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토 유키에와 곱창전골’. 묘한 이름의 밴드가 4월 26일 오후 8시 락캠프(부평구청 인근)에서 공연한다. 일본인 3명이 1995년 밴드를 결성해 1999년 첫 앨범을 내고 국내에서 활동한 사연은, 이들의 음악보다 조금 더 유명하다.

사토 유키에는 1995년 한국에 놀러왔다가 우연히 신중현과 산울림, 들국화의 음반을 듣고 한국 록 음악의 매력에 푹 빠져 ‘사토 유키에와 곱창전골’밴드를 결성했다. 독학으로 한국어를 공부해 1999년 우리말로 노래한 첫 앨범 ‘안녕하시므니까’를 발표하고 본격적인 한국 활동을 시작했다.

당시는 일본문화가 개방되기 전이어서, 밴드 이름에 일본말을 넣지 말라는 당국의 요청에 따라 밴드 이름을 ‘곱창전골’로 바꿨다. 하지만 2005년 사토 유키에는 강제 추방당하고 만다. 예술인비자(E-6)없이 입장료 5000원~1만원을 받고 공연을 했다는 이유에서다. 연예인 비자라 불리는 E-6비자는 취득 조건이 까다로워 외국인 인디밴드에겐 언감생심이다.

하지만 이 비자가 없으면 유료 공연을 할 수 없었다. ‘곱창전골’을 놓을 수 없었던 사토 유키에는, 이후 한국인 여자 친구와 결혼해 영주권을 얻어 다시 한국 땅을 밟을 수 있었다.

곱창전골 멤버들은 지난해 다국적 이주민으로 구성된 다문화극단 ‘샐러드’와 계약을 맺고, 정식으로 예술인비자를 받아 올해부터 다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이들의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는 ‘2013 곱창전골 예술인 비자 취득!’이라는 문구가 자리하고 있다. 밴드 이름도 원래대로 바꿨다. 최근 발표한 3집 ‘그날이 올 거야’는 몽환적인 사이키델릭의 록 음악으로 전쟁을 반대하고 세계평화를 기원하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이들은 지난 3월 1일 홍대 상상마당 라이브홀 공연 ‘반전을 외치다’를 시작으로 전국 클럽 순회공연 중이다. 결성 18년 만에 마음 놓고 ‘유료 공연’을 내건 첫 번째 순회 공연이기도 하다. 입장료는 예매 1만 5000원, 현장 구매 시 2만원이다.(문의ㆍ010-5136-8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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