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이야기] 대안교육③

대안학교는 문제아 학교? 이른바 ‘문제아’와 ‘부적응아’들만 모아놓고 교육활동을 하는 곳이 대안학교라는 편견과 오해가 아직 우리사회에 만연해있다. 대안학교는 이제 학교 부적응과 중단 학생을 지원하기 위한 대책만이 아니라, 입시 위주의 주입식 교육을 벗어나 다양한 삶의 방식을 가르치고 공동체성을 길러주고 있다.

<인천투데이>은 대안학교에 대한 편견을 깨고 대안학교의 교육철학을 알리기 위해 인천지역 최초의 교육청 인가 대안학교인 ‘인천청담학교(교장 홍현웅)’의 교사와 학생들의 이야기를 매달 둘째 주마다 연재한다.<편집자 주>

[교단에서] 대안학교의 종류와 진화

맹수현 인천청담학교 행정실장

▲ 맹수현 인천청담학교 행정실장
대안학교는 1997년 경상남도 산청군에 산청간디학교가 문을 연 이후 전국에 현재 237개교(초ㆍ중ㆍ고)가 운영되고 있다.(2013.5.23. 교육부 자료 참고)

학교마다 다양한 교육철학을 가지고 있고 운영방식에도 차이가 있으나, 공교육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교육을 지향한다는 점에서는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러한 지향이 16년 동안 대안학교의 지속적 확대와 발전을 가져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공교육제도를 넘어 새로운 시도로 대안교육제도를 만들어가는 것은 대안학교의 과제이지만, 획일적 제도권교육에도 긍정적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본다.

대안학교의 현주소를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의미가 있을 것이다. 우선 대안학교의 교육철학을 살펴보면, 주로 공동체성 회복과 인권 존중, 자유, 자연 친화 등을 보편적 가치로 지향하고 있다.

경쟁과 획일적 규정에 따른 성장과 질서가 아닌, 서로 다름을 인정함으로써 타인을 존중하는 법을 배우고, 관계의 소중함을 경험하고, 공동체성을 회복하려는 데 가치를 두고 있다는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안학교는 작은 학교를 지향하고, 학생 개개인의 자유와 개성을 존중해 스스로 체험하는 학습방법을 중시한다.

다음으로 대안학교의 종류를 ‘인가’ 여부의 측면에서 살펴보자. 먼저 비인가 대안교육시설이 있는데, 이는 초ㆍ중등교육법 제2조에서 규정하는 ‘학교’로 인가받지 않은 시설을 말한다. 이 시설에서 졸업을 해도 학력을 인정하지 않는다.

비인가 대안교육시설은 교육과정을 유연하게 진행할 수 있으며, 운영방식 또한 다양하다. 등록 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분포를 파악하기 어려우나, 최근 교육부가 발표한 내용을 보면, 전국 180여곳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인가 대안교육시설은 두 가지 형태로 나뉜다. 하나는 ‘특성화 학교’로 분류되는 시설이다. 비인가로 운영하던 대안학교를 제도권교육 안으로 진입하게 하고, 지원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특성화와 관련한 내용을 중심으로 교육하는 시설을 일컫는다. 이 학교에선 학력이 인정되며, 현재 전국적으로 중학교 11곳, 고등학교 24곳이 설립돼있다.

다른 하나는 ‘대안학교 설립ㆍ운영에 대한 규정’에 따라 인가를 받은 학교로 ‘각종 학교’로 분류되는 시설이다. 이 시설에서도 학력이 인정되며, 현재 전국적으로 17개교가 설립돼있다. 인천청담학교도 ‘각종 학교’로 분류된다.

최근에는 국가가 설립해 운영하는 공립 대안학교가 늘어나는 추세이다. 이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제도권교육에서 대안교육이 가지는 긍정적 역할을 반증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밖에 위탁형 교육시설 중 상당수 시설이 교육 내용과 운영방식에서 대안교육을 지향하고 있다. 위탁형 교육시설은 학생의 소속을 본래 학교에 두고 일정 기간 위탁교육을 받고, 이를 학력으로 인정해주는 방식의 교육시설을 말한다.

아울러, 가정에서 교육하는 방식이나 방과후 활동, 인문학강의를 활용한 대안교육 등 공식적인 기록보다는 우리 사회 전반에서 대안교육의 활발한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의미를 갖고 있지만, 대안학교가 풀어야할 과제가 산적해 있는 것도 현실이다.

 
첫째 대안학교를 바라보는 부정적 시각이다. 공교육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사회성에 문제가 있는 학생들의 집합으로 바라보는 시선, 또는 국가 지원을 받는 공교육시설보다 비싼 등록금으로 인해 경제력이 있는 계층을 위한 교육을 하고 있다는 시선이 그것이다.

둘째 일부 학부모가 대안학교를 입시경쟁에 유리한 활용도구로 바라보고 이용하는 문제이다. 대안학교를 만든 배경 중 하나가 입시 위주의 교육이 갖는 문제점임에도 불구, 입시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진학을 목표로 대안학교를 이용하는 것은 잘못된 선택이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국가 지원 문제이다. 현재 인가 대안학교 중 사립인 경우 교육청으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지 못한다. 대안학교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많아지고 있는 점과는 상반된 조치라고 생각한다.

