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욱 인천시 항공·물류 전문위원
아시아나항공이 100% 자회사로 저비용항공사 설립을 진행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저비용항공에 대한 관심도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저비용항공 모델은 1971년 미국의 사우스웨스트라는 항공사로부터 시작됐다. 이 항공사는 보잉 737기 3대로 운항을 시작해 지금은 항공기(화물기 포함) 583대를 운영하는 세계 최대 규모로 성장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의 경쟁력은 비용 효율성을 통한 싼 항공료였다.

단순히 항공료가 싼 것이 아니라, 직원을 내부 고객으로 바라보는 이른바 ‘펀(Fun)’ 경영방식으로 직원을 행복하게 해 고객만족도까지 끌어올렸다. 이는 사우스웨스트항공이 취항하는 노선에 항공료는 내려가고 신규 수요는 증가하는 ‘사우스웨스트 효과’라는 현상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저비용항공 신드롬은 미국 국내선에서 유럽으로 옮겨가, 라이언에어ㆍ이지젯 등이 유럽 내 국가를 연결했고, 아시아에서는 동남아 말레이시아의 에어아시아ㆍ싱가포르의 타이거항공으로 이어져, 이제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하는 동북아까지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2005년에 국내 1호 저비용항공사인 한성항공이 ‘청주~제주’ 노선을 취항하면서 우리나라에 저비용항공이 도입됐는데, 그 당시에는 ‘싼 게 비지떡’이라는 인식과 함께 ‘그다지 싸지도 않다’라는 인식으로 주목받지 못하고 2008년에 파산하고 말았다. 우리나라의 저비용항공 전성시대는 저비용항공이 국제선에 취항한 2009년부터 시작됐다.

인천시는 인천에서 좀 더 손쉽고 저렴한 항공교통 이용체계를 마련하고자 국제선 저비용항공사인 인천타이거항공을 추진했다. 국내 항공사의 반대로 취항하지 못했지만, 이후로 저비용항공의 국제선 취항이 가능하게 됐다. 대한항공 자회사인 진에어, 아시아나항공이 지분 45%를 보유한 에어부산, 애경그룹의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이 국제선에 취항하면서 2013년 기준으로 국내선은 48.2%, 국제선은 9.63%를 점유하고 있다. 특히 인천국제공항의 저비용항공 수요는 2009년에 34만명이었는데 2013년에는 488만명으로 늘어 전체 여객의 10%를 차지했다.

항공교통 대중화는 항공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여행의 목적 중 하나에서 여행의 수단으로 이전한다는 의미다. 항공교통이 자동차ㆍ기차처럼 대중적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자, 이동수단이 ‘명품’일 필요가 없고 물질적 서비스의 크고 작음이 아닌 친절함과 안전함만 보장되면 되는 시대가 온 것이다.

말레이시아와 일본은 저비용항공 전용터미널을 건립해 발 빠른 대처를 보이고 있고, 말레이시아의 에어아시아는 말레이시아뿐만 아니라 필리핀ㆍ인도네시아ㆍ타이ㆍ일본에까지 항공기 100대 이상을 보유한 동남아 최대 항공사로 성장했다. 그런데 여객 처리수준의 10%가 저비용항공 수요이자 5년간 1400%의 고속성장을 하는 인천국제공항은 어떤가?

2010년에 세계적 컨설팅 업체인 메킨지에 관련 용역을 하고도 4년이 지난 아직도 뚜렷한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 세계공항서비스평가 9년 연속 1위, 세계 최초 명품매장 입점 등 ‘명품공항’이라는 자아도취에 취해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이제 ‘명품’의 의미를 다시 해석해야할 때가 왔다.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하는 고객에 맞는 서비스와 시설로 만족감과 안정감을 제공하고 더 많은 사람이 어색함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실질적 명품공항으로 탄생하기 위한 준비를 지금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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