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전 대비 병상가동률 35%↓
인천시 “인천의료원, 방만 경영 탓 커”
장성숙 “방만 경영 아닌 회복기로 봐야”
노조 “정부, 인천시 지원 태부족 원인”

인천투데이=김현철 기자│코로나19 대유행 당시 인천 입원환자 70%를 책임지는 등 의료대란마다 파수꾼 역할을 한 인천의료원의 올해 적자폭이 약 125억원으로 예상된다.

인천시는 인천의료원의 방만 경영이 적자의 원인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시의회와 인천의료원 노조는 코로나19 회복기 과정에 정부와 인천시 지원 부족을 원인으로 꼽고 있어 갈등이 예상된다.

26일 <인천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인천의료원 총 지출 예산은 약 701억5000만원, 수입 예산은 약 577억원으로 적자 규모는 124억5000만원일 것으로 추산된다.

인천의료원 전경(사진제공 인천의료원)
인천의료원 전경(사진제공 인천의료원)

적자 발생 이유는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인 2019년 평균 병상가동률 83.4%에서 2023년 평균 48.9%로 약 35% 하락한 탓이 크다.

인천시는 최근 전공의 근무지 집단 이탈 등 의료대란 상황 속에서 인천의료원 병상가동률이 약 60%대를 회복했지만, 병상가동률에 비해 의료진과 직원 수가 많아 일정부분 조직개편이 필요하다는 반응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병상가동률에 비해 조직이 크다. 방만 경영으로 인한 적자로 볼 수 있다”며 “조직 정비 후 발생하는 적자 폭은 시에서 부담할 수 있지만, 모든 적자를 시가 감당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병상가동률에 비하면 의료진 수가 많은 편이다.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인천의료원은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전체 인천 입원환자의 대부분을 책임지기 위해 이미 입원해있던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모두 전원(소산) 시킨 뒤 일반 환자를 받지 않고, 코로나19 환자를 전담했다.

정부는 코로나19 대유행에서 벗어나 정상화를 선언할 당시 회복기 기간을 6개월로 예측했다. 하지만 실제 병상 가동률은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보다 절반 수준에 그쳤고, 1년이 지난 현재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22년 말 코로나19 대유행에서 벗어날 당시 국립중앙의료원은 공공병원이 코로나19 유행 이전으로 경영 상태를 회복하기 위한 시간을 최소 3년 6개월로 판단했다.

인천의료원이 지난 2022년 6월 코로나19 전담병원에서 해제된 지 약 2년이 돼가는 시점이지만 여전히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는 배경이다.

또한,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인천의료원 전문의들은 코로나19 진료가 아닌 전문의 진료를 위해 인천의료원을 떠났고 인천의료원은 그 후과를 여전히 감당하고 있다.

코로나19를 겪으며, 대부분 의료진 임금이 대폭 상승했다. 최근 한 지방의료원은 영상의학과 전문의 고용을 위해 연봉 4억2000만원을 제안했지만 적임자를 찾지 못했다.

장성숙(민주, 비례) 인천시의원은 “국립중앙의료원 의견처럼 코로나19 대유행에서 회복하는 단계로 봐야 한다”고 한 뒤 “다른 지방의료원에 비하면 인천의료원은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늘어나는 적자폭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시의 방만 경영 지적에 대해 “간호사도 정원 대비 덜 채용하고 있다. 병상가동률과 무관하게 진료를 위한 의사는 필수이다”고 한 뒤 “인천시가 필요할 때만 찾는 것이 아니라 공공의료가 다시 살 수 있게 지렛대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보건의료노조 인천의료원지부는 시의 방만 경영 지적에 대해 현장을 모르고 하는 소리라는 반응이다.

오세랑 인천의료원지부장은 “지난해 말보다 올해 초 병상가동률을 회복한 것을 두고 인천시는 의료대란 탓이라고 하지만, 인과관계가 정확히 성립되지 않는다. 오히려 자구 노력에 의한 결과로 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병상가동률이 낮은 원인 중 하나는 의료진 부족이다. 의료진이 없으니 병상을 가동할 수 없는 것이다”고 한 뒤 “코로나19 이후 회복기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이 크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다른 지방의료원은 회복기 이후 임금 체불 등 문제가 발생해 대출까지 받고 있다. 인천의료원은 최대한 자구 노력으로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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