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일제강점기부터 산업구조와 노동운동사 담아

인천투데이=장호영 기자|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인천지역본부(본부장 이인화)가 25년 역사를 담은 책을 발간했다. 제목은 ‘인천 노동자가 살고 있다, 인노협 7년·민주노총 인천본부 25년사’이다.

이 책은 민주노조 탄압 저지 투쟁과 신규 노조 결성을 지원하며 1988년 발족한 민주노총 인천본부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인천지역노동조합협의회(인노협)’의 역사 7년과 1996년 발족한 민주노총 인천본부의 역사 25년을 담았다.

1960년대 시작된 인천의 민주노조 운동

1988년 열린 노태우 정권 퇴진 촉구 인천지역노동조합협의회 결의대회의 모습.(사진제공 민주노총 인천본부)
1988년 열린 노태우 정권 퇴진 촉구 인천지역노동조합협의회 결의대회의 모습.(사진제공 민주노총 인천본부)

하지만, 책을 열어보면 인노협과 민주노총 인천본부의 역사 뿐 아니라 개항과 일제강점기 시대부터 현재까지의 산업구조와 노동시장의 변화,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의 민주노조 운동사도 담겨 있다.

인노협과 민주노총 인천본부의 역사가 인천의 역사와 1960년대부터 시작된 인천 민주노조의 역사와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책은 발간사와 서문, 사진으로 보는 민주노총 인천본부 25년으로 시작한다. 이어 ▲1장 민주노총 인천본부 25년, 투쟁과 새로운 모색의 역사 ▲2장 인천지역 산업구조와 노동시장의 변화 ▲3장 인천지역 민주노조운동과 인노협의 건설 ▲4장 인천본부 출범과 노동법 개정 총파업 투쟁(1995~1997년) ▲5장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에 맞선 노동자들의 투쟁(1998~2002년) ▲6장 비정규직 투쟁 주체 확장기(2003~2009년) ▲7장 노동 탄압 분쇄하고 사회공공성 강화로(2010~2016년) ▲인천 노동자 모두를 위한 지역적 강화 모색(2017~2021년)으로 구성됐다.

책 내용을 정리하면, 인천은 인천항·인천공항이 있으며 서울과 인접한 수도권 도시라는 조건 속에서 성장·변화했는데 인천의 도시 정체성은 통상 ‘산업도시’로 표현되고 있다.

일제 강점기에는 항구를 끼고 있어 지배와 수탈을 위해 각종 산업기반이 일찌감치 형성된 곳이다. 이 기반 위에서 1960년대에는 정부의 수출중심 산업화 전략에 따라 대대적으로 공단이 조성됐다.

인천공항이 개항한 2000년대 이후에는 물류산업과 서비스산업이 팽창하고 이른바 신산업의 거점으로 제조업이 변모하고 있다. 인천의 경제·산업의 변화는 한국 전체의 변화 흐름과 밀접하게 궤를 같이하고 있다.

책은 이에 따라 ‘산업도시’ 인천은 이른바 ‘지방’에 비해 발전과 성장을 지속하고 있지만, 한국 전체 산업전략 상의 필요에 따라 지역 산업의 변화가 많은 영향을 받았고 노동시장 변동과 불안정성이라는 특성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또한, 이러한 특성이 인천지역 노동운동의 성장과 발전에도 독특한 작용을 했다고 분석했다.

인천의 민주노조운동은 1960년대에 시작했다. 1960년대 카톨릭노동청년회(JOC)와 인천도시산업선교회 등 종교계의 노동자들에 대한 교육과 투쟁 지원으로 민주노조운동이 태동됐다.

1970년대 동일방직, 삼원섬유, 반도상사 등에서 초기 민주노조가 형성됐다. 이후 1987년 노동자대투쟁부터 1989년까지 공단지역의 중소사업장에서 민주노조들이 대거 결성됐으며, 이 노조가 일상적인 연대를 위한 조직건설의 필요성을 느끼며 1988년에 인노협을 결성한다.

이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인천지부가 결성되고 병원사업장과 운수사업장 등에서도 민주노조가 결성됐다. 1990년대에는 대우자동차(현 한국지엠), 현대제철, 대우중공업(현 HD현대인프라코어) 등의 대공장에도 노조 민주화의 바람으로 민주노조가 결성된다.

1996년 5966명으로 출발해 현재 조합원 5만여명

1996년 민주노총 인천본부의 사무실 개소식 모습.(사진제공 민주노총 인천본부)
1996년 민주노총 인천본부의 사무실 개소식 모습.(사진제공 민주노총 인천본부)

인노협의 발전적인 해체 후 1996년 창립한 민주노총 인천본부는 인노협에 속한 노조에 더해 다양한 산업과 업종의 노조가 모여 결성한 인천지역 민주노조 운동의 결집체로 출발했다.

민주노총 인천본부는 출발 당시 노조 35개, 노동자 5966명이 가입했다. 25년의 시간이 지난 현재는 조합원 5만여명이 소속되어 출발 보다 8배 정도 조직 규모가 커졌다.

책은 “민주노총 인천본부가 역할과 위상 면에서도 현장과 산별의 투쟁, 지역연대 투쟁의 구심은 물론 지역 내 대표 노총으로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며 “인천 내에서 미조직 노동자들의 권리를 대변하고 계급 대표성을 높이기 위해 25년 동안 사업의 확장, 조직 혁신을 끊임없이 해왔다”고 분석했다.

이인화 민주노총 인천본부장은 “이번 25년사 발간이 인천지역 노동운동 연구와 역사 기록이 더 활발해 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25년 간의 역사적 궤적을 돌아봄으로써 노동운동의 주체들은 기후 위기, 산업 전환, 불평등의 위기 등 복합 위기 시대에 노동운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성찰하고 고민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민주노총 인천본부 25년사는 ▲유경순 노동사 연구자 ▲이형진 민주일반연맹 인천본부장 ▲이범연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전 정책실장 ▲윤화심 민주노총 인천본부 상담소 법규국장 ▲박선유 민주노총 인천본부 노동안전국장 ▲이진숙 민주노총 인천본부 정책국장이 집필했다.

민주노총 인천본부는 지난 18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소재 ‘틈 문화창작지대 다목절홀’에서 출간기념식을 진행했다.

지난 18일 열린 민주노총 25년사 발간기념식의 모습.
지난 18일 열린 민주노총 25년사 발간기념식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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