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은경 여성이만드는일과미래 상임이사

구은경 여성이만드는일과미래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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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투데이|제주에서 발달장애인의 자립생활권과 통합교육권, 노동권 보장을 촉구하는 전국 오체투지 행진이 시작됐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제주지부와 제주장애인부모네트워크 등 100여 명은 지난 15일 제주도청 앞에서 ‘2023 전국 오체투지 선포 기자회견 및 제주지역 결의대회’를 열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이날 제주를 시작으로 오는 12월까지 12개 지역 시·도청 인근에서 오체투지 투쟁을 벌인다. 오체투지는 양 무릎과 양팔, 이마 등 신체의 다섯 부분이 땅에 닿도록 하는 불교식 큰절이다.

단체는 “올해 발달장애인 전 생애주기에 걸쳐 당사자의 권리에 기반한 지원과 돌봄이 필요함을 주장하며 전국순회투쟁을 전개했다”며 “또 6월에는 발달장애인 참사를 끝내기 위한 행동으로 부모 600여명과 단체들이 대통령실까지 오체투지를 진행했지만 여전히 참사는 끝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곳곳을 돌며 이어질 이번 오체투지에서 발달장애인의 권리를 보다 적극적으로 요구하며 시혜나 포용이 아닌 완전한 통합사회를 촉구할 것”이라며 “발달장애인이 자립생활할 권리, 통합교육을 받을 권리, 노동할 권리를 보장해 달라”고 요구했다.

몇 달 전에 발달장애 아이를 키우는 유명 웹툰 작가와 특수교육 교사의 갈등이 보도됐다. 문제는 자폐성장애 아이의 행동을 곧바로 학교 폭력이나 성추행으로 해석하는 언론 보도와 통제불가능한 존재로 보도해 비장애 아이들과 같은 공간에서 교육을 하는 것에 대한 분리가 필요하다는 요구로 이어져 통합교육에 대한 논란까지 일어나게 됐다.

그렇다면 공간을 분리하면 해결될 것인가. 모 언론의 인터뷰 내용에 의하면, 교육생이 공격적인 도전행동을 할 수 있지만 그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도전행동을 중재하고 교육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 어려운 점이라고 했다.

특수교사가 도전행동을 중재할 수 없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문제는 행동 중재 방법의 기준점이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소극적인 대응은 결국 교사가 지금의 교육 시스템을 신뢰할 수 없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특수교육대상자의 도전행동 중재에 대한 현실성 있는 매뉴얼의 필요와 관련 전문가 연계 확대 등 그 해결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요구한 바 있다.

장애인부모연대가 오체투지를 시작한 날에 ‘발달장애 조기 개입 서비스 제공 방향 모색을 위한 국회 정책토론회’도 여의도에서 진행됐다.

장애 진단을 받은 환자의 행동치료 대부분 건강보험 혜택이 적용되지 않고 있으며, 부모의 경제적 능력에 따라 치료가 결정되며 서비스 만족도 낮을 것으로 나타나 재정 지원 확대 외에도 즉각적인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

다양한 지원과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미 장애인부모연대, 학교, 정치권에서 지속적으로 이야기했다. 그런데, 왜 어려운 것일까. 모두 입을 모아 이야기하고 있으나 우리 일상에서 구체적으로 구현되는 것이 가능하려면 발달장애인과 같이 생활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생활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사회적기업 중에는 발달장애인의 일자리 만들기가 미션이 기업이 있다. 이 기업은 발달장애인의 직무를 쉽게 만들고 일을 통해 훈련을 반복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는 발달장애인들과 같이 훌라(하와이언 춤)모임을 운영하며 공연을 다닌다. 이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익숙해지는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발달장애인들만 사회생활을 위해 훈련받는 것이 아니라 일반인들도 발달장애인들과 대화하기 위해 어떻게 소통을 해야 하는지 배워야 한다. 나와 다른 사람과 마주했을 때, 피하는 것이 아니라 배우고 익숙해지는 과정을 어떻게 서로 만들 것인지 고민이 필요하다.

우리 모두 자립생활할 권리, 통합교육을 받을 권리, 노동할 권리가 있다. 이 구호가 발달장애인을 포함해서 우리 모두에게 해당하려면 나와 다른 사람과 마주할 수 있어야 가능할 것이다.

제도 개선은 매우 필요하다. 제도 개선과 더불어 일상에서 발달장애인들과 잘 살아가는 모습으로 장애인부모연대의 오체투지가 멈출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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