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266개 중 139개, 지역인재 채용 권고 35% 미준수
인천공항공사·인천항만공사·매립지공사·극지연구소 등 해당
유기홍 의원 “권고뿐인 지역인재 채용 비율 법적 규정해야”

인천투데이=이종선 기자 | 지난해 인력을 신규 채용한 정부 산하 공공기관 중 절반 이상이 법정 지역인재 채용비율 35%를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역인재를 단 1명도 채용하지 않은 기관은 27%로 나타났다. 인천에선 인천항만공사가 이에 해당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유기홍(더불어민주당, 서울 관악구갑) 의원은 18일 교육부로부터 받은 ‘지방대육성법에 따른 공공기관 지역인재 채용형황’ 자료를 발표했다.

송도국제도시 인천항만공사 신사옥
송도국제도시 인천항만공사 신사옥

이 자료를 보면 지난 2022년 신규채용 인원이 1명 이상인 공공기관 266개 중 139개(52%)가 법이 권고하는 지역인재 채용비율 35%를 지키지 않았다.

이 가운데 지역인재를 단 1명도 채용하지 않은 기관은 71개(26.7%)로 나타났다. 이어 지역인재 채용비율이 1~20%인 기관은 26개, 21~30%는 22개, 31~34%는 20개로 나타났다.

지역인재 채용비율 35%를 지키지 않은 인천 소재 공공기관은 인천국제공항공사·인천항만공사·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극지연구소(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 등 4개가 해당한다.

인천국제공항공사 37명 중 12명(32.4%), 수도권매립지공사 18명 중 5명(27.8%), 극지연구소 8명 중 2명(25.0%)이었다. 인천항만공사는 4명 중 0명(0%)으로 지역인재를 단 1명도 채용하지 않았다.

지역인재를 전혀 채용하지 않은 공공기관 71개가 가장 많이 소속된 상위 정부부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42%(30개), 국무조정실 36%(26개)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과기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원자력의학원과 한국원자력연구원은 각각 124명, 117명을 신규채용했는데도 지역인재를 전혀 뽑지 않았다.

교육부 산하 지역인재육성위원회 ‘유명무실’

교육부 산하 공공기관 중 수도권에 소재하고 있는 공공기관들도 지역인재채용 비율이 저조했다. 한국고전번역원은 신규채용 8명 중 지역인재 채용은 1명(12.5%)뿐이었다. 서울대치과병원은 98명 중 17명(17.3%), 국가평생교육진흥원 10명중 2명(20%), 서울대병원 959명 중 301명(31.4%), 동북아역사재단 3명중 1명(33.3%), 한국학중앙연구원 12명 중 4명(33.3%) 등이었다.

교육부는 지방대육성법 제8조에 따라 교육부장관 소속으로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위원회’를 두고 있다. 위원회는 법에 따라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채용실태를 분석·평가하고, 그에 대한 사항을 심의·조정한다.

심의결과에 따라 지역인재 채용실적이 부진한 공공기관의 채용실적을 공개, 지역인재 채용 확대를 요청할 수 있다.

그러나 위원회는 공공기관들의 지역인재 채용 비율이 저조함에도 법이 적용된 지난 3년간 지역인재 채용실태 분석·평가에 대한 사항을 올리지 않았다. 사실상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미채용을 방치하고 위원회가 유명무실한 셈이다.

유기홍 의원은 “지방대육성법에 따른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채용은 지방대학의 경쟁력 강화와 헌법이 규정한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며 “현행 지방대육성법의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채용비율 35%는 권고사항뿐이라 실효성이 없다.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채용비율을 상향하고 법률에 직접 규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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