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21일 70주년 기념 창학토론회 개최
인천시 교지 제공·정부 설립 비용으로 개교
“인하대, 단순한 사립 아닌 국책사업 대학”

인천투데이=박규호 기자│“인하공과대학(IIT, Inha Institute of Technology) 설립은 민족교육에 대한 열망을 실현한 하와이 한국 이민노동자의 역사의 상징이다.”

김상열 한국이민사박물관장은 21일 인하대학교에서 열린 ‘인하대 개교(1954년) 70주년 기념 창학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인하대 개교 70주년 기념 창학토론회는 내년 설립 70주년을 맞이하는 인하대와 인하대총동창회가 주최했으며, 인하대 개교 70주년 기념사업 준비위원회가 주관했다.

창학 토론회엔 ▲조명우 인하대 총장 ▲신한용 인하대 총동창회장 ▲현정택 정석인하학원 이사장이 참석했다. 토론회 발제자로 ▲김상열 한국이민사박물관장 ▲강옥엽 인천시사편찬위원회 위원 ▲양윤모 인하역사문화연구소 연구원 등이 참여해 주제를 발표했다.

토론은 임학성 인하대 사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아 ▲남종우(화학공학과 54학번) ▲서원경(무기재료공학과 81) ▲홍동윤(국문학과 86) ▲류창호(사학과 87) 동문들이 참여해 토론했다.

인하대가 70주년 기념 인하창학역사 학술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인하대가 70주년 기념 인하창학역사 학술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인하대, 인천시 교지 제공·정부 설립 비용으로 1954년 개교”

김상열 한국이민사박물관장은 하와이로 이민을 간 한국인들이 한국 발전을 이끌 인재양성을 위한 미국의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 같은 공과대학을 설립해 달라고 대한민국 정부에 요청해 설립한 학교라고 말했다.

하와이 동포들의 요청이 있은 후 하와동포를 비롯한 국민들이 학교 설립에 필요한 성금을 모으고, 인천시가 땅을 제공하고, 여기다 정부가 재정과 행정을 지원해 1954년에 설립했다고 부연했다.

김상열 관장은 “하와이 이민자들은 1923년 칼리히 언덕에 한인기독학원 새 교사를 만들어 이전했다”며 “이 과정에서 경비 3만달러가 부족하게 되자 야구단과 오케스트라 단원 20명을 고국으로 보내 나머지 금액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방문단은 서울을 비롯해 국내 도시를 방문해 운동경기, 음악회 등을 개최하면서 3800달러를 하와이로 보냈다”며 “나중에 이 한인기독학원 자산을 하와이 동포들이 매각한 뒤 한국으로 보내서 인하대가 설립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하공과대학의 설립은 민족교육에 대한 열망을 실현했던 하와이 이민노동자의 이민 역사의 상징”이라며 “하와이 동포들의 열망이 '과학 대국' 한국을 이끌어 내고 있는 인하대로 발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하대 설립 당시 단순한 사립 아닌 국책사업 대학”

이어 발표한 강옥엽 인천시사편찬위원은 인하대가 설립 당시 단순한 사립이 아니라 국책사업 대학이라는 특수한 위상이 있었다고 밝혔다.

강 위원은 “국가의 결단과 정부의 지원으로 인하대학교가 1954년에 설립됐다”며 “설립 당시 남한은 한국전쟁으로 인해 경제 기반이 송두리째 파괴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6.25전쟁 피해를 복구하기 위한 시설 등이 필요했다”며 “이에 공과대학 설립 필요성이 크게 제기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공과대학 설립은 국가 정책사업이었다. 하와이 교포 이민 50주년을 기념해 인하공과대학교가 창립됐다”며 “이에 인하대는 당시 국책사업 대학이라는 특수한 위상을 지녔다”고 전했다.

양윤모 인하역사문화연구소 연구원은 한진그룹의 인하대 인수(1968년) 시기 당시 사립재단의 성격과 정부 개입 성격 모두가 있는 딜레마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양윤모 연구원은 “한진이 인하대를 인수할 당시 인하대의 상황은 사립재단인데 정부가 일정부분 개입하는 딜레마가 있었다”며 “이를 해소하는 차원에서 한진의 인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하대 발전 위해선 지역사회와 끈끈한 연대 필요해”

이어진 토론에서 박종우 인하대 54학번 동문은 “인하대의 발전을 위해선 한진 그룹의 과감한 후원과 유능한 교수 확보가 필요하다”며 “시대 변화에 부응하는 과감하고 혁신적인 신입 교원 증원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원경 인하대 81학번 동문은 “인하대가 발전하기 위해선 지역과 연대가 중요하다”며 “시민사회단체 등 지역과 끈끈한 교류가 필요하다. 더 나아가 하와이 동포사회와 연결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학교 발전과 변화엔 재단의 의지가 필요하다”며 “재단의 의지는 이사회에 구성에서 드러난다. 이사회 구성에 총동창회장이나 총학생회장 등 학교 구성원들이 이사회에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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