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형 내일채움공제’ 사업 신설
기업 부담금 중 일부 구비로 지원

인천투데이=김현철 기자│정부가 중소기업 재직 청년의 자산 형성을 돕기 위해 추진했던 ‘청년 재직자 내일채움공제’ 사업을 폐기하는 수순을 밟자 비판이 확산하고 있다. 

인천 남동구는 정부가 폐지한 '내일채움공제'를 살리기 위해 관내 중소기업 청년의 자산 형성과 장기근속을 유도하기 위해 전액 구비를 투입하는 ‘남동형 청년 재직자 내일채움공제’ 사업을 신설키로 했다.

10일 <인천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남동구는 2024년 본예산에 ‘남동형 청년 재직자 내일채움공제’ 사업을 위한 사업비 약 6000만원을 반영했다. 이를 활용하면 남동구 중소기업에 재직하는 청년 약 70명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남동구청 전경(사진제공 남동구)
남동구청 전경(사진제공 남동구)

내일채움공제 사업 예산 40% 삭감

중소벤처기업부 소관인 청년 재직자 내일채움공제 사업의 올해 예산은 지난해 대비 862억원이 삭감된 1217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가입자까지만 지원하는 용도로 편성했으며, 올해부터 신규 가입자를 받지 않는다. 사실상 사업 폐기 수순에 들어간 것이다.

민주당이 국회 예산안 협의 과정에서 청년 재직자 내일채움공제 사업 예산 증액을 요구했지만, 여야 간 정쟁으로 인해 결국 반영되지 못하고 애꿎은 희생양이 됐다.

청년 재직자 내일채움공제 사업은 청년 재직자가 매월 일부 금액을 납부하면, 기업과 정부가 해당 금액을 매칭한 금액을 더해 만기 시 돌려주는 사업이다. 청년 재직자의 자산 형성을 돕기 위해 도입했다.

청년 재직자 내일채움공제 신규 신청이 중단됐다. (청년내일채움공제 홈페이지 갈무리)
청년 재직자 내일채움공제 신규 신청이 중단됐다. (청년내일채움공제 홈페이지 갈무리)

기준 까다로워지고 부담 늘어

2016년 도입 당시 5년 적립 3000만원 환급에서 최근 3년 적립 1800만원으로 지원 규모가 줄어들었다.

이 과정에서 업종과 기준이 까다로워졌고, 정부가 부담하는 금액은 줄이고 청년과 기업이 부담하는 금액을 늘리며 가입자가 감소했다.

정부는 40만~70만원까지 저축해 5년 만기 시 최대 5000만원을 돌려주는 ‘청년도약계좌’를 운영하는 만큼 청년 자산 형성을 위한 사업을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70만원씩 60개월(5년)을 저축하면 4200만원인데 이자 등을 붙여 5000만원으로 돌려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청년도약계좌 활용을 위해선 월 약 12만원을 부담했던 청년 재직자 내일채움공제와 달리 청년의 부담 금액이 크게 늘어난다.

또한, 청년 재직자 내일채움공제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준은 대부분 소규모 중소기업 재직 청년으로 청년도약계좌 가입 최소 기준인 월 40만원 납부조차 쉽지 않은 이들이 대부분이다.

소득이 큰 청년은 청년도약계좌를 이용해 자산 형성에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소득이 적은 청년은 자산 형성에 도움 받을 길이 없어진 셈이다.

전액 구비로 내일채움공제 사업 불씨 남겨

당초 남동구는 지난해 예산 편성 당시 청년 재직자 내일채움공제 사업 중 정부 지원금에 구비를 더해 추가 지원하는 방안을 고민했지만, 정부가 사업 폐기 수순을 밟자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으로 선회했다. 

3년 만기 기준으로 청년이 약 1300만원을 수령하기 위해선 청년·기업·정부가 월 약 34만원을 납부해야 한다.

남동구는 정부가 부담해야 할 몫 중 기업이 일정부분을 부담 하면 나머지 7만원을 부담키로 했다.

남동구 관계자는 “정부 차원의 사업이 중단된 사실은 알고 있다”면서도 “남동구 관내 기업이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다. 기업들이 원하는 상황에서 사업 유지 방안을 고민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청년의 자산형성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조만간 사업의 세부적인 내용을 확정해 신청을 받을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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