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투데이=김도윤 기자│지난 13일 치러진 제16대 타이완 총통 선거가 친미 성향 라이칭더 민진당 후보의 승리로 끝나면서 타이완 안팎으로 변화가 예상된다.

양안(중국-타이완)관계 갈등과 타이완을 둘러싼 중·미대립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민중당 약진, 민진당 입법위원(국회의원) 과반 의석 확보 실패 등이 향후 타이완 정책 방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3일 현 집권당인 민주진보당(민진당)의 라이칭더 후보가 제1야당인 중국국민당(국민당) 후보인 허우유이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이로써 2016년 이후 민진당의 12년 연속 집권이 현실화 됐다.

투표 결과 민진당 라이 총통·샤오 부총통 후보의 득표율은 40.05%로 국민당 허우·자오 후보(33.49%)를 약 7%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제2야당인 타이완민중당 커·우 후보가 26.46%로 선전하면서 양당 구조에도 변화가 생긴 것도 달라진 변화다.

양안관계 갈등과 중·미 대립 지속

타이완 총통 선거는 중국과 미국의 대리전 양상을 보여왔다. 친미 성향으로 분류되는 라이 당선인은 그간 타이완 독립을 강조한 반면 친중 성향의 허우 후보는 중국과의 대화·협력, 양안 평화를 내세워 표심 얻기에 주력했다.

이에 미국은 선거 전부터 ‘타이완 해협에서의 어떠한 현상 변경 시도도 반대한다’며 타이완 해협 등에서 군사 행동을 이어 온 중국을 비판하는 동시에 라이 후보를 측면 지원해 왔다.

중국 역시 라이 후보를 분리주의자로 규정해 비판했으며 선거 당일에도 타이완 주변에 군용기를 출동시켜 압박을 가했다.

라이 후보의 당선이 확정된 이후 미국은 “타이완 국민이 민주주의와 선거제의 힘을 보여준 것”이라며 “민주주의를 매개로 미국과 타이완 관계는 더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스티븐 해들리 전 국가안보보좌관과 제임스 스타인버그 전 국무부 부장관 등 비공식 사절단이 타이완을 방문해 15일 주요 현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중국 외교부는 지난 14일 “미국의 타이완 선거 관련 발언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라며 “타이완과 비공식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미국의 입장은 타이완 독립을 주장하는 분리주의 세력에 잘못된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반발했다.

아울러 “타이완 문제는 중국의 핵심 이익이자 중·미 관계의 첫 번째 레드라인”이라며 “미국·타이완 교류와 타이완 문제에 간섭하려는 미국의 시도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중국 전문가 미국 간섭 대비해야 

중국 전문가들은 양안관계를 둘러싼 중·미 대립이 격화되면서 이에 대비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관영 매체 환구시보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14일 보도에서 신창 중국 푸단대 미국연구센터 부주임의 발언을 인용해 “미국의 타이완 정책은 타이완 분리주의자들로 하여금 양안 갈등을 유발케 하고 중국 성장을 저지하기 위한 도구로 타이완을 사용하고 있다”며 “중국은 미국의 강화된 간섭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웬셩 중국 샤먼대학 타이완연구원정치연구소 소장은 “라이 당선인이 양안관계에 도발적 태도를 유지할 경우 중국은 경제, 군사, 외교 측면에서 타이완 압박을 강화할 수 밖에 없다”며 “라이 후보의 승리가 타이완 해협의 상황에 불확실성을 가져올 수 있지만 중국은 타이완 문제를 해결하는 힘과 결단력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민진당 입법원 의석 과반 확보 실패

한편 총통 선거와 함께 실시된 제11대 입법위원(국회의원) 선거에서 국민당은 지난 2020년보다 14석이 늘어난 52석을 확보해 최다 의석을 확보했다. 반면 민진당은 61석에서 10석이 줄어든 51석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민중당과 무소속 후보는 각각 8석과 2석을 확보했다.

타이완 입법원은 총 113석으로 지역구 위원 73석, 지역무구분(비례대표) 위원 34석, 원주민 대표 6석으로 구성된다.

라이 후보의 승리에도 소속 정당인 민진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향후 국정 운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된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민진당이 국정을 어떻게 풀어갈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