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교섭 진행 중…노조, ‘물량확보ㆍ신차개발’ 전념

▲ 정종환 한국지엠지부장이 2014년 1차 임금ㆍ단체협약 교섭 석상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제공ㆍ한국지엠지부>
2012년부터 생산물량 축소에 따른 고용 불안 문제를 안고 있는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지부장 정종환)가 올해 임금ㆍ단체협약(이하 임ㆍ단협) 협상에서 ‘회사의 미래발전전망’을 쟁취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지엠 노사는 올해 임ㆍ단협 1차 교섭을 지난달 23일 진행했고, 8일에는 2차 교섭을 개최해 노조의 요구안을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올해 임ㆍ단협 교섭에 임하는 한국지엠지부의 각오는 남다르다. 한국지엠지부는 금속노조 공통 요구안인 기본급 15만 9614원 인상 외에도 ▲기본급ㆍ각종 수당ㆍ상여금ㆍ휴가비ㆍ개인연금의 통상임금 포함 ▲회사의 중ㆍ장기 발전전망 제시 ▲내수시장 활성화 등을 골자로 한 요구안을 최근 확정했다.

이에 앞서 정종환 지부장은 메리바라 지엠 최고 경영자를 만나 특별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정 지부장은 ▲공장별 신차ㆍ후속모델 투입을 통한 발전전망 ▲신규 프로젝트 개발을 연계한 기술연구소 홈룸기능 강화 ▲내수시장 활성화를 위한 풀-라인업(픽업트럭 등) 구축과 시스템 개선 ▲상호 소통으로 새로운 노사문화 구축 등에 관한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메리바라 회장은 ‘한국지엠 상황에 대해 잘 알고 있고, 대당 인건비(CPU)가 높아 비용 부담이 큰 것이 문제다. 당장 이 자리에서 물량 확보 등을 대답할 수 없지만 노조와 소통해 회사 발전과 지속가능성을 논의하고 희망적인 대안을 만들자’고 언급했다고 노조는 전했다.

이 특별간담회는 전미자동차노동조합이 주관한 글로벌 네트워크 회의에 정종환 지부장이 참가하면서 이뤄진 것이다. 이 회의에 참석한 밥킹 전미자동차노조 위원장과 정 지부장 등은 지엠이 한국지엠의 미래발전전망을 제시하고 일방적 의사결정을 중단하라는 공동결의문을 채택했다.

미래발전전망에 목숨 걸어야하는 한국지엠지부

지엠의 중국 공장 생산물량이 늘어나고, 한국지엠 쉐보레 차량이 유럽에서 철수하면서 한국지엠은 고용 불안에 직면해있다. 그 직격탄을 군산공장이 맞았지만, 그 여파는 창원과 부평 공장으로 확산될 수 있다. 한국지엠은 부평공장에 디자인센터를 확장하고 3식당을 신축ㆍ 개소하는 등 투자도 꾸준히 하고 있지만, 생산물량 증대와 신차 개발을 약속하지는 않고 있다.

정종환 지부장은 지난해 실시한 지부 임원선거에서 생산물량 확보와 신차 개발ㆍ양산을 확약 받아 미래발전전망을 수립하겠다고 조합원들에게 약속했다.

당시 정 지부장은 중국 공장 생산물량 230만대 가운데 10만대를 군산공장(6만대)과 부평공장(4만대)에 가져오겠다고 공약했지만, 아직 이행하지 못했다.

또한 정 지부장은 감마(G2XX 아베오)ㆍ델타(G2XX 크루즈)ㆍ엡실론(E2SC 말리브)ㆍD2YC(캡티바 후속)ㆍDUX-300(올랜드)ㆍ스파크 EV의 2014년 생산과 OBD-2(친환경배기장치 장착) 등의 신차 개발을 회사로부터 확약 받겠다고 공약했다. 특히 진일보한 전술로 지엠이 가지고 있는 한국지엠의 주식을 일부 확보해 주주로서 지엠의 감춰진 재무제표 현황을 분석해 수평적 노사관계가 이뤄지게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런 공약들 중 현재까지 이뤄진 건 별로 없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정 지부장은 이번 임ㆍ단협 협상에서 회사 미래발전전망의 핵심인 생산물량 확보와 신차 개발을 확약 받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지엠지부가 확정한 요구안 중 회사의 미래발전전망 관련 내용은 ▲기술 개발 역량 강화와 기능 확대를 위해 신차 개발 프로그램 확약 ▲한국지엠의 독자적 신형 엔진ㆍ트랜스미션 개발과 개발권한 확약 ▲국내 택시 시장과 LPG 고객을 위한 신차 출시 ▲차종의 다양화 ▲ 판매시스템 개선과 적정 재고 유지 확약 등이다.

한국지엠지부 관계자는 “올 임ㆍ단협 협상에서 노조는 기술 개발 홈룸 강화와 연구소 강화를 비롯한 미래발전전망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최근 메리바라 (지엠) 회장을 만나서 이런 사실을 주지했다”고 말했다. 이어, “임금 인상도 중요하지만, 적절한 신차 개발과 생산물량 확보에 전념할 계획이고, 지엠 주주권 확보는 특별교섭 요구안으로 올해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