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교육감선거 후보 희망자 릴레이 인터뷰④] 이본수 ‘사랑의 네트워크’ 이사장

12년간 인천 교육의 수장이었던 나근형 인천시교육감이 인사비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2014년 6월 4일 치러질 지방선거에 교육감 후보로 누가 나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인천투데이>은 독자들의 판단을 돕고자 교육감 후보로 출마를 준비 중인 사람들을 만나 릴레이 인터뷰를 진행한다. 네 번째 인물은 인하대학교 총장을 지낸 이본수(67ㆍ사진) ‘사랑의 네트워크’ 이사장이다.<편집자 주>

▲ 이본수 ‘사랑의 네트워크’ 이사장
“인하대학교에서 총장직을 마치고 정년퇴임했다. 퇴임 후 교육자와 연구자로서 살아온 인생을 정리하려고 생각 중이었는데, 그동안 알고 지내던 여러 모임에서 인천에 새로운 리더십을 가진 교육자가 필요하다며 인천시교육감선거 출마를 권유했다. 아직 공식적으로 출마를 선언한 것은 아니지만, 학교 현장에서 교장과 교사를 만나며 많은 이야기를 듣고 있다.

인천 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은 교육의 기본이 지켜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 교육감이 인사 문제와 금전적 비리로 재판을 받고 있는 것을 보면, 인천 교육계가 특히 사람과 관련한 부분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천지역 고등학생들의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이 최하위라는 불명예로 얻고 있고, 이에 따라 고등학생들이 대학 진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청소년들의 약물중독이나 탈선 문제도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이 모든 문제는 교육의 기본을 회복하면 해결될 것이라고 본다”

인천시교육감선거 출마를 준비 중인 이본수 사단법인 ‘사랑의 네트워크’ 이사장은 인천 교육의 기본을 회복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랑의 네트워크’는 2002년 조병옥 전 교육위원이 주도해 창단한 교육봉사단체로 장학금 지원 사업과 사랑의 김장ㆍ연탄 나누기 등의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다.

“부모 마음으로 운영한다면 잘 풀어나갈 수 있을 것”

전라남도 여수시에서 태어난 이 이사장은 여수에서 초ㆍ중ㆍ고교를 졸업한 후 1964년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응용화학과에 입학했다. 서울대학원에서 석ㆍ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1975년 3월부터 아주대 화학공학과 조교수로 일하며 대학 강당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부교수로 재직 중 미국 버클리대학교에서 연구원 생활도 했다.

1982년 인하대학교 이과대학 화학과 조교수로 발탁된 후 30년간 인하대에서 근무하다 2012년 2월 정년퇴임했다. 이 기간에 인하대 교무처장, 대학원장, 부총장 등 대학 요직을 두루 거쳤고, 2009년 3월부터 정년퇴임 때까지 총장을 맡았다.

이 이사장은 대학원장 시절 정부로부터 ‘브레인 코리아 사업’으로 지원금 연간 65억원을 7년 동안 받을 수 있게 한 일, 부총장 시절 로스쿨을 유치하고 송도 캠퍼스 토지를 확보한 일을 기억에 남는 일로 꼽았다.

또한 총장직을 수행하면서는 전국 대학 순위에서 인하대가 10위권 안에 진입하는 성과를 낸 것과 사립학교법 개정 이후 대학 구성원들과 전국에서 처음으로 대학평의회를 만들어 학교 문제를 대화로 해결해왔던 점도 성과였다고 밝혔다.

2011년 여름, 인하대 동아리 학생들이 강원도 춘천시로 봉사활동을 갔다가 산사태가 나 숙소에서 10명이 죽고 15명이 다친 사건은, 총장 재임 시절 가장 힘든 사건이었다고 했다.

이 사건에 대해 이 이사장은 “교직원들에게 ‘자식을 잃은 부모의 마음을 먼저 헤아리고 유가족들이 원하는 것을 다 받아들여라’라는 이야기를 했고, 그런 관점으로 풀어나가 무난하게 일을 처리한 것 같다”며 “앞으로 인천 교육도 부모의 마음으로 운영한다면 잘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사와 교장의 열정 이끌어내는 것에서 출발해야”

▲ 이본수 ‘사랑의 네트워크’ 이사장
이 이사장은 현재 인천 교육은 교장과 교사의 열정이 많이 식어있다고 진단했다. 수업을 아무리 토론식으로 하더라도 교사는 선도할 위치에 있기에 교사의 열정이 식어버리면 교육이 제대로 나올 수 없다며 교사와 교장의 열정을 이끌어내는 것에서 출발해야한다고 했다.

“지금까지 만나 본 교장들 중 부정적 생각을 가진 교장도 많았지만, 열정을 가지고 있는 교장도 많았다. 이 사람들이 잘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면 교육이 올바로 갈 수 있을 것이다. 예전에는 가정교육을 통한 인성함양이 가능했지만, 현재는 대다수 부모들이 맞벌이를 하면서 가정교육이 어려운 사회구조가 됐다.

