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인하대 총동창회 ‘인하가족의 밤’ 개최
올해의 자랑스런 인하인, 최 전 총장 ‘수여’
첫 여성 총장이었으나 논란 끝 불명예 퇴진

인천투데이=김현철 기자│인하대총동창회가 모교에 130억원 손해를 끼친 동문에게 ‘올해의 자랑스런 인하인’을 주기로 해 빈축을 사고 있다.

인하대총동창회는 오는 7일 서울에서 ‘2023년 인하가족의 밤’을 개최한다며, 이날 행사에서 최순자 전 인하대 총장에게 ‘2023 자랑스런 인하인상’을 수여한다고 6일 밝혔다.

최순자 전 인하대 총장.
최순자 전 인하대 총장.

최 전 총장은 1971년 인하대 화학공학과에 입학했고, 모교의 화학공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2015년 3월 인하대 최초 여성총장이자 두 번째 모교 출신 총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기대를 받았으나 임기 4년 중 3년도 채우지 못하고 이른바 ‘130억원 날림 사건’으로 불명예스럽게 퇴진했다.

‘130억원 날림 사건’은 최 전 총장 등이 2012~2015년 대학발전기금 130억원으로 매입한 한진해운 공모 사채가 휴지조각이 된 사건이다.

매입했다가 휴지조각이 된 한진해운 회사채는 최순자 총장 전임 총장이 2012년 7월 매입한 50억원어치와 최 전 총장이 취임 한 직후 2015년 6~7월 사들인 80억원어치이다.

인하대가 이 기금을 금융상품 등에 투자할 때 기금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치지 않았고, 투자 관리 지침서 규정도 지키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또한, 한진해운 부실이 현실화 하는 과정에서도 기금운용위원회를 열지 않았다.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나자 교육부가 인하대에 최 전 총장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고, 지역사회가 최 전 총장 등을 고발하는 등 인하대는 안팎으로 홍역을 치렀다.

정석인하학원은 결국 2018년 1월 교육부의 징계 요구에 대한 후속 조치로 최 전 총장을 ‘해임’했고, 최 전 총장은 불명예 퇴진을 했다.

인하대 동문들은 이 같은 인물에게 ‘2023 자랑스런 인하인’을 수여하는 것 자체가 학교의 위상을 떨어뜨리는 일이라며 반발하는 모양새다.

인하대총학생회동문회 관계자는 “내년 인하대 개교 70주년을 맞는 중요한 시점에 논란이 될 만한 인물에게 올해의 자랑스런 인하인상을 수여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논란으로 학교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와 교육계 전체에 미친 영향이 상당했다”며 “개교 70주년을 맞아 지역사회와 발맞춰 이뤄야 할 일이 많다. 총동창회는 이번 결정을 재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모교에 끼친 직접적인 손해만 130억원이 넘고, 이로 인해 실추된 모교의 명예를 고려하면 최 전 총장 스스로 상을 포기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인하대총동창회 관계자는 “총동창회와 별도로 포상심의위원회를 꾸려 결정한 내용이다. 총동창회의 의견이 반영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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