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8일 선학중학교 내 ‘마을엔’에서 톡콘서트 개최
고려인 역사와 문화 공유... “존중과 배려가 필요한 때”

인천투데이=김도윤 기자│재러시아 또는 재중앙아시아 동포들의 후손 고려인의 삶을 다룬 인문학콘서트 ‘마주하다’가 지난 8일 오후 선학중학교 마을엔(N)에서 열렸다.

너머인천고려인문화원과 참여자치연수구네트워크는  고려인의 문화와 역사, 정체성을 인천시민에게 알리고,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준비했고, 인천시가 후원했다.

 8일 인천 연수구 선학중학교에서 고려인동포와의 만남 '마주하다' 톡콘서트가 열렸다.
 8일 인천 연수구 선학중학교에서 고려인동포와의 만남 '마주하다' 톡콘서트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오카리나 연주로 시작했다. 그 뒤 여러 공연 후 톡(talk)콘서트가 열렸다. 콘서트에 참여한 고려인들은 한국에서 자신의 삶과 경험을 소개했다.

선학중 3학년에 재학중인 고려인 후손 스테파니야 양은 “초등학교 5학년 때 한국에 왔다”고 소개한 뒤,  “처음에는 언어가 달라 많이 힘들었지만 한국 친구들과 지내면서 한글과 한국 문화를 많이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미래클어린이집 한은옥 원장은 “올해 3월 고려인아동 15명이 입학했다”며 “처음엔 생활방식과 문화가 다른 아이들과 어떻게 지낼 것인지 혼란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어 “함께 살기 위해서는 고려인에 대한 선입견을 버리고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 인천에 거주하는 재러시아 또는 재중앙아시아 동포의 후손인 고려인은 1만1000여명이고, 이중 약 76%인 8400여명이 연수구 함박마을에 살고 있다.

고려인은 러시아를 비롯해 중앙아시아 등 과거 소비에트연방 지역에 거주하는 한민족 동포들의 후손을 의미한다. 19세기 말 많은 조선인들이 조선 조정의 폭정, 기근을 피해 간도나 연해주로 건너갔다. 이후 베이징조약 체결로 연해주가 소련 영토가 되면서 한국계 러시아인의 역사가 시작됐다.

재러시아 동포들은 연해주에서 항일 독립운동에 앞장섰다.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 홍범도 장군, 유인석 장군, 최재형 지사, 김알렉산드라 러시아극동인민정부 외무장관 등이다. 이들은 일제에 맞서며 러시아인민정부를 도왔다.

그러나 소련 공산당 서기장 스탈린은 1937년 연해주의 동포들을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시켰다.

그리고 그 후손들이 지금까지 중앙아시아 여러 지역에 거주하고 있고, 일부는 소려 해체 후 연해주로 돌아 왔으며, 이들의 3~4세대 후손이 국내로 이주했다.

너머인천고려문화원 손정진 대표는 “이주 도시인 인천, 그중에서도 함박마을은 대표적인 디아스포라(특정민족이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집단을 형성하는 것)의 도시”라며 “다양성의 존중과 포용을 직접 실천하고 있는 주민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고려인동포와의 만남 '마주하다' 톡콘서트 포스터.(포스터제공 너머인천고려문화원)
고려인동포와의 만남 '마주하다' 톡콘서트 포스터.
(포스터제공 너머인천고려문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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