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 9.28 ~ 9.30 학예사 전시해설 진행
인천의 서예의 본 고장이라고 불리는 까닭

인천투데이=김갑봉 | 인천 시민들이 잘 모르는 사실이 있다. 바로 인천이 서예의 고장이라는 얘기다. 인천은 해방 후 한국 서예를 이끈 곳이다.

인천시 송암미술관은 올해 추석 명절 연휴기간 중 26일~28일 사흘간 특별전 ‘서예를 감상하다’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송암미술관은 ‘서예는 어떻게 감상할까’라는 소박한 질문에서 시작해 서예의 5가지 글씨체(5체) 쓰인 각 서예 작품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게 이번 전시회를 구성했다.

전시는 세 부분으로 구성됐다. 1부 ‘서예감상법’은 서예의 특징과 서예 작품을 어떻게 감상하는 것이 좋을지를 살펴보고, 2부 ‘서예 5체’는 서예 5체라고 하는 전서·예서·해서·행서·초서 이 다섯 서체의 특성과 서예의 5체가 어떻게 발전했는지 설명한다.

마지막으로 별도로 구성된 체험교육실에서는 ‘물로 서예 쓰기’, ‘전자노트에 캘리그래피’, ‘우리 집 가훈 쓰기’, ‘문자도 퍼즐 맞추기’ 등 4가지 체험으로 구성됐다.

송암미술관은 특히, 이번 전시가 열리는 9월 28일부터 9월 30일까지 3일간 12시, 2시, 4시에 전시를 기획한 담당 학예사가 설명해 주는 행사를 마련했다.

송암미술관 특별전 '서예를 감상하다' 안내 포스터.
송암미술관 특별전 '서예를 감상하다' 안내 포스터.

또한 10월 11일, 18일, 25일(3주간, 매주 수요일) 저녁 7시에 ‘학예사와의 갤러리 토크’를 특별전시실 내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갤러리 토크는 ▲특별전 준비과정과 유물의 속내 ▲중국 서예사를 통해본 서예 5체의 발달과정 ▲한국의 서예사를 전시작품을 중심으로 살펴보기 등 매주 서예와 관련된 주제로 총 3회 진행한다.

11월엔 매주 일요일 오전, 오후 4주간 총 8회에 걸쳐 서예교실을 개최할 예정이다.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대상으로 서예를 체험하면서 인내심과 예절을 배우는 자리를 갖는다.

김명석 인천시 송암미술관장은 “이번 전시회가 어렵게만 느껴졌던 서예를 어린이를 비롯한 시민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미술관에 아름다운 정원과 각종 유물들이 전시돼 있는 만큼 많이 방문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전시회는 오는 26일부터 29일까지는 학예사가 직접 정해진 시간에 안내하는 특별전시기간이고, 추석명절 이후엔 내년 3월 31일까지 무료로 진행된다. 별도 예약 없이 송암미술관을 방문하면 된다.

연계행사 중 갤러리토크와 서예교실은 인천시립박물관 홈페이지를 접속해 예약 후 참여 가능하며, 갤러리토크는 9월 27일부터 접수하고 서예교실은 10월 중 접수할 예정이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송암미술관(☎032-440-6777)로 문의하면 된다.

왼쪽부터 검여 유희강, 동정 박세림, 우초 장인식, 송석 정재흥, 무여 신경희.
왼쪽부터 검여 유희강, 동정 박세림, 우초 장인식, 송석 정재흥, 무여 신경희.

인천의 서예의 고장이라고 불리는 까닭

인천이 예술적으로도 긍지를 가질만한 것은 서예의 역사이다. ‘서예’라는 말은 추사 김정희와 원교 이광사의 글씨를 계승한 소전 손재형 선생이 처음 만든 말이다. 서예를 중국은 서법, 일본은 서도라고 부른다.

인천은 20세기 중후반 한국의 서예를 이끈 이들을 배출했다. 해방 이후 한국 서예 중흥기를 이끈 인천이 배출한 5대 서예가는 검여 유희강, 동정 박세림, 우초 장인식, 송석 정재흥, 무여 신경희 선생이다.

5명 모두 정부가 1949년부터 1981년까지 주관한 국전(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초대작가와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며 현대 서예를 이끌었다. 소전이 이들을 발굴했고, 이 다섯 명이 발탁한 이들이 현대 서예를 이끌고 있다.

소전은 추사만이 아니라 원교의 영향도 받았다. ‘동국진체’로 유명한 원교 이광사는 강화도에서 하곡 정제두(1649~1736, 1709년 강화 이주)한테 양명학(陽明學)을 사사하고 윤순(尹淳, 1680~1741) 문하에서 필법을 익혀 ‘원교체(圓嶠體)’를 이룩했다.

소전의 스승은 무정 정만조와 성당 김돈희인데, 두 사람 모두 원교의 동국진체 영향을 받았다. 원교의 서예가 소전으로 이어지고, 소전의 서예는 다시 20세기 인천으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인연이 됐다.

현재 인천에선 동정 박세림의 예맥이 청람 전도진으로 이어져 계승되고 있다. 청람 전도진은 전각에 조예가 깊은데, 석봉 고봉주에게 이를 사사했다. 청람 전도진의 예맥은 다시 인천의 홍백열ㆍ정태종, 안양 이남아, 수원 신현숙, 광주 박래창, 포항 정규원한테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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