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교육기관서 지난 15일 임승수 작가 강의
자본가의 부는 ‘노동자 노동시간’으로부터 나와
“‘노동자 중심’ 사회돼야 비민주적 자본주의 극복”

인천투데이=이재희 기자│“인공지능(AI)를 공공재로 활용하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 공공의 이익에 맞게 AI를 사용할 수 있는 사회적 통제 방안을 고민한 뒤, 자본가가 함부로 AI를 사용할 수 없게 제재를 가할 필요가 있다."

임승수 작가는 지난 15일 인천 남동구 간석동 소재 노동자교육기관 건물 4층에서 '자본론과 사회주의 경제' 강의를 하면서 이 같이 밝혔다.

임승수 작가가 15일 노동자교육기관에서 강의하고 있다. 
임승수 작가가 15일 노동자교육기관에서 강의하고 있다. 

임 작가는 서울대학교 전기공학부를 졸업했고 같은 대학원에서 반도체 소자 연구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대표 서적으로 ‘새로 쓴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 ‘사회주의자로 산다는 것’, ‘원숭이도 이해하는 마르크스 철학’ 등이 있다.

아래는 15일 임 작가의 강의 내용을 정리한 글이다.<기자말>

부자들의 부는 ‘노동자의 시간’으로부터 나온다

마르크스는 상품의 가격을 결정하는 데 핵심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노동’이라고 봤다. 상품에 가치를 부여하는 건 인간의 노동과 노동시간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돈이 자본이 되는 과정을 보면, M(Money, 돈)-C(Commodity, 상품)-M(Money, 돈) 순서의 반복이다.

돈을 투입해 상품을 만들고 이 상품을 소비자에게 판매해 앞서 투입했던 돈보다 불려 이윤을 남기는 방식이다. 

그렇게 되면 계속해서 더 많은 돈으로 상품을 만들어 훨씬 더 많은 돈과 더 많은 이윤을 남길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자본’이 된다.

자본주의 체제는 자본가가 생산수단을 사적으로 소유한 사회이다. 때문에 생산수단을 소유하지 못한 노동자는 노동력을 제공하며 착취를 당하고 있다.

실제로 상위 부자들의 부 축적 과정을 자세히 보면, 노동자에 대한 노동 착취부터 시작한다. 노동자에 대한 정당한 임금을 지불하지 않거나 추가 근무 수당을 안 주는 등의 착취이다.

노예제 사회를 생각해보면, 주인은 노예의 목숨만 부지할 수 있을 정도의 의식주만 보장한다. 최소한의 시간을 남겨둔 채로 나머지 모든 시간에 일을 시키며 노동시간을 착취하는 시대였다.

그런데 최근 한국사회의 모습을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당한 방식으로 착취해 축적한 부를 인정해주면서, 의심조차 갖지 않고 있다. 스스로 나서 자발적 노예가 되길 자처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된다.

한국사회의 대다수가 노동자이기에 노동자라면, 단순히 임금을 더 받고 덜 받고를 고려할 것이 아니라 임금을 결정하는 권한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주목해야 한다.

“자본주의 넘어 공공기관 역할 확대해야”

노동자.(출처 픽사베이)
노동자.(출처 픽사베이)

이런 자본주의 체제의 노동 착취를 근절하고 평등한 사회로 나아가는 방법은 간단하다.

바로 ‘노동자의 것을 노동자에게’ 주면 된다. 개인이 부를 갖지 말고 사회적으로 소유하자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생산수단을 소유해 운영하자는 것인데, 예를 들면 국민건강보험같은 공기업을 많이 늘려 운영하는 방식이다.

여기서 기본소득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기본소득이란 어떠한 자신 심사나 노동 요구 없이도 모든 사회구성원에게 무조건적으로 균등하게 지급되는 소득이다.

소득 불평등과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복지의 사각지대가 발생하는 가운데, 최소한의 삶의 질을 보장하고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본소득은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다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본소득은 단지 도입만으로 끝나선 안 된다. 기본소득 지급과 함께 주거나 돌봄, 교통 등 기존 이윤의 영역에 있던 것들을 공공의 영역으로 전환해야 한다. 

향후 자본주의 ‘생성형 AI의 공공재 사용'이 좌우

AI 이미지.(사진출처 픽사베이)
AI 이미지.(사진출처 픽사베이)

마르크스가 자본론을 썼을 때는 AI와 스마트폰, 로봇의 발전 등을 고려하지 못했을 것이다. 현재 이것들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가가 노동자를 착취하는 데 있어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것들이다.

생성형 AI는 굉장히 빠른 발전 속도를 보이고 있다. 챗GPT 최신 버전은 책 한권 분량을 1분도 안돼 요약해준다.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 AI는 직업 역량을 발휘하는 데 여러 도움을 주며, 기업들은 이미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해 AI를 활용하고 있다.

따라서 자본가들은 향후 이윤을 늘리기 위해서라도 당연히 AI와 로봇을 쓸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생산과 소비의 고리가 끊기게 된다. 물건은 만들었는데 구매할 사람이 없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AI를 공공재로 활용하기위한 고민이 필요하다. 공공의 이익에 맞게 AI를 사용할 수 있는 사회적 통제 방안을 고민한 뒤, 자본가가 함부로 AI를 사용할 수 없게 제재를 가해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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