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월 노동절에 미국 재단법인 효봉재단에서 시상식

인천투데이=김현철 기자│미국의 재단법인 효봉재단이 한국 성희직 시인을 제3회 효봉윤기정문학상 수상자로 지난 12일 선정했다.

효봉재단은 “2022년 시집 ‘광부의 하늘이 무너졌다’가 갱도에서 버림받고 진폐 등 직업병에 시달리며 핍진하게 살아가는 전직 광부 등 노동자의 삶을 심도 있게 담아냈다”며 이같이 밝혔다.

효봉재단은 “노동자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해 단식과 단지를 두 차례 하는 등 노동운동에 매진한 점을 높이 평가해 성희직 시인을 올해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평가했다.

성희직 시인. (사진제공 효봉재단)
성희직 시인. (사진제공 효봉재단)

효봉윤기정문학상은 모든 부문 문학인을 심사 대상으로 한다. 시상 연도 기준으로 지난 5년 동안 효봉 윤기정의 문학정신과 노동의 가치를 높인 작품 활동, 노동문학과 관련한 활발한 활동을 전개한 문학인을 선정한다.

작품만 심사기준으로 하는 문학상과 차별화를 두며, 노동자와 연대한다는 의미를 담아 매년 5월 1일 노동절에 노동문학관에서 시상한다.

성희직 시인은 “상이란 더 열심히 하라는 격려와 그동안 한 일에 대한 평가로 주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살아온 것은 물론 노동문학적 평가로도 많이 부족해 문학상의 무게가 너무 과분하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이어 “성희직이란 이름이 돋보이게 마음을 쓰고 힘이 된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성 시인은 고등공민학교를 마친 뒤 가정 형편 상 중장비 기사로 일하다가 1986년부터 강원도 정선군 삼척탄좌 채탄 광부로 일했다.

2022년 펴낸 시집 ‘광부의 하늘이 무너졌다’를 비롯해 ‘광부의 하늘’, ‘그대 가슴에 장미꽃 한 송이’ 등 시집 3권과 수필집 2권을 발간했다.

채탄 광부 시절이던 1989년 광업소 측의 부당해도 등에 맞서 평민당사에서 단식투쟁과 왼손 검지와 중지를 절단하는 단지 투쟁을 했다.

2007년부터 진폐 제도 개선 투쟁위원장을 맡아 31일 동안 단식투쟁과 두 번째 단지 투쟁을 했다. 1994년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에 신장을 기증했고, 현재 광산진폐권익연대 사무국장과 정선진폐상담소장을 역임하고 있다.

한편, 효봉 윤기정은 1903년 서울에서 태어나 보인학교에서 공부했다. 1920년 재학 중 장두희, 민영득과 함께 구광단을 조직해 활동하다 일제 경찰에 발각돼 취조를 받았다.

1921년 조선일보에 소설 ‘성탄야의 추억’을 발표했고, 1925년 초대 카프 서기장을 지냈다. 일제가 카프 문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1차와 2차 검거에 포함됐다. 1945년 해방 후 카프의 재건을 역설했고, 1955년 지병으로 타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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