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담수생물학 분야 상위 5% 학술지인‘해양오염학회지’ 등재
인천투데이=김갑봉·인투아이(INTO-AI) 기자 | 인하대학교 해양과학과 김태원 교수팀의 새로운 연구 결과에 따르면, 멸종위기에 처한 흰발농게가 인간 활동으로 발생하는 지반 진동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전기자성진동장치를 활용해 1000Hz 이하의 다양한 저주파 진동을 75~80dB의 강도로 흰발농게에게 노출시켜 반응을 측정했다. 이는 공사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저주파 진동 수준과 유사하다.
연구 결과, 120Hz에서 흰발농게의 움직이는 시간이 감소하고, 120~250Hz에서는 움직임이 빨라지는 게 관찰됐다. 이러한 주파수 범위는 흰발농게가 북치기로 의사소통을 위해 사용하는 채널과 일치한다는 것이 선행 연구에서 밝혀진 바 있다.
이는 흰발농게가 진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특정 주파수의 진동이 그들의 의사소통 능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 인하대 해양과학과 연구팀은 이러한 진동 노출이 흰발농게의 에너지 소비를 증가시키고, 이로 인해 포식자에게 취약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했다.
김태원 교수가 연구 책임을 맡고, 주수빈 바이오메디컬 사이언스·엔지니어링 전공 박사과정 학생이 제1저자로 참여한 ‘인위적 지반 진동이 흰발농게의 이동성에 미치는 영향(The effect of anthropogenic substrate-borne vibrations on locomotion of the fiddler crab Austruca lactea)’ 연구 논문은 JCR(저널 인용 보고서) 해양·담수생물학 분야 상위 5% 내 학술지인 ‘해양오염학회지(Marine Pollution Bulletin)’에 등재됐다.
주수빈 인하대학교 바이오메디컬 사이언스·엔지니어링 전공 박사과정 학생은 “이번 연구를 통해 지면에 발생하는 인위적 진동도 생태계 오염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해양동물 보전을 위해 소음 진동 기준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태원 인하대학교 해양과학과 교수는 “인간이 아파트 층간소음으로 괴로워하는 것처럼 갯벌에 사는 생물도 서식처에서 발생하는 층간소음으로 고통을 받을 수 있다”며 “이에 대한 우리의 인식의 확장이 필요한 시점이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