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특사경, 유통조직 적발 … “인쇄업체만 잘 관리해도 차단 가능”

▲ 청소년에게 유해한 매체인 성매매 광고전단지.<사진제공ㆍ인천시>
부평의 먹자골목은 날마다 각종 광고전단지로 몸살을 앓는다. 17일 저녁에도 노래방ㆍ나이트클럽 등을 홍보하는 전단지들이 길거리를 덮다시피 했다.

이런 풍경은 유흥업소가 밀집한 곳이면 어디서든 흔하게 볼 수 있다. 전단지들이 길거리를 지저분하게 하는 것도 문제지만, 전단지 중에 청소년에게 유해한 성매매 광고전단지도 상당히 많다는 게 더 심각한 문제다.

성매매특별법 시행 이후 성매매는 대부분 인터넷과 전단지 등을 통해 음성적으로 이뤄진다. 청소년들에게 그대로 노출돼 왜곡된 성 인식과 문화를 심어줄 수 있어, 걱정이 많다. 성매매 광고전단지는 유흥업소 밀집지역뿐만 아니라 일반 골목길 등에도 뿌려져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이에 정부는 성매매 광고전단지를 청소년 유해매체로 지정해 단속하고 있지만, 실효성은 커 보이지 않는다. 현행 청소년보호법에 따르면, 성매매 광고전단지를 배포하다가 적발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돼있다.

인천시 특사경, 성매매 광고전단지 유통조직 적발

인천시는 청소년보호법을 위반한 혐의로 성매매업주 조아무개(34)씨와 광고대행업자 김아무개(52)씨, 인쇄업자 김아무개(45)씨 등을 ‘성매매 광고전단지 유통조직’으로 적발해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18일 밝혔다.

시 특별사법경찰과(이하 특사경)는 최근 높아지고 있는 성범죄에 대한 사회적 불안감을 해소하고자 성매매 광고전단지를 제작하고 도로에 배포를 지시하는 유통조직을 검거하기 위해 지난 3월 기획수사에 착수했다.

시 특사경은 3월 중순 인천 중구에서 비밀리에 ‘유사 성행위’ 영업을 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립카페’를 불시에 단속해 불법전단지 2종 1000여매를 증거물로 압수하고 성매매업주 조씨를 입건했다.

또한 성매매업주에게 전단지를 제작해 납품한 경기도 안산시 소재 ‘○○디자인’을 압수수색 해 홈페이지에 내장된 불법전단지 12건을 확보하고 광고대행업자 김씨를 입건했다. 아울러 지난해 7월부터 광고대행업자 김씨로부터 성매매 광고전단지 출력을 의뢰받은 대구 소재 ○○인쇄소’ 운영자 김씨가 전단지 1만 6000매를 인쇄해 김씨에게 전달한 사실을 확인하고 함께 입건했다.

시 특사경 관계자는 “앞으로도 도로에 살포된 성매매 광고전단지를 표본 수집해 성매매업주ㆍ 광고대행업자ㆍ인쇄업자로 연결되는 유통조직을 검거, 성범죄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해나가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인쇄업체만 잘 관리해도 성매매 전단지 차단 가능”

성매매 광고전단지 1만 6000여장을 인쇄하는 데 드는 비용은 10여만원 수준이다. 성매매 연결로 벌어들이는 수익에 비하면 아주 적은 비용이다. 그렇다보니, 성매매업자들이 광고전단지를 제작해 유흥업소 밀집지역뿐 아니라 유동인구가 많은 주요 상권, 심지어 골목길에서도 무차별적으로 살포하는 실정이다.

시 특사경 관계자는 18일 <부평신문>과 한 전화통화에서 성매매 광고전단지를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고 단언했다. 그의 말을 정리하면, 성매매 광고전단지를 인쇄할 수 있는 인쇄기를 보유한 업체는 전국적으로 10여개에 불과하다. 서울ㆍ대구ㆍ부산 소재 인쇄업체에서 전국적으로 유통되고 있는 성매매 광고전단지를 제작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시 특사경이 이번에 적발한 대구 소재 인쇄업체도 전국에 흩어져있는 성매매업자들이 음성적으로 광고기획사를 통해 성매매 광고전단지 인쇄를 의뢰하면, 일반 광고전단지와 함께 인쇄해 택배 등을 이용해 납품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 특사경 관계자는 “경찰도 성매매 광고전단지 유통을 단속하는 데 노력하고 있지만, 성매매업자들이 인쇄소를 보호한다. 성매매를 계속 하기 위해서는 성매매 광고전단지를 또 배포해야하기 때문”이라며 “이번에 성매매 광고전단지를 제작하는 인쇄업자를 입건했는데, 이런 경우는 흔하지 않다. 전국 10여개 인쇄업체만 잘 관리해도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성매매 광고전단지 유통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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