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인천교구, 이승훈 역사공원서 성체현양대회
이승훈, 1784년 스스로 중국에서 세례 받아 귀국

인천투데이=박규호 기자│천주교 인천교구가 국내 기독교의 뿌리인 세례자 이승훈(李承薰, 1756년 ~ 1801년 4월 8일)을 기념하기 위한 역사공원 개장을 앞두고 성체현양대회를 개최했다.

천주교 인천교구는 인천 남동구 장수동 산135 일원에 내년 6월 개장 예정인 이승훈 역사공원에서 20일 성체현양대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천주교 인천교구가 이승훈 역사공원에서 성체현양대회를 열었다.(사진제공 천주교 인천교구) 
천주교 인천교구가 이승훈 역사공원에서 성체현양대회를 열었다.(사진제공 천주교 인천교구) 

성체현양대회는 성체(예수의 몸)를 세상에 드러내는 천주교 행사이다. 성직자와 수도자, 천주교 신도들이 모여 예수에게 신앙을 고백하는 행사이다.

이승훈(베드로)은 국내 최초로 천주교 세례를 받은 인물이다. 1784년 중국에서 스스로 자청해 세례를 받은 후 귀국해 천주교 신앙공동체를 형성하는 데 앞장섰다.

천주교 인천교구는 선교사 도움없이 자발적으로 신앙을 받아들인 한국천주교의 시작점은 이승훈 베드로라고 설명했다.

이승훈은 1801년 신유박해 때 순교했다. 천주교가 국내 자리잡고 발전하는 데 큰 기여를 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이승훈은 신유박해 때 정약종 등 여러 신자들과 함께 서소문 밖에서 참수돼 선산인 남동구 장수동 산135번지 반주골에 묻혔다.

이승훈은 단순히 천주교 첫 사례자로만 평가하는 게 아니라 조선의 사회 개혁을 이끌려고 했던 청년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승훈의 집안은 제물포에 거주해오다 이승훈의 할아버지 이광직이 중앙 정계로 진출하면서 서울로 이주했다.

당시 이승훈 주변의 이벽, 이가환 등 당시 서학(천주학)에 관심 있던 청년 그룹은 새로운 지식에 갈망하고 있었다. 이들은 서학을 종교를 떠나 사회개혁의 과정으로 해석했다.

이승훈의 부인은 다산 정약용과 자산 정약전의 누이다. 그러니 이승훈의 처남이 다산과 자산 등이고, 이승훈은 이들에게 자형이 되는 셈이다. 다산과 자산 모두 신유박해로 옥고를 치렀다.

이들 청년그룹은 서학을 백성들에게 희망을 안겨줄 수 있는 참고서로 생각했고, 부국 강병과 사회 개혁을 이끌어낼 수 있게 하는 지침서로 삼았다.

이에 내년 인천 남동구에 개장하는 이승훈 역사공원은 천주교의 성지만이 아니라 역사 문화유산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천주교 인천교구는 “선교사 도움없이 자발적으로 신앙을 받아들인 한국천주교회의 시작점은 바로 이승훈 베드로”라며 “이승훈과 그의 후손들의 순교로 오늘날 한국천주교회가 꽃피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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