더구나 대안학교의 교육 목적이나 대상별 구분 내용을 살펴보면, 부적응 학생 교육, 종교 교육, 국제 교육, 다문화ㆍ탈북 학생ㆍ미혼모 대상 등 사회적으로 소외된 학생들에게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긍정적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공교육의 한계를 보완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대안학교가 제대로 자리 매김 하지 위해서는 국가의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대안학교의 역사가 10여년을 넘어가면서 많은 성장과 더불어 더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대안학교는 앞으로 새 가치를 지향할 뿐 아니라, 교육의 본질을 참되게 실천하기 위한 걸음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학생들의 소소한 이야기] 내 진로

국지은 인천청담학교 3학년

▲ 국지은 인천청담학교 3학년
작년 3월, 인천청담학교(옛 대안학교 ‘청’) 중학교 과정에 입학했다. 당시 내 나이는 열일곱. 사실 고등학교에 입학할 나이였다. 어렸을 때 집안 사정으로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하고 검정고시를 치렀기 때문이다.

지금껏 열심히 공부해본 적이 없는데, 검정고시를 통과하겠다는 마음 하나로 공부해 5월에 중학교 입학 자격 검정고시에 합격했고, 뒤이어 고입 검정고시에서도 평균 88점으로 합격했다. 조금 아쉬운 점수였지만, 만족했다.

사실 난 오랫동안 아르바이트를 해왔다. 바로 김밥집에서 서빙이다. 어린 나이에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하니, 모두들 신기해했다. 아르바이트를 하는데 나를 계속 괴롭힌 고민은 ‘나중에 늙으면 뭐해 먹고 살지, 난 뭐가 될까?’였다. 또 하나는 ‘요리 쪽으로 갈까, 메이크업 쪽으로 갈까…?’ 등 진로와 관련한 수많은 생각이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하니, 요리는 나와 적성이 맞지 않았다. 때로는 패션디자이너가 되고 싶었다. 이렇게 갈팡질팡 고민할 무렵, 인천청담학교 교장선생님이 운영하는 인천광역시청소년회관의 한 선생님이 회관에서 ‘네일아트 자립 지원 교육생’을 구한다는 말을 해주셨다. 네일아트를 배우면 나중에 디자이너 생활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것 같아 면접을 봤다. 면접을 통과해 지난해 9월부터 12월 말까지 과정을 마쳤다. 네일아트 2급 자격증도 땄다.

배운 것을 4개월 내내 날마다 연습했다. 연습 대상은 학교 선생님들. 또한 집안 식구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불평 없이 늘 모델을 해주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 선생님들을 보며 갑자기 미용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미용이 하고 싶어 진로 담당 선생님께 메이크업 학원에 가고 싶다는 고민을 털어놨다. 꽤 많은 돈이 드는데, 능력은 안 돼 하루하루가 고민의 시간이었다.

선생님과 학교는 내 고민을 기꺼이 함께 해줬고, 그 결과 학교에서 나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이 소식을 듣는 순간, 난 그 자리에서 울고 말았다. 선생님들에게 감사했고, 이 학교에 온 것이 내 인생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올해 1월부터 메이크업을 배우기 시작했다. 1월 말쯤 필기시험에 합격하고, 이어서 바로 실기시험을 보려고 학원 선생님에게 말했더니, 선생님은 말리셨다. 배운 지 한 달 정도밖에 안 돼 합격하기 힘들 것이라고 하셨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오히려 내 의지를 더욱 활활 타오르게 했다.

난 떨어져도 보겠다고 우겼고, 결국 실기시험에서 합격해 자격증을 땄다. 그 뒤 3월부터 대입 검정고시 준비를 위해 공부를 시작했고, 4월에 미술ㆍ컴퓨터ㆍ국사 등 세 과목을 먼저 합격했다. 중간에 학원 선생님께서 “전국대회에 나가볼 생각이 있느냐?”고 물으셨다.

난 어안이 벙벙했다. ‘내가 대회를?’ 욕심이 생겼다. 스펙을 쌓는 좋은 기회이고, 또 대학에 갈 때 유리할 것이라는 생각에 한 달이라는 짧은 기간 준비하고 대회에 나갔다. ‘2013 오송 세계 뷰티박람회’에서 메이크업 페스티벌 어워드ㆍ웨딩메이크업 부분 작품상과 ‘2013 신성대학교 전국 고교생 미용 경진대회’에서 웨딩메이크업 부분 은상을 수상했다.

정말 놀랍고 기뻤다. 이 모든 과정을 옆에서 묵묵히 응원해주던 학교 선생님들도 대단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다. 또 오는 8월에 치를 대입 검정고시를 위한 학원비까지 지원해주셨다.

내가 힘들 때, 정말 힘들어 포기하고 싶을 때, 학교 선생님들은 응원해주셨고 내 편이 돼주셨다. 부모처럼 늘 내 옆에서 든든한 지원군이 돼주신 선생님들을 위해, 또 나를 위해 더 열심히 내 삶을 꾸려나갈 생각이다. 인천청담학교에 입학한 후 하루하루가 행복하고 재미있다. 우리 학교 선생님들과 동생들, 오빠, 언니 모두 사랑한다.

아티스트 - 국지은

뽀송뽀송한 얼굴
덕지덕지 화장하다 난리 났네.
매끈매끈한 손톱
까칠까칠 네일아트하다 난리 났네.
하루 꼴딱 밤을 새도
24시간 1분 1초 부족하네.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
매일매일 행복한 고민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