학교에서 인성교육을 책임져야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경쟁적 교육 속에서는 인성교육이 어렵다. 초등학교에선 경쟁이나 창의를 빼고 인성교육에 집중해야한다. 교육의 기본 패러다임이 바뀌어야한다. 현장의 개별 학교들이 나름대로 창의성을 발현해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게 자율성을 많이 부과해야한다.

일반계고등학교에서 한 학급의 학생들 중 10명은 수업을 안 듣고 잔다고 하는데, 이런 학생들을 방치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교육평등원칙에 위배된다. 원하는 직업을 고민하고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래야 나머지 학생들도 공부하는 분위기가 되고 성적도 오를 수 있을 것이다. 경쟁 교육을 전혀 안 할 수는 없지만, 점수나 순위에 너무 치중하는 현재 분위기는 문제다. 학생 개별에 맞는 맞춤형 교육체제를 마련해야한다. 물론 학업성취도가 높고 능력 있는 학생들이 인천을 떠나 다른 지역으로 가지 않게 하는 방법도 필요하다”

“교권ㆍ학생인권이라는 말 없어져야 관계회복”

이 이사장은 무상교육과 무상급식에 대해서는 ‘찬성’이라는 의견을 밝혔지만, 현재 국가의 재정 상황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추진해야한다고 했다. 의무교육인 중학교까지는 무상급식을 실시하고, 고등학교로 확대하는 것은 소득에 따른 무상급식 대상 폭을 조절하는 등, 당장 급하게 추진해야할 사안이 아니라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법외노조’화와 관련해선 국가 정책을 시행하는 데 다소 일방적인 것은 문제점이 있고, 법원의 판결이 내려졌으니 합리적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다만, 전교조가 학교의 비민주적 요소를 바꾸기 위해 활동하는 건 좋게 평가하지만, 한쪽으로 치우친 이념교육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이사장은 “전교조가 학생들에게 교육을 잘하겠다는 입장에서 대화를 요청하면 언제든지 대화하겠지만, 교육 이외의 정치적인 문제들을 가지고 대화를 요청하면 전혀 응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경기도교육청 등에서 진행 중인 이른바 ‘혁신학교’에 대해선 “혁신이라는 말이 만능도 아니고, 기존 공교육이 무조건 잘못됐다는 관점은 문제가 있다. 혁신학교의 기본가치를 보면 대단히 그럴듯해 보이지만 이것 또한 획일적이라는 생각이다. 나와는 맞지 않다”며 “중요한 것은 인천 교육의 현실을 정확히 알고 공교육을 살려 학생ㆍ교사ㆍ학부모가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학생인권조례와 관련해선 “학생과 교사 간의 관계회복이 가장 중요한데, 그것이 학생인권조례로 회복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교권이나 학생인권이라는 말이 없어져야 관계가 회복될 것”이라고 했다.

“교사역량 마음껏 발휘할 수 있게 지원하는 게 교육감의 책무”

▲ 이본수 ‘사랑의 네트워크’ 이사장
“나는 보수적인 사람이다. 하지만 갇혀있거나 닫혀있는 보수는 아니다. 사회의 긍정적인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면 누구하고나 대화하고 토론하는 게 가능하다. 물질적인 것에 아무런 욕심이 없는 깨끗한 보수라고 생각한다. 유권자가 잘 판단하려면 아무래도 후보자의 숫자가 적은 것이 좋다. 인천 교육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가진 후보가 있다면 단일화는 필요하다고 본다.

교사의 전문성을 존중하고 교육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게 교육정책당국과 충분히 협조해가며 지원하는 것이 교육감의 책무라고 생각한다. 수 십 년간 대학행정을 경험한 바탕으로 충분히 교육감직 수행이 가능하다. 인천 교육의 문제점을 꿰뚫어보고 있고 정리가 돼있다. 교육철학이나 추진력에 있어서 누구보다 자신 있다”

이 이사장은 자신의 핵심 공약으로 ▲자기주도형 방과후학교 시행으로 학력 신장 ▲교사 과다업무 간소화정책 시행 ▲교육재정을 고려한 무상급식 단계적 시행과 노후시설 개선 ▲인성교육 강화로 즐겁고 신나는 학교 만들기 사업 시행 ▲학생들의 꿈과 끼를 살리는 창조형 맞춤 교육 강화 등을 꼽았다.

끝으로 이 이사장은 “그동안, 교육 전문가들과의 많은 토론과 각종 연구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인천 교육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정리했다”며 “대학 교수와 총장으로 재직하면서 만난 대학생들의 방황을 보며 이 자리까지 오게 된 것 같다. 인천 교육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 인천을 행복한 교육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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