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0 장애인차별철폐 인천공동투쟁단, 장애인 이동권 보장 촉구

▲ ‘420 장애인 차별 철폐 인천공동투쟁단’이 지난 9일 인천시청 현관 앞에서 장애인 이동권 보장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가운데, (사)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인천지부 신영로 지부장이 투쟁 발언을 하고 있다.
서구장애인자립생활센터(이하 센터)에서 일하는 김도원(뇌병변장애1급ㆍ29)씨가 출근하기 위해 매일 아침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은 대략 2시간이다. 집이 있는 가좌동에서 센터가 있는 검암동까지 이동하려면 저상버스가 가장 많이 배치됐다는 28번 버스를 타야하는데, 실상 저상 형태의 28번 버스는 자주 오지 않기 때문이다.

버스를 타도 내릴 곳을 지나쳐야할 때가 많다. 목적지에 도착할 쯤 부저를 누르려고 해도 승객들이 잘 비켜주지 않고, 버스 기사도 종점에서 내리길 권유해서다. 더군다나 우여곡절 끝에 하차한다 해도 버스정류장 보도블록이 휠체어가 다닐만한 안전성을 갖추고 있지 않아 내리기도 힘든 실정이다.

인천지역 장애인단체를 비롯해 시민사회단체, 노동조합, 정당으로 이뤄진 ‘420 장애인차별철폐 인천공동투쟁단(이하 공동투쟁단)’은 지난 9일 인천시청 현관 앞에서 인천시에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공동투쟁단은 이 자리에서 ▲‘제2차 인천시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계획’(이하 5개년 계획)에 따라 올해 저상버스 도입 예산 174대분 확충 ▲저녁과 심야시간대 장애인콜택시 운행차량 2배 확대 ▲인천지하철2호선 무인화 계획 폐지와 안전인력 배치를 주문했다.

공동투쟁단은 “5개년 계획은 2016년까지 저상버스를 전체 버스 대비 39.1% 도입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 계획대로라면 시는 올해 저상버스 174대분의 예산을 짜야했으나(전체 버스 중 17.5%), 실제로 편성한 예산은 40대분(전체 버스 중 11.7%)에 불과하다”며 “저상버스를 상용화하면 장애인은 물론 다른 교통약자들도 평등하고 편리하게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원래 계획을 지키라”고 요구했다.

또한 “현재 인천시에 거주하는 1~2급 장애인은 약 28만명이며, 운행하는 장애인콜택시는 135대다. 그런데 장애인콜택시는 오후 5시~11시까진 25~45대, 오후 11시~오전 6시까진 3~4대(주중 4대ㆍ주말 3대)밖에 운영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장애인들의 저녁시간대 대기시간은 평균 2시간 이상이고, 심야시간대에는 더욱 심하다”며 “장애인들도 밤늦게까지 일하고, 공부하며 지인들과 함께 할 권리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시는 인천지하철2호선을 무인지하철로 운영한다는 방침인데, 지하철2호선이 개통될 2016년에 인천시 교통약자는 약 78만명으로 늘어 전체 인구의 약 27%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각종 불편과 사고가 잇따른다는 무인지하철에서 과연 누가 이들의 안전을 책임질 수 있을 것이냐”며 “안전요원 배치를 의무화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 관계자는 “버스운수업체에서 수익성 없는 저상버스 구입을 꺼려 당초 계획과는 달리 예산을 편성했고, 2014 인천아시안게임 이후 심야시간대 장애인콜택시 배차를 늘릴 예정이며, 지하철2호선엔 시험운행을 하면서 구체적인 안전인력 배치 계획을 세울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장종인 ‘작은자야학’ 간사는 “저상버스가 도입되고 10년이 된 문제인 만큼 애초에 계획을 세울 때부터 버스운수업체 대상 수요조사를 하면서 운수업체가 저상버스를 구입하게 대책을 마련해야했고, 아시안게임 이후에 증차가 가능하다면 지금 못할 이유는 무엇이냐”고 반박했다. 또한 지하철2호선 안전요원을 “상시적으로 배치하겠다고 약속해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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