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심장질환 등 지병 있어도 관리하면 예방 가능

‘철의 여왕’이라 불리던 마가렛 대처 전 영국 총리가 지난 8일 세상을 떴다. 그의 사인은 뇌졸중. 앞서 방송 진행자 박상규씨 역시 뇌졸중으로 투병하다 타계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뇌졸중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흔히 ‘중풍’이라 불리는 뇌졸중은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서 생기는 뇌혈관질환으로 한국인 사망 원인 중 암에 이어 2위를 차지한다. 뇌졸중의 원인과 증상, 예방법을 나진경 인천산재병원 재활의학과 전문의에게 들어보았다.

■ 뇌졸중이란?

뇌졸중은 뇌 세포가 손상돼 발생하는 질병이다. 신체 마비와 의식ㆍ시각ㆍ언어장애, 어지럼증, 심한 두통 등이 나타나며 합병증이 따르기도 한다. 뇌졸중의 직접적인 원인은 뇌경색과 뇌출혈이다. 뇌경색은 뇌혈관이 막혀 뇌에 공급되는 혈액량이 줄어드는 것이다.

혈액 속의 지방성분이 혈관 벽에 달라붙고 그 위에 여러 혈액성분이 쌓이면 혈관이 좁아진다. 동맥 혈관에서 이 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동맥경화라 하는데, 혈관 벽에 붙어있던 노폐물이 떨어져 중요한 장기로 가는 혈관을 막을 때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 심장으로 가는 혈관을 막으면 심근경색, 뇌혈관을 막으면 뇌졸중이 된다. 뇌출혈은 뇌혈관이 터져 뇌 조직에 피가 고이면서 뇌세포에 혈액 공급이 끊기는 것을 말한다. 뇌세포를 손상시키는 치명적인 현상이다.

■ 위험인자 잘 관리하면 예방 가능

뇌졸중을 일으키는 위험인자는 크게 ‘조절 가능한 것’과 ‘조절이 불가능한 것’으로 나뉜다. 고혈압ㆍ흡연ㆍ고지혈증ㆍ당뇨ㆍ비만ㆍ심장질환은 뇌졸중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지만, 뇌졸중으로 이어지지 않게 일상에서 조절할 수 있다. 반면 나이, 성별, 인종, 과거에 뇌졸중을 앓은 여부 등은 조절이 불가능하다.

나진경 전문의는 “조절 불가능한 조건에 처했다 해도 조절 가능한 위험인자들을 잘 관리하면 뇌졸중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 전문의는 그밖에도 대사증후군ㆍ음주ㆍ경구용 피임약ㆍ수면 중 호흡장애 등을 ‘조절 가능한 잠재적 위험인자’로 들며 “뇌질환이 의심되는 경우 위험인자 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경고신호 오면 바로 진단을

뇌졸중은 처음 신호가 왔을 때 잘 알아차리고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한다. 이를 전조증상이라 하는데, ▲갑자기 한 쪽 팔,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상이 생김 ▲발음이 어눌해지고 입이 한쪽으로 삐뚤어짐 ▲말이 잘 안 나오거나 이해를 하지 못함 ▲갑자기 어지럽고 걸음이 휘청거림 ▲한 쪽 시력이 떨어지거나 사물이 겹쳐 보임 ▲전에 경험한 적 없는 두통이 생김 ▲음식을 잘 못 삼킴 등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 ‘골든타임’ 3시간 안에 응급조치해야

뇌졸중은 발병 시 초기 대처가 대단히 중요하다. 뇌졸중의 ‘골든타임’이라 불리는 3시간 안에 병원에 도착해 응급조치할 경우 후유증과 합병증 발생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따라서 발병 즉시 가장 먼저 119구조대에 연락한다.

구급차를 기다리는 동안 환자를 평평한 곳에 눕히고, 뇌의 압력이 떨어지게 머리를 낮은 베개로 받쳐 15도 정도 올려준다. 속옷이나 허리띠, 넥타이 등 몸을 조이는 것을 제거하고 숨이 드나들 수 있도록 아래턱을 위쪽으로 들어준다.

환자가 구토를 할 때는 이물질이 기도로 넘어가지 않게 고개를 옆으로 돌려주고 손가락으로 이물질을 꺼내준다. 쓰러진 환자의 몸을 주무르거나, 고개가 숙여져 숨 쉬기 어려운 자세를 만드는 행동은 절대로 피한다. 의식이 없는 환자에게 물 등을 먹여서도 안 된다.

■ 예방수칙

뇌졸중은 한 번 발병하면 후유증이 남거나 재발 위험이 높아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고혈압 환자는 수시로 혈압을 측정하고 평소 혈압이 140이 넘지 않게 관리한다. 당뇨가 있다면 식이요법과 약물 등으로 혈당을 조절해야한다.

또 지방이나 포화지방산, 콜레스테롤이 적은 음식을 먹고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한다. 담배는 뇌졸중의 적이다. 과도한 음주를 삼가고 규칙적으로 유산소운동을 한다.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취미를 갖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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