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건산업진흥원, '2022년 결산' 공개
2020~2022년 의료수익 흑자 크게 ‘증가’
총동원 인천의료원, 환자 줄어 ‘벼랑 끝’

인천투데이=김현철 기자│코로나19 유행 기간 인천에서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인천의료원이 대폭 늘어난 적자로 벼랑 끝 위기에 몰린 반면, 지역 내 상급종합병원 3곳은 오히려 수익을 거뒀다.

특히, 길병원의 경우 코로나19 대유행 이전보다 의료수익이 대폭 증가했음에도 손실보상금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2017~2022년 인천 상급종합병원, 인천의료원 회계연도 결산서 중 의료수익(손실). (자료제공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상급종합병원 코로나19 위기 없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18일 공개한 ‘2022 회계연도 결산서’를 보면, 인천의 공공의료기관인 인천의료원의 ‘의료손실’은 2019년 약 82억원이었지만, 코로나19가 유행하며 2020년 약 203억원, 2021년 195억원, 2022년 188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2017년과 2018년 각각 약 78억원과 약 81억원 적자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코로나19 대유행을 겪으며 적자폭이 2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반면, 길병원은 2019년 의료수익을 약 224억원 거뒀고, 2020년 약 321억원으로 코로나19 유행이 시작하던 당시 수익이 더 늘었다. 2021년엔 약 578억원, 2022년엔 약 485억원을 벌었다.

2017년과 2018년 각각 약 521억원과 약 285억원을 벌었던 것과 비교하면 코로나19 유행 때 수익이 더 늘었다. 

가톨릭대학교인천성모병원의 경우 2019년 의료손실이 약 76억원이었고, 2020년 약 85억원으로 손실 규모가 약간 늘었다. 이후 2021년과 2022년 각각 약 114억원씩 수익을 거뒀다.

인하대병원은 2019년 의료수익을 약 79억원 거뒀고, 2020년부터 2022년까지 각각 167억원, 64억원, 162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인천공공의료포럼 관계자는 “인천의료원은 코로나19 책임 병원으로 대유행기간 동안 코로나19 감염 환자만 받았다. 당연히 적자폭이 늘 수밖에 없다”며 “인하대병원은 당시 인천의 코로나19 중증환자를 전담했다. 그로 인한 적자가 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상급종합병원은 매년 고유목적 사업을 위한 준비금을 전입한다. 준비금 전입 기준을 봤을 때 인하대병원도 결국 수익은 거뒀다”고 한 뒤, “인천의료원 등 공공병원과 사정이 다르다”고 덧붙였다.

인천의료원 중환자실 모습. 지금은 코로나19 중증 환자 전담 병상으로 사용하고 있다.
인천의료원 중환자실 모습. 지금은 코로나19 중증 환자 전담 병상으로 사용하고 있다.

공공병원, 회복기 지원 예산 태부족

정부는 코로나19 전담 병상을 내놓는 병원에 ‘손실보상금’을 지급했다. 코로나19 환자 전담 병상을 제공하는 병원의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지원금이다.

하지만, 정부는 길병원과 인천성모병원 등 코로나19 당시 의료수익이 늘어난 상급종합병원에도 손실보상금을 지급했다.

인천 내 상급종합병원은 회계 결산서에 코로나19 손실보상금을 ‘기타의료수익’ 중 ‘기부금수익’ 또는 ‘잡이익’으로 잡은 것으로 추정된다.

길병원의 기부금수익을 보면 2019년 약 7억원이었으나, 2020년 약 163억원, 2021년 약 526억원, 2022년 약 441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가톨릭대학교인천성모병원의 잡이익은 2019년 약 13억이었고, 2020년 약 37억원, 2021년 약 184억원, 2022년 약 140억원으로 늘었다.

인하대병원은 2019년 기부금이 약 1억원이었고, 2020년 약 233억원, 2021년 약 314억원, 2022년 약 240억원이었다.

이를 두고, 인천공공의료포럼 관계자는 “길병원의 경우 의료수익만 봤을 때 손실보상금이 필요 없다”며 “길병원은 손실보상금까지 받아 오히려 당기순이익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길병원은 2021년과 2022년 고유목적사업을 위해 각각 560억원, 약 315억원을 적립하고도 당기순이익을 각각 약 547억원과 850억원을 거뒀다.

이 같은 비판이 제기되자 정부는 올해 공공병원 적자 보전을 위한 역량강화 사업 예산으로 국비 513억5000만원을 배정했다.

인천공공의료포럼 관계자는 “코로나19 당시 코로나19 환자만 돌보며 주변 다른 병원에 환자를 모두 뺏긴 공공병원 정상화를 위한 예산으로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공공병원에 환자가 돌아올 것으로 예측한 회복기 기간을 6개월로 예측했지만, 실제 병상 가동률은 30~40%대에 머물고 있다.

인천의료원의 경우 지난 2022년 6월 감염병 전담병원 지정이 해제됐지만, 코로나19 유행 이전 80~90%였던 병상 가동률은 현재 50%도 회복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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