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라밸 위해서는 장시간 걸리는 출퇴근 시간 줄여야"

인천투데이=김도윤 기자│긴 출퇴근 시간이 우울증 유발 가능성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노동자의 정신 건강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정책과 프로그램 개발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최근 인하대학교 의과대학 직업환경의학과 이동욱 교수 연구팀은 '교통과 건강(Journal of transport and heath)' 학술지에 ‘통근시간과 우울증상 사이 연관성에 대한 연구’ 논문(영문명: Association between commuting time and depressive symptoms in 5th Korean Working Conditions Survey)을 게재했다고 6일 밝혔다.

인하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이동욱 교수
인하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이동욱 교수

이 교수팀은 연구에서 출퇴근 시간이 60분 이상 소요되는 사람의 우울증 유발 가능성이 30분 미만인 사람에 비해 1.16배 더 높게 나타난다는 결과를 도출했다.

연구팀은 출퇴근 행위 자체가 심리적·육체적 스트레스의 원인이 될 수 있고, 출퇴근 시간이 길면 그만큼 스트레스 해소나 육제 피로 회복에 도움을 주는 수면, 취미활동, 운동에 필요한 시간이 제약을 받게 돼 결국 건강에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긴 출퇴근 시간과 우울증 증상의 연관성이 성별에 따라 달라진다는 결과도 나왔다. 남성의 경우 미혼, 무자녀, 장시간 노동 환경에 처해 있을 시 우울증 유발 가능성이 두드러진 반면, 여성은 2명 이상의 자녀, 교대근무를 했을 때 증상이 더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관찰됐다.

여성의 경우 양육을 주로 여성이 맡고 있는 한국 상황에 비추어볼 때 출퇴근 시간에 양육하는 시간을 보내느라 결국 자신을 돌보는 데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은 더욱 제약되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동욱 교수는 “긴 출퇴근 시간이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들도 존재한다”면서도 “한국적인 상황에서는 출퇴근 시간이 길수록 정신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과 가정의 균형있는 양립을 위해서는 장시간 걸리는 출퇴근 시간을 줄이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연구는 '안전보건공단 제5차 근로환경조사(안전보건정책연구실, 2018)' 자료를 활용했다. 만20~59세 노동자 2만3415명을 대상으로 성별과 연령, 교육 수준, 소득, 지역, 결혼 상태, 자녀 유무, 직업, 주당 근무 시간, 교대 근무 여부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 분석했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