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인근 동 주민자치회·자생단체, 환경단체 공동성명
"악취 구실로 매립 추진, 매립 아닌 해결방안 찾아야"

인천투데이=이재희 기자│인천시가 학익용현갯골(학익유수지) 매립과 대체 유수지 조성 타당성 검토 용역을 추진하자, 인근 주민들과 환경단체가 미추홀구의 유일한 생태습지 매립을 추진한다며 중단을 촉구했다.

학익유수지와 인접한 미추홀구 관교동과 용현2동, 주안1·3동, 학익1동 등의 주민자치회와 자생단체, 환경단체 등 23개는 15일 공동성명서를 내고 이같이 밝혔다.

지난 29일 학익용현갯골에서 관찰된 저어새.(사진제공 인천환경운동연합)
지난 29일 학익용현갯골에서 관찰된 저어새.(사진제공 인천환경운동연합)

성명서에는 관교동(주민자치회, 새마을부녀회, 새마을협의회, 사회보장협의체, 통장자율회, 자유총연맹, 바르게살기협의회, 방의협의회, 여성방범회), 용현2동 주민자치회, 주안1동 주민자치회, 주안3동 주민자치회, 학익1동(주민자치회, 바르게살기협의회, 방위협의회, 자율방범대), 학익1동 마을을 걷는 사람들, 인천녹색연합, 인천야생조류연구회, 인천환경운동연합, 저어새NGO네트워크, 가톨릭환경연대, 한국탐조연합 등이 참여했다.

인천시는 학익유수지에 쌓인 퇴적물로 심각한 악취 민원이 잇따라 제기된다며 유수지 매립을 추진하고 있다. 유수지를 메운 뒤 복합문화, 체육시설 등을 건립하겠다는 구상이다.

시는 오는 4월 3억3000만원을 투입해 ‘학익유수지 매립과 대체 유수지 조성 타당성 검토 용역’을 실시할 계획이다.

하지만, 인근 주민들과 환경단체는 “학익유수지 매립은 악취 민원을 구실로 내세운 환경파괴 사업”이라며 “악취가 문제라면 해수 유통을 늘리는 등 문제 원인과 해결방안을 찾아야 맞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학익유수지는 매립해야 할 곳이 아닌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EAAF)에 들어갈 만한 국제적인 철새 도래지”라며 “지난해 일대에 저어새 59마리가 관찰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곳은 사계절 내내 여러 철새와 희귀조류를 볼 수 있어 국내 탐조인들과 사진가들이 모여드는 생태사진 명소이기도 하다”며 “야생생물보호구역이나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해 합당한 보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학익유수지를 메워 체육공원으로 만든다는 인천시의 발상은 안타깝고 터무니 없다”며 “매립 계획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보경 가톨릭환경연대 사무국장은 "시는 악취 민원이 많이 들어와서 유수지 매립을 추진하겠다고 하는데, 어떤 내용으로 얼마나 많은 민원이 들어왔는지 밝히지 않아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며 "주민들은 유수지에서 악취가 나더라도 매립이 아닌 악취 원인을 찾아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 자연재난과 관계자는 "유수지 매립 타당성을 검토하는 것이지 매립을 당장 추진하겠다는 것이 아니다"며 "용역에서 악취 문제의 원인과 해결방안도 도출할 계획이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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