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부평풍물대축제 - 걸어온 10년, 걸어갈 10년


편집자 주> 이제 10년을 지나며 인천의 대표축제로 자리잡고 있는 부평풍물대축제. 본지는 부평풍물대축제 10년을 맞아 ‘부평풍물대축제 - 걸어온 10년, 걸어갈 10년’이라는 기획 기사를 통해, 부평풍물대축제의 10년을 돌아보고 지역축제가 지역 주민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고 지역문화 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방향은 어떠해야 하는지 짚어보고자 한다.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연재순서>


1. 2006 부평풍물대축제를 돌아본다
2. 지역축제와 지역문화의 관계
3. 타 지역 축제 사례 1
4. 타 지역 축제 사례 2
5. 부평풍물대축제 10년, 그후



“축제가 성공했는가, 실패했는가를 가름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본 기획을 시작하면서 부평구축제위원회 우수홍 기획단장을 만났을 때 처음 던졌던 질문이다.

우 단장은 ‘지역성’과 ‘예술성’(예술축제의 경우)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다면 그 축제는 성공한 축제라고 확신에 찬 대답을 주었다. 부평풍물대축제 역시 10년 역사를 돌아보며 그 부분을 중심으로 평가하고 그 부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변화를 모색할 것이라 덧붙였다.

예술성이라고 하면 그냥 듣기에도 어떤 의미인지 단박에 느낌이 오지만, 지역성은 그 의미가 무엇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이번호에서는 지역축제 성패를 가름하는 기준 중 하나인 지역성이란 과연 무엇인지, 타 지역 축제를 통해 살펴보도록 한다.


지역성1  그 지역만의 고유한 문화예술


▲ 관광명소인 삼천포대교를 배경으로 펼쳐진 사천세계타악축제. 이 지역을 본류로 한 삼천포농악을 중심으로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미국 등 세계의 타악을 관객들에게 선보였다. ⓒ이영주


지난 8월 3일부터 6일까지 경남 사천시에서는 사천세계타악축제가 열렸다.
사천세계타악축제는 올해 처음으로 열린 지역축제로 이름에서 드러나듯 세계의 타악 뮤지션들이 한자리에 모여 타악의 멋과 맛을 알리는 문화예술축제다. 우리나라에서 ‘타악’이라고 하면 바로 떠올릴 수 있는 것이 농악, 사물놀이임을 감안했을 때 부평풍물축제와 장르적 성격이 비슷한 축제라 할 수 있다.

사천시는 왜 하필 ‘타악’을 축제의 주제로 삼았을까?
세계타악축제가 열리는 삼천포(원래 사천군 남쪽에 있던 시였는데 1995년 5월 행정구역 개편 때 사천군과 합쳐져 사천시로 개편되면서 폐지되었다)는 ‘진주 삼천포농악’(무형문화재 11-1호 지정·이하 삼천포농악)의 전래지이다. 축제위원회 측은 삼천포농악의 원류라 할 수 있는 남양(삼천포에 속한 지명)농악 전수자이자 이 지역 출신인 중앙대학교 타악과 박염 교수를 총연출자로 세워 축제 속에 삼천포농악을 녹이기 위해 노력했다.

또한 사천지역은 도심지역을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농경문화가 남아 있어 마을마다 농악대가 운영되고 있다. 이들의 연합 길놀이로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등 과거와 현재를 잇는 축제를 꾀하고 있다.

물론, 사천세계타악축제는 ‘세계’라는 이름에서 엿볼 수 있듯 삼천포농악뿐 아니라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일본의 전통타악과 미국과 유럽 쪽의 현대타악까지 한자리에 어우르는 축제다. 그러나 ‘삼천포농악’이라는 이 지역만의 고유한 문화예술이 없었다면 세계의 타악이 사천에 모일 수 없었을 것이다.

부평풍물축제는 과거 부평평야의 농경문화로부터 ‘풍물’이라는 주제를 끄집어냈다. 그러나 부평은 삼천포농악과 같은 지역을 대표할 만한 문화재가 있는 것도 아니고, 현재까지 농경문화가 남아 있지도 않다.

따라서 ‘부평삼산두레농악’ 보존 사업이 단지 부평문화원만의 독자 사업에 그치지 않고 부평의 풍물인 모두가 함께 하는 사업으로 확장될 때 부평풍물은 경쟁력을 가진 지역정체성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21개 동마다 운영되고 있는 풍물단이 생활력 있는 마을공동체로 성장할 때 부평풍물은 과거와 현재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


지역성 2  지역민의 요구에 맞는 기획


▲ 춘천인형극제가 열리고 있는 춘천인형극장 전경. 춘천인형극장과 육림공원의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은 가족 단위 관람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이영주


지역축제에서 말하는 지역성을 단지 과거로부터 내려온 전통에서만 찾는다면 급변하는 문화 속에서 살고 있는 지역민과는 유리되기 십상이다. 지역성을 이야기할 때 간과해서는 안 되는 중요한 기준은 바로 현재를 살고 있는 지역민들의 요구이다.

춘천인형극제는 1989년 시작돼 올해로 18회를 맞는 전통 있는 지역축제다. 춘천과 인형극의 만남은 전통 속에서 찾을 수 없는 조합이지만, 18회까지 성공적으로 축제를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지역민의 요구와 들어맞는 기획이 있었기 때문이다.

춘천은 서울로 출퇴근하는 부부 특히 학부모들이 많은 지역이다. 또 수도권 인구가 가장 손쉽게 나들이를 떠날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이런 현실을 비춰볼 때 춘천인형극제가 어린이에게 다가가기 쉬운 인형극과 체험교육을 한데 묶은 교육프로그램의 성격을 강화한 점은 주의깊게 볼 만하다.

축제기간 중 일요일에는 청량리에서 출발하는 열차부터 인형극 관람, 체험프로그램 참여, 다시 청량리로 돌아가는 열차까지 패키지로 묶은 ‘코코바우열차’를 운영함으로써 가족 단위 관람객을 축제로 불러들인 것은 춘천이라는 지역의 특성을 잘 살린 전략이라 할 수 있다.

부평 역시 교육열이 높은 도시 중 하나다. 부평풍물축제도 행사기간 중 어린이들의 전통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아직 체계를 갖추지는 못하고 있다. 풍물축제의 다양한 콘텐츠를 교육문화상품으로 개발해 관람객을 불러들이는 전략이 고민돼야 할 것이다.

또한 아파트 숲과 막히는 도로 등 답답한 도시생활에 찌든 현대인을 위한 탈출구로서 ‘거리축제’라는 형식을 더욱 발전시킬 필요도 있다. 일탈을 통해 일상을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 축제의 가장 큰 목적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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