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국회서 ‘구강건강 불평등 개선 촉구’ 기자회견
“구강건강 불평등 해소, 치과 진료 공공성 확보해야”

인천투데이=이재희 기자│소득 수준에 따라 구강 건강의 격차가 벌어지는 ‘구강 건강 불평등’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나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건강형평성확보를 위한 치아건강시민연대(공동대표 강주수·김형성·김광수·김종민·김진범·이채택·정태환·홍수연)는 지난 21일 국회소통관에서 대한치과의사협회(회장 박태근), 대한치과위생사협회(회장 황윤숙), 강은미(정의당, 비례) 국회의원과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21일 열린 ‘구강건강 불평등 개선 촉구’ 기자회견.(사진제공 치아건강시민연대)
21일 열린 ‘구강건강 불평등 개선 촉구’ 기자회견.(사진제공 치아건강시민연대)

이날 치아건강시민연대는 지난 6월 질병관리청 ‘2021~2022 아동구강건강실태조사’를 분석한 결과, 아동과 성인에게 심각한 구강건강 불평등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치아건강시민연대는 “해당 조사 결과를 보면 소득수준 '하 집단' 아동이 '상 집단' 아동에 비해 충치를 많이 경험했으며, 1인당 평균 충치 수도 더 많다”며 “그 수치를 보면 충격적인 수준”이라고 했다.

분석 내용을 보면, 하 집단 아동의 1인당 치료되지 않은 충치의 수가 상 집단 아동에 비해 2.56배 많았다. 치통으로 고생한 비율도 2.35배 높았다.

이런 불평등은 치과 이용에서도 나타났다. 소득수준 하 집단 아동의 치과진료 수진율은 2.9%, 구강검진율은 9.8%, 예방진료 수진율은 3.4%으로 상 집단 아동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치과 치료가 필요함에도 치료받지 못한 아동의 비율도 소득수준 하 집단이 상 집단에 비해 1.9배나 높다. 치료를 받지 못한 이유에 대해 ‘경제적 원인 때문’이라고 응답한 아동의 비율은 하 집단이 상 집단보다 10배가 많았다.

치아건강시민연대는 “성인들의 구강건강 불평등도 심각한 수준이다”며 “소득수준 하 집단 성인 중 치아 상실을 경험한 사람은 100명당 82명 꼴로 상 집단보다 36.3%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평균 상실 치아 수는 상 집단이 1.96개인데 비해 하 집단은 9.80개로 치아 7.8개를 더 많이 상실했다”며 “하 집단은 상 집단보다 충치 발생 비율이 1.37배, 치주 질환 유병률은 1.36배, 씹기 불편 호소율은 3.91배, 구강 기능 제한율은 1.77배 높다”고 설명했다.

또한 “구강건강 불평등은 점차 심해지고 있다”며 “하 집단과 상 집단의 충치 발생 비율은 2007~2009년 1.48배였으나, 2017~2019년 2.68배까지 늘어났다”고 부연했다.

치아건강시민연대는 구강 건강 불평등을 개선하는 방법으로 ▲수돗물 불소농도 조정사업 실시 ▲불소도포 치료의 건강보험 요양급여화 ▲1500ppm 불소치약 사용 확대 등을 제시했다.

또한 ▲아동치과 주치의 사업 국내 전체 시행 ▲지역 장애인 구강진료센터 확충 ▲치과치료 건강보험 적용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윤숙 회장은 “다른 질환에 비해 더 크게 나타나는 구강건강 불평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치과 진료의 공공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이를 위한 치과 진료 분야의 공공인력 확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은미 국회의원은 “아동치과 주치의 제도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구강보건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며 “법 개정을 통해 치과 주치의 사업 대상자를 초등학생에서 18세 미만 아동까지 확대하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예산 지원이 가능하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