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행정소송에 인천 시민사회 반발

인천시 도시계획위원회가 2011년 6월 계양산 골프장 계획을 폐지 결정하고, 시가 지난해 이를 고시한 것과 관련해 롯데가 올해 2월 20일 시를 상대로 ‘계양산 골프장 폐지 결정 취소’ 행정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돼 인천지역 시민사회가 반발하고 나섰다.

롯데건설과 롯데상사, 신격호(90)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계양산 골프장 사업 시행자 지정을 시가 발려하자, 2011년 7월 8일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반려 처분 취소를 청구했다. 하지만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2012년 6월 26일 이를 기각했다.

이에 시는 ‘계양산 산림공원 도시 관리계획 결정’ 용역을 준비하고 있다. 계양산에 공원이 조성되면 인천을 대표하는 자연생태보고와 시민휴식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계양산은 해발 395m에 불과한 작은 산이지만, 인천의 허파 역할을 해왔으며 생태와 문화의 보고로 인천시민의 사랑을 받아왔다.

2006년 이후 6년여를 끌어온 계양산 골프장 개발 논란의 종지부가 찍히는 듯했지만, 롯데 측이 다시 행정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이와 관련, 계양산시민자연공원추진위원회는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롯데그룹은 인천에서 백화점과 대형마트만 11개, 송도ㆍ인천터미널과 아시안게임경기장에도 대형쇼핑몰을 계획하고 있다. 여기다 서구 청라에는 롯데가 참여한 골프장이 성업 중”이라며 “지역사회 기여는 기대도 안 하지만, 건물 미등기로 등록세를 내지 않는 등의 꼼수로 인해 지탄받는 기업이 되고 있다”고 롯데를 강하게 비난했다.

이어, “롯데의 행정소송 제기를 시뿐 아니라 인천시민을 상대로 한 선전포고로 간주하고, 만약 롯데가 소송을 취하하지 않을 경우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한 ‘범시민 롯데 반대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아울러 “시는 계양산 공원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롯데에 계양산 공원 조성의 분명한 의지를 전달하라”고 요구했다.

강병수 인천시의회 의원도 “롯데가 인천시민 대다수가 반대하는 계양산 골프장에 이렇게 연연하다가 시민의 불매운동이라는 커다란 저항을 부딪힐 수 있다”는 글을 ‘페이스 북’에 올리기도 했다.

한편, 롯데건설은 2006년부터 계양산 북사면 2~3부 능선에 골프장 건설을 추진해왔다. 2009년 10월에는 도시계획시설로 골프장이 결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시민들의 반대가 이어지고 2010년 지방선거에서 송영길 인천시장이 당선된 후 시는 롯데건설의 사업시행자 지정 요청을 반려했다. 롯데건설이 도시계획사업 시행자 자격을 얻으려면 부지 면적의 66.7% 이상을 소유해야하지만, 롯데건설은 이 조건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이유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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