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투데이=윤경락 시인ㅣ

길을 걷는다

삼십년 이상을 이 길을 걷는다
걷다보니 앞에 폐지수거를 하시는 분이
허리가 굽어진 채로 리어카를 끌고 가신다

연세가 많으신것 같은데 힘겹게 리어카를 끌고 가신다
주변사람들은 아무렇지 않게 지나간다
나도 그렇게 무의미하게 지나간다

연세 만큼이나 많은 세월을 살아오셨을텐데···
폐지 많큼이나 삶에 무게를 끌고 오셨을텐데···

어르신의 모습을 보면서 나를 바라본다
얼마나 진지하고 치열하게 살아왔는지
그 진지함이 그 치열함이 어르신에게 없지 않았을텐데···

안 쓰러움이 먼저인것은 무엇때문일까?
십년후에 이십년후에 난 어떨까?
하루 하루를 버겁게 버티는 요즘인 듯 한데···

그래도 지난시간은 잘 지내온 듯 하다
나중에 아주 나중에도 웃었으면 한다.

윤경락 시인.
윤경락 시인.

* 윤경락 시인은 주안5공단에서 30년을 노동자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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