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부터 10년 간 24번, 예산 31억여원 사용해
“차라리 선진지 견학 아닌 주민 대상 위로 관광으로”

인천투데이=장호영 기자|수도권매립지관리(SL)공사가 주민지원사업으로 진행 중인 ‘해외 선진지 견학(국외 환경시설 견학)’에 대한 외유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SL공사는 수도권매립지 영향권 내에 있는 인천 서구 A동 마을발전협의회가 다음달 6일부터 14일까지 7박 9일 일정으로 독일·오스트리아·체코·헝가리로 국외 환경시설 견학을 30여명이 다녀올 예정이라고 29일 밝혔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건물 모습.(사진제공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건물 모습.(사진제공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인천투데이>가 입수한 자료를 보면, 경비는 1인 당 525만원으로 총사업비는 2억1000만원에 달한다. 7박 9일 일정 중 공식 방문하는 환경시설은 독일 폐기물 처리장 뷔르츠부르크 폐기물 관리협회, 오스트리아 소각장 비엔나 슈피텔라우 플란트, 헝가리 폐기물처리장 등 3곳 뿐이다.

나머지는 겔레르트언덕과 삼위일체 동상 등 부다페스트 문화탐방, 쉔부른 궁전과 정원 등 비엔나 문화탐방, 짤즈부르크와 체스키크룸로프 문화탐방, 프라하성과 비투스 성당 등 프라하 문화탐방, 뉘른베르크 문화탐방 등 대부분이 관광일정이다.

올해 다녀왔거나 계획 중인 국외 환경시설 견학 현황을 보면 다음달 일정을 포함해 3건으로, 올해 3월에 동 2곳에서 태국과 베트남을 각각 다녀왔다. 올해 이렇게 사용되는 예산만 총 7억600만원이다.

코로나19 시국이었던 2019~2021년을 제외하고 2014년부터 올해까지 10년 간 다녀온 국외 환경시설 견학은 24건으로 전체 31억2369만2000원을 사용했다. 다녀온 국가는 미얀마, 중국, 베트남, 라오스, 싱가폴, 몽골, 태국 등이 상당수였다.

국외 환경시설 견학은 SL공사 예산인 영향권 내 주민지원사업비 중 일부를 사용하는 것으로 수도권매립지 주민지원협의체가 전체 주민지원사업 중 공동사업의 집행계획을 고려해 연 6~9억원 수준으로 배분하고 있다.

그런데 그동안 국외 환경시설 견학은 대부분 관광일정인데다 각 동 마을발전협의회나 관련된 단체에만 일정이 알려지고 일부 인사들만 다녀온다는 비판을 지속적으로 받았다. 이에 일부 동이 주민들을 대상으로 공개 모집을 해 견학을 다녀오기도 했지만 이는 일부에 불과하다.

백진기 검단주민총연합회 회장은 “그동안 일부 인사들만 참여를 하다 보니 주민들 사이에서 말이 많이 나왔다”며 “차라리 전체 주민을 대상으로 참여자를 모집해서 위로 관광을 하는 형식으로 바꾸는 게 맞는 거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SL공사 관계자는 “국외 환경시설 견학은 반드시 환경시설이 포함돼야 하고 계획은 동 마을발전협의회가 올리면 주민지원협의체가 승인하는 방식”이라며 “공사는 사업비만 견학을 대행하는 업체에게 지급하고 있고 견학을 다녀오고 나면 항상 견학보고서를 받고 있다. 환경시설 견학이 아닌 관광은 사업비를 지급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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