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형록 한양대 교수, 새얼아침대화서 강연

▲ 임형록 한양대 교수가 33회 새얼아침대화에서 강연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이 일본과 ‘플라자 합의(Plaza Accord)’로 일본을 무너뜨리고, 아이엠에프(IMF)로 한국과 소련, 중남미 등을 무너뜨리는 과정을 지켜보았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이 중국에 요구하는 투명한 금융, 주식시장 완전개방과 자율변동에 대해 쉽게 문을 열지 않을 것이다”

“미국의 금리가 상승함에 따라 신흥국에 투자된 자금이 미국으로 몰려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줄 수 있지만, 모든 게 갑작스럽게 무너지지는 않는다. 다만 올 상반기를 넘으면 일본의 ‘아베노믹스’가 탄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우리도 바짝 긴장해야한다”

국내외에서 신진 경제학자로 알려진 임형록 한양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이렇게 전망했다.

임 교수는 지난 12일 새얼문화재단(이사장 지용택)의 ‘334회 새얼아침대화’에 강사로 나와 ‘글로벌 경제 매트릭스 동향과 2014 한국경제’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2013년 한 해 동안 ‘글로벌 경제 매트릭스’ 미국편과 유럽편, 중국편을 연이어 내놓았다. 딱딱한 경제용어를 인문학적 요소를 가미해 쉽게 풀어 써서 재미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임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세계대전을 거치며 미국은 군사ㆍ경제적 패권을 쥐어 달러를 기축통화로 만들었고, 오일 쇼크 전후로 달러의 기축통화 자리를 확고히 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일본ㆍ한국ㆍ중국 등은 저가의 공산품을 소비할 수 있게 됐고, 미국은 자국 경제의 70%를 충당하지만, 미국은 지금 금융을 통해 돈을 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세계 2개 강국으로 부상한 중국의 시진핑 정부는 덩샤오핑 이후 당ㆍ군ㆍ정 3각 편대를 다 가지고 출발한 최초의 정부로 중국의 개혁ㆍ개방은 계속 추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출로 천문학적인 달러를 모은 중국의 최대 고민은 인플레이션 없이 내륙 개발을 추진하는 것이다. 인플레이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든 것이 중국의 ‘국부펀드’이고, 중국은 이를 통해 아프리카를 비롯한 3세계에서 부족한 자원을 확보하고 있다. 중국은 금융이 취약해 홍콩을 ‘금융의 가정교사’로 활용하지만, 지방정부 부실과 국영기업의 부채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임 교수는 미국이 ‘세일가스’로 원유문제를 해결하면서 중동과 일정한 거리를 둘 때 중국이 중동으로 발길을 돌리게 돼 미국과 중국은 충돌할 수밖에 없는 만큼, 한국은 이런 거인들의 움직임에 빠르게 대응해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의 양적완화와 일본의 아베노믹스에 대해 한국도 긴장해야한다며, 국내 가계부채와 은행 부채가 문제로 국가신용등급이 낮아질 수 있는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임 교수는 “한 번 당하면 가해자가 나쁘지만, 두 번 당하면 우리가 바보다. 문제는 두 번 당한 사람은 세 번도 당할 수 있다. 그런 일이 다시 있어서는 안 된다. 그래서 다음 세대를 위해 많은 일을 해야 한다”며 미래세대를 위한 교육에 투자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새얼문화재단은 이날 인천지역 일반 고등학교 교장, 장학사, 신임 교육장 등 40여명을 초청해 격려했다. 지용택 새얼문화재단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당나라 시대 양신으로 알려진 위증을 소개하면서 “지도자에게 쓴 소리를 할 수 있는 인재들이 필요하고, 그 쓴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플라자 합의 : 1985년 미국 뉴욕시티 플라자호텔에서 G5(프랑스ㆍ독일ㆍ일본ㆍ미국ㆍ영국) 재무부장관과 중앙은행 총재가 미국의 무역수지 개선을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할 것을 결정했다. 엔화와 마르크화를 평가절상하고, 이 조치가 통하지 않을 경우 각국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을 통해서라도 미국의 무역수지를 개선시킨다는 합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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