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 계산동에서 구조한 뒤 돌려보내

인천투데이=김갑봉 기자 | 사람한테 구조된 멸종위기야생동물 ‘새호리기’가 자연으로 돌아갔다. 새호리기는 환경부가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는 조류다. 한국에서는 드문 텃새이자 봄가을에 드물게 볼 수 있는 나그네새다.

인천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는 올해 3월 계양구 계산동에서 구조한 새호리기를 자연으로 돌려보냈다고 7일 밝혔다.

인천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는 지난 3월 30일 계양구 계산동 민가로부터 어린 새호리기를 보호하고 있으며, 인천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로 인계를 요청하는 신고를 접수했다.

민간이 구조해 인천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가 보호하면서 야생 적응 훈련을 시켜 돌려보낸 해호리기(아성조)
민간이 구조해 인천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가 보호하면서 야생 적응 훈련을 시켜 돌려보낸 해호리기(아성조)

신고인은 지난해 여름 어미를 잃은 채 죽어가고 있는 어린 새호리기(초롱이)를 발견해 자택에서 먹이 공급과 체온 유지를 시키는 등 기력을 회복시켰다.

하지만 자연환경에 비해 좁은 공간에서 성장해 야생에서 활동할 정도의 비행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 게다가 사람과 함께 자라면서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없고 스스로 먹이를 먹지 못해 사람이 직접 먹여줘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결국 적절한 자연 복귀시기를 놓친 초롱이는 신고인의 보호 속에 겨울을 보낸 후 올해 3월 30일에 인천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로 인계됐다.

민간이 구조해 인천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가 보호하면서 야생 적응 훈련을 시켜 돌려보낸 해호리기(초롱이)
민간이 구조해 인천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가 보호하면서 야생 적응 훈련을 시켜 돌려보낸 해호리기(초롱이)

초롱이를 자연으로 돌려보내기 위해서는 몇 가지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있었다.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것은 사람에 대한 경계심을 갖고 스스로 먹이를 먹을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구조센터는 먹이를 먹여주기 전에 일정 시간 동안 그릇에 담아 보여줬다. 훈련이 며칠 지속되자 먹이를 직접 먹여주기 이전에 스스로 먹이를 섭취하는 모습이 확인됐다.

센터는 섭취 훈련이 끝난 이후 야외 계류장으로 옮겨 비행 훈련을 실시했다. 오랜 기간 사람과 함께 좁은 공간에서 생활했기 때문에 처음에는 적극적으로 비행하는 모습이 확인되지 않았다.

수개월에 걸쳐 비행 훈련과 먹이 공급 이외에는 사람과 접촉하지 않는 방법으로 점차 적극성을 회복했다.

인천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가 민간이 구조한 새호리기를 인계 받아 보호하면서 야생 적응 훈련을 시켜 청량산에서 자연으로 돌려보내고 있다.
인천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가 민간이 구조한 새호리기를 인계 받아 보호하면서 야생 적응 훈련을 시켜 청량산에서 자연으로 돌려보내고 있다.

마지막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는 먹이 사냥 능력을 기르는 것이었다. 하지만 다른 훈련들과 다르게 손질되지 않은 모습의 먹이를 사냥해 먹는 것은 훈련이 어려웠다. 그러다 지난 8월 8일 새호리기 아성조(성조가 되기 전 시기의 새)가 새로 구조되면서 해결되기 시작했다.

새호리기 아성조는 처음에 초롱이보다도 잘 날지 못했다. 그런데 아성조는 야외 계류장에서 합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더 잘 날아다니게 됐고, 손질되지 않은 모습의 먹이도 금방 사냥하여 먹는 모습을 보였다.

합사한 직후엔 초롱이가 새호리기 아성조를 따라 사냥 능력과 비행능력을 기르기 시작했다. 구조센터는 두 마리 모두 자연으로 복귀하는 데 적합하다고 판단돼 지난 31일 인천 연수구 청량산에서 자연으로 돌려보냈다.

박진수 인천시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장은 “홀로 남겨진 야생동물 새끼나 알을 발견한 경우 섣부르게 구조하지 말고 일단 멀리서 두 시간 정도 어미의 보살핌을 받고 있는지 관찰한 후에 어미가 없음을 확인 후 구조해야 한다”며 “구조 후 보건환경연구원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 등 관계 기관에 연락해 적절한 조언을 요청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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