게 ‘언니네반찬은 통화 날짜를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다. 2월 중순 무렵 통화했다고 했는데 정확하게 언제 한 거냐?’고 물었다. 이 본부장은 “정확하게 언제 통화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전화로 일자리창출사업비는 지원 안 된다고 알려줬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시 사회적경제과장은 “고용노동부 지침에 안전행정부에서 2년을 지원받은 마을기업은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지정돼도 일자리창출사업비는 지원이 안 되게 돼있다. 제대로 안내하지 못한 것은 행정의 불찰이다. 수탁기관 관리ㆍ감독을 철저히 해 이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게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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