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영 상근부회장, 이번엔 한국방재협회장 후보로 출마

인천상공회의소(이하 인천상의) 김진영 상근부회장의 부적절한 행보가 또 구설수에 올랐다. 김 부회장이 한국방재협회장 후보로 등록한 사실이 알려진 후, 인천상의 내 분위기는 점차 험악해지고 있다.

앞서 지난 3일 김 부회장은 인천상의 신년인사회에 불참하고 충주상의를 방문했다. 충주는 김 부회장의 고향으로, 충주 방문은 충주시장 선거 출마를 준비하기 위한 행보나 다름없었다.

김 부회장이 충주를 방문한 뒤 <충북일보>는 ‘김진영 인천상의 부회장의 충주시장 선거 출마가 본격화됐다’며 ‘김 부회장이 민주당 충주시장 후보로 유력하다. 새누리당 현 이종배 시장과 무소속 한창희 전 시장과 함께 3파전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김 부회장의 이 같은 행보는 ‘인천상의 직원은 그 사업을 수행할 때 특정 정당을 지지하거나 그밖에 정치적 중립을 해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는 인천상의 정관과 대한상의법을 위반하는 행위로, 인천상의노동조합과 인천상의 임원은 김 부회장의 결단을 촉구했다.

논란이 커지자 김 부회장은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일은 없을 것이며, 상근부회장의 직무를 성실하게 수행하겠다’는 내용의 해명서를 인천상의 직원들에게는 메일로 보내고, 인천상의 의원단에게는 핸드폰 문자메시지로 보냈다.

그러나 논란이 발생한 지 한 달도 안 돼 이번에는 한국방재협회장 선거에 출마하면서 구설수에 올랐다.

인천상의 관계자는 “방재협회장이 비상근 명예직이라지만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되는 행보다. 이 같은 일은 전례가 없었던 일”이라고 한 뒤 “이젠 스스로 거취를 표명할 때가 됐다”고 비판했다.

한국방재협회는 1998년 12월 개정된 자연재해대책법에 근거해 행정자치부(현 안전행정부)의 허가를 받아 설립됐다. 자연재해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방재정책을 효율적으로 뒷받침하며, 방재 관련 기술 조사와 교육, 나아가 공공기관의 방재사업에 대한 기술협조와 자문, 사업수행 역할을 하는 특수 법인이다.

1999년 2월 유태용 초대회장, 2002년 2대 윤용남 회장, 2005년 3대 박경부 회장, 2008년 4대 서병하 회장이 취임했고, 2011년 현 강병화 회장이 5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2014년 1월 28일 치러질 6대 회장 선거엔 강병화 현 회장과 김진영 인천상의 상근부회장이 후보로 등록했다.

방재협회장은 비상근 명예직이지만 방재사업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리다. 소방방재청은 방재사업 일환으로 일선 지방자치단체에 소하천정비사업비로 약 200억~300억원을 내려주는데, 이때 방재신기술로 등록된 기술을 사용하게 돼있다. 이 방재신기술에 회장의 입김이 작용한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평가다.

또 비상근 명예직이지만 상당한 업무추진비를 사용할 수 있는 자리다. <인천투데이>은 한국방재협회에 회장의 업무추진비 규모를 물었으나, 확인해 줄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인천상의 임원 A씨는 “사실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 상근부회장이 자중해야했다. 구설수에 오른 지 한 달도 채 안 돼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것 자체가 인천상의를 우습게 여긴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인천투데이>은 김진영 상근부회장의 입장을 듣고자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김 부회장으로부터 답변